《같은 날, 다른 가마》全部章節:第 11 章 - 第 20 章

24 章節

제11화

그녀는 주먹을 꽉 쥐었다."서방님, 제게 솔직히 말씀해 주십시오. 목나경이 서방님께 무슨 짓을 한 것입니까? 어떤 추잡한 수작을 부렸기에 목나경을 첩으로 들이시려 하는 겁니까?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저와 화리하겠다는 소리를 하실 수가 있겠습니까!"말할수록 감정이 격해져 마지막 한마디는 거의 비명에 가까웠다.하지만 기연우는 처음부터 끝까지 침착함을 유지했다. 진정으로 마음에 둔 사람이 목나경임을 깨달은 순간부터, 목지의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는 예전의 애틋함은 조금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는 지금 당장 목나경을 데려와 침상에 눕혀두고 제멋대로 떠난 죄를 가혹하게 벌하여, 자신을 거역한 대가가 무엇인지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고 싶을 뿐이었다.기연우의 미동 없는 얼굴을 마주한 목지의는 가슴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느끼며 눈물을 흘렸다."목나경은 이미 변방으로 떠났습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니, 서방님께서는 평생 나경이를 부인으로 들이지 못하실 것입니다!"목지의가 거듭 가로막자 기연우는 짜증이 밀려왔다. 그는 울음이 터지기 직전인 목지의를 바라보며 짜증과 책망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어찌 되었든 목나경은 자신의 심장의 피를 바쳐 네 목숨을 구해주었다. 은혜를 갚지는 못할망정 이토록 옹졸하게 굴다니, 내가 사람을 잘못 보았구나. 목지의, 네가 이리도 속이 좁은 여인인 줄은 미처 몰랐다."목지의는 처량하게 웃었다."제가 속이 좁다고요? 서방님, 벌써 잊으셨습니까? 목국공부에서 목나경이 제게 대들었다고 했을 때, 두 시진 동안 무릎을 꿇린 것은 바로 서방님이었습니다.""도둑질 누명을 씌워 집안의 규율대로 다스리려 할 때도 동조한 것 역시 서방님이었습니다!""심지어 심장의 피가 필요할 때 가장 먼저 목나경을 떠올린 것도 서방님이었고요!"목지의는 기연우를 비웃듯이 쳐다보았다."저는 나중에야 목나경이 제 물건을 훔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장신구들은 서방님이 은밀히 준 것이겠지요? 허나 서방님은 그때 준 적이 없다고 딱 잘라 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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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기연우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하자, 목국공은 당황하여 잠이 싹 달아났다. 이 혼사는 3년 전부터 정해진 것이었고 혼례를 올릴 때까지도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어찌 하루 만에 태자가 마음을 바꾼단 말인가!게다가 만약 정말로 화리를 하게 된다면 이는 목씨 가문에는 치명적인 타격이 될 터였다.기연우는 태자이자 미래의 황제였기에 누구도 그의 흉을 보지 못할 것이고, 모든 화살은 목지의에게 쏠려 훗날 경성에서 그녀에게 청혼할 가문은 아무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목국공은 손을 비비며 아부했다."전하, 무슨 이유 때문인지 말씀해 주실 수 없겠습니까? 저희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라면 해결하겠습니다. 혼인과 화리가 아이들 장난도 아니고, 어찌 이리 쉽게 결정하시는 겁니까."뒤따라온 목지의가 초점을 잃은 눈으로 입꼬리를 비틀어 올렸다."전하께서 목나경을 부인으로 맞이하고 싶어 하시기 때문입니다.""허나 나경이는 이미 시집을 가지 않았느냐!"목국공이 깜짝 놀라 소리쳤다.목지의는 기연우를 힐끗 보고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기연우 역시 그들의 속내를 모를 리 없었다. 목씨 가문이 아무리 명문가라 한들 황실과 사돈을 맺어야만 진정한 권세를 누릴 수 있기에 그를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하지만 기연우의 결심은 확고했고,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맞습니다. 저는 목나경을 부인으로 삼을 것입니다. 비록 그녀가 이미 혼인했을지라도 제가 직접 변방으로 가 데려올 것이니 나으리는 신경 쓰지 마십시오."목국공은 여전히 경악을 금치 못했고, 기연우가 왜 갑자기 목나경과 혼인하려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머뭇거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목나경의 혼사는 자신이 주선한 것도 아니었고, 감히 심 장군에게 혼약을 깨자고 말할 배짱도 없었으나 눈앞에는 전하가 버티고 있었다.침묵이 흐르는 가운데 목지의가 먼저 입을 열었다."아버지는 모르시겠지만, 사실 목나경과 전하는 진작부터 그렇고 그런 사이였습니다"이 말이 더욱 충격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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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기연우와 목지의가 화리했다는 소식은 순식간에 경성 전역에 퍼졌고 사람들의 입방아에 올랐다."전하께서 목지의와 혼인한 지 하루 만에 화리하신 걸까? 분명 무슨 사정이 있을 거야.""듣기로는 목지의가 품행이 단정치 못해 첫날밤에 전하께서 엄청 화가 나셨다더군.""아니야, 내가 듣기로는 전하께서 마음에 둔 여인이 따로 있는데, 하필 혼례날에 그 여인이 떠나버려 전하께서 진짜 좋아하는 사람을 쫓아가려고 화리하신 거래.""허나 경성에서 목씨 가문만한 명문가가 없는데, 목지의보다 나은 여자가 또 있을까?"대부분의 사람은 진짜 내막을 몰랐지만, 그렇다고 추측을 멈추지는 않았다. 온갖 헛소문이 떠돌았으나 태자를 비방하는 말은 감히 입 밖으로 내지 못했다. 기연우의 귀에 들어가기라도 하면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하지만 목씨 가문에 대해서는 거침이 없었다. 목지의를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로 험하게 입에 올리며 음흉한 웃음을 흘렸다. 실제로 그럴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저토록 아름다운 미인을 제멋대로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욕정을 채우기엔 충분했기 때문이다.그때 누군가 갑자기 무엇인가 생각난 듯 말했다."근데 목씨 가문에 서녀가 한 명 더 있지 않았어? 그 아가씨도 시집갔다던데.""그 아가씨 말이야? 듣기로는 변방으로 시집갔다더군. 서녀이니 그리 먼 곳으로 갈 수밖에 없었겠지."많은 이들이 목나경의 이름조차 몰랐다. 그저 목씨 가문에 서녀가 하나 더 있다는 사실만 알고 대수롭지 않게 웃어넘겼다.하지만 다른 인물이 언급되자 분위기는 한층 더 달아올랐다."그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변방의 심 장군도 혼인을 했다더군!""그 심 장군 말인가? 이제야 혼인을 하시다니, 대체 어느 가문의 아가씨와 맺어진 걸까.""심 장군에게 시집간 여자가 진짜 횡재한 거지. 심 장군이 세운 공이 얼마나 대단한데. 비록 일 년 내내 변방에 계시긴 해도, 무려 장군 부인이잖아!"사람들은 웃고 떠드느라 자신들의 앞을 지나가는 목지의를 알아채지 못했다.목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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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황궁으로 향한 기연우는 곧장 양심전(養心殿)으로 걸어갔다."아바마마, 소자 뵙기를 청하옵니다."그는 내관을 통해 청했고, 이내 안으로 들라는 명을 받았다.황제는 무표정한 얼굴로 물었다."너를 부른 이유를 알고 있느냐?"기연우가 모를 리 없었다.목지의와 화리한 일이 경성 전체를 떠들썩하게 만들었으니, 황제의 귀에도 들어갔을 터였다. 이는 황실의 체면을 깎아내리는 일이었고, 황제의 입장에서는 기연우가 큰 잘못을 저지른 셈이었다.기연우는 곧바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소자, 죽을 죄를 지었사옵니다."황제가 말을 이었다. "목씨 가문과의 혼약은 오래전 정해진 것이었다. 혼례를 올리기 전이었다면 파혼을 해도 큰 문제가 없었겠지. 하지만 너는 혼인한 지 단 하루 만에 화리를 했느니, 이 일을 어찌 처리하든 너는 네 체면을 스스로 깎아먹은 셈이다. 이리 미성숙해서야, 훗날 짐이 어찌 이 나라를 네게 맡길 수 있겠느냐?"기연우는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소자의 불찰이오나, 그리할 수밖에 없는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사옵니다.""들어나 보자꾸나.""소자에게 진정으로 사랑하는 여인이 있사옵니다."기연우는 목나경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녀를 보지 못할수록 그 모습은 더욱 선명해져 매일 밤 그의 머릿속에 맴돌며 밤잠을 설치게 했다."소자는 오직 그녀만을 부인으로 맞이하고 싶어 목지의와 단호하게 화리한 것이옵니다."황제가 미간을 찌푸렸다."그게 누구냐?""목씨 가문의 서녀, 목나경이옵니다.""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거라!"황제가 책상을 세차게 내리쳤다."너는 태자인데 서녀를 정실부인으로 맞이하겠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 훗날 사람들이 너를 뭐라 하겠느냐? 네가 황제가 되고 그녀가 황후나 후궁이 된다 한들, 서녀 출신이라는 꼬리표는 평생 너를 비난하는 구실이 될 것이다!"기연우가 그걸 모를 리 없었다.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에 예전에 매일 비밀 통로를 통해 목나경을 만났던 것이고, 명분 대신 오직 총애만을 약속했던 것이며, 그녀를 저택에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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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심태수는 일 년 내내 변방을 지키느라 직접 마중을 나갈 수 없었다. 대신 시위들에게 목나경을 무사히 변방까지 모셔 오라고 신신당부했다.먼 길이었으나 목나경은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내딛는 걸음마다 자신의 미래가 기다리고 있었고, 변방의 풍경은 도심과는 사뭇 달랐기 때문이다.생각해 보면 우스운 일이었다. 수년간 목씨 가문에 있으면서 목나경은 단 한 번도 유람을 가본 적이 없었다. 경성의 자제들이 초대장을 보내와도 늘 목지의만 참석했다. 서녀라는 신분 때문에 그런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 경성의 어떤 아가씨가 목나경처럼 변방까지 와 보았겠는가?누가 그녀처럼 이 광활한 사막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겠는가?임혜정은 딸이 너무 멀리 시집가는 것을 걱정했지만, 목나경에게는 지금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좋았다.그녀는 고생하며 보름 넘게 이동한 끝에야 마침내 변방에 도착했다.가마에서 내리기도 전에 밖에서 호위하던 시위의 기쁜 목소리가 들려왔다."장군님! 어찌 여기까지 나오셨습니까!"‘심 장군이 직접 마중을 나온 건가?’목나경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 혼사는 심 장군이 사람을 보내 청해온 것이었지만, 지금까지 그의 초상화조차 본 적이 없었고, 임혜정에게서 나이가 비슷하고 성격이 듬직한 나라를 지키는 대장군이라는 말만 들었을 뿐이었다.이제 그의 부인이 될 터이니 그의 생김새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목나경은 마음을 가다듬고 가마 휘장을 걷어 올린 뒤 내리려 했다. 그때 누군가 그녀의 앞으로 손을 내밀었다."조심하거라."낮고 묵직한 목소리에 귓가가 간지러웠다. 고개를 돌려보니 갑옷을 입은 심태수가 서 있었다. 머리를 높게 묶은 그는 눈매가 강인하면서도 어딘가 다정함이 묻어났고, 두툼한 손바닥에는 무예와 전쟁으로 다져진 굳은살이 박혀 있었다.목나경이 그의 손을 잡자, 심태수는 가볍게 힘을 주어 그녀를 품에 안아 가마 아래로 안전하게 내려주었다."실례했다. 네가 나경이냐? 나는 심태수라고 한다. 변방은 위험이 도사리는 곳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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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사람들을 시켜 구해온 것들인데, 마음에 들지 모르겠구나."심태수의 낮고 다정한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오늘 처음 만났음에도 그는 이토록 정성스럽게 많은 선물을 준비해 주었다.반면 기연우가 주었던 비단 상자를 떠올려 보았다. 그는 단 한 번도 그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았다. 오직 평생 남들의 눈을 피해 자신의 곁에만 머물게 하는 것이 그가 말하는 부귀영화였다!목나경은 가슴이 뭉클해졌다."마음에 듭니다, 모두 제가 좋아하는 것들입니다."그녀가 원한 것 역시 모든 여인이 꿈꾸는 것들이었다.그제야 심태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옷을 갈아입고 올 테니 기다리거라."그는 말하며 방을 나갔다. 잠시 후 다시 나타난 심태수는 갑옷을 벗고 붉은색 혼례복을 입고 있었다."가자꾸나, 이제 혼례를 올려야지."목나경은 고개를 끄덕였다.변방이라 번거로운 절차는 많이 생략되었지만, 심태수의 명성 덕분에 변방을 지키는 병사들뿐만 아니라 수많은 백성이 수십 리 길을 마다치 않고 달려왔다."심 장군님, 저희가 준비한 혼례 선물입니다!""장군님께서 변방에서 고생하시느라 이제야 장가를 가시니, 앞으로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 저희를 부르십시오!""부인님, 우리 장군님은 정말 좋은 분이십니다!"백성들의 환호성에 목나경은 수줍어졌다.그녀는 이제 남들의 눈을 피해 숨어 지내는 여자가 아니라, 당당한 장군 부인이었다.심태수는 그녀의 손을 살며시 쥐었다."저들의 말에 너무 신경 쓰지 말거라. 다들 장난이 심해서 그렇다."무기를 다루던 그의 거친 손은 마치 그녀를 아프게 할까 봐 조심스러워하는 듯했다.목나경의 가슴속에 따뜻한 온기가 피어올랐다.두 사람은 대청으로 걸어가 부부의 연을 맺는 절을 올렸고, 둘 사이에 매달린 붉은 사과가 목나경의 붉어진 얼굴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그녀의 마음속에 후회라고는 조금도 없었다. 그녀는 심태수의 손을 맞잡고 사람들의 축복 속에서 함께 사과를 깨물었다. 다음 순간 사과가 치워지고 두 사람의 입술이 맞닿았다.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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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목나경은 기연우에게 3년 동안이나 농락당했다. 만약 심태수가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그녀는 자신의 몸이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자신의 상처를 스스로 드러낼 각오를 했다. 훗날 심태수가 자신을 더럽다고 여겨 첩으로 내치고 어진 부인을 새로 맞이한다 해도 달게 받아들일 생각이었다.그러나 목나경이 입을 열기도 전에, 심태수는 무언가 짐작한 듯 입맞춤으로 그녀의 말을 막았다."나경아, 억지로 애쓰지 말거라. 네가 나를 받아들일 수 있는 날까지 기다리마."이유를 묻지도, 강요하지도 않았다. 심태수는 얇은 이불을 그녀에게 덮어주고는 방을 나갔다.잠시 후, 목나경의 귀에 물소리가 들려왔다.소리가 그치자, 심태수는 서늘한 기운을 머금은 몸을 그녀의 등 뒤에 밀착하며 그녀를 품에 꼭 안아주었다."오늘은 이만 쉬자꾸나. 내일부터는 다시 변방에서 적군의 동태를 살펴야 해서 온종일 곁에 있어 줄 수가 없다. 혼자 저택에 남겨두게 되어 미안하구나."그는 찬물로 목욕을 하고 돌아온 것이었다.평생 그 누구도 그녀의 의사를 이토록 존중해 준 적이 없었기에 목나경은 미안함과 동시에 따스한 온기를 느꼈다.그녀는 심태수의 품에 안겨 처음으로 깊은 안도감을 느끼며 잠에 들었다.이튿날 목나경이 눈을 떴을 때 심태수는 이미 자리에 없었다. 안살림을 맡은 늙은 시녀가 그녀가 깬 것을 보고 서둘러 아침상을 들여왔다."부인님, 깨어나셨습니까. 장군님께서 전하시기를, 병사들을 훈련시키러 갔으니 깨어나시면 반드시 아침을 챙겨드시라고 하셨습니다."아침상은 정갈하고 흔한 음식들이었지만, 척박한 변방에서 이런 음식을 준비하기가 쉽지 않았을 터였고, 그가 세심하게 신경을 쓴 것이 분명했다.그녀는 다시 한번 자신이 소중하게 여지고 있음을 느끼며 늙은 시녀에게 당부했다."다음부터는 이렇게 따로 준비하지 말거라. 다른 이들이 먹는 것과 똑같이 준비하면 된다."늙은 시녀가 웃음을 터뜨렸다."부인님, 다른 이들은 더 대접받고 싶어 안달인데 어찌 부인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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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장군님, 신혼이시라고 염장 지르러 오신 겁니까?"의아한 듯 뒤를 돌아본 심태수는 언제 왔는지 모를 목나경이 뒤에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그는 서둘러 다가갔다."언제 왔느냐? 말이라도 하지, 여기서 얼마나 기다린 것이냐?"목나경은 옆에 있던 도시락을 들어 올렸다."식사 챙겨드리러 왔습니다. 서방님께서 훈련 중이신데 함부로 방해할 수는 없었습니다.""시녀에게 시켰는데 집에서 쉬지 그랬느냐."심태수는 그녀의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보며 안쓰워했다.목나경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활짝 웃었다."제가 장군님의 부인이니 당연히 직접 챙겨드려야지요. 어서 드십시오."심태수는 목나경의 호의를 거절할 수 없었다. 어느 남편이 부인이 직접 가져온 정성 어린 식사를 싫어하겠는가?그는 도시락을 열어 음식을 탁자 위에 차려놓고 맛을 보았다. 모든 접시를 깨끗이 비운 뒤, 목나경에게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고생했다, 나경아. 오후에는 날이 더 더워질 터이니 어서 돌아가 쉬거라."목나경은 억지로 남아 있으려 하지 않고 도시락을 챙겨 일어났다.저택으로 돌아오니 시녀들이 그녀가 지시한 대로 정원을 손질하고 있었다. 처음 왔을 때부터 느꼈지만, 장군부는 지나치게 소박했다. 심태수가 자주 자리를 비웠기 때문이겠지만, 이제는 사람이 사는 곳다워졌으니 목나경은 집안 구석구석을 정성껏 가꾸기로 마음먹었다.그래도 전에는 목씨 가문에 있었기에, 늘 보고 들은 게 있어서 장식에 관한 일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자신의 손길로 장군부가 조금씩 새롭게 변해가는 모습을 보며 목나경은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저녁 역시 그녀가 직접 준비했다. 돌아온 심태수는 단 하루 만에 몰라보게 달라진 집안 풍경에 깜짝 놀랐다.방으로 들어와 목나경이 식사를 준비하는 가냘픈 뒷모습을 본 심태수는 참지 못하고 뒤에서 그녀를 껴안았다."나경아, 고생 많았다. 내 소홀함 때문에 네가 이렇게 고생하는구나."목나경은 놀랐지만, 심태수의 목소리를 듣자 이내 긴장을 풀고 자연스럽게 그의 품에 몸을 기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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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어찌 모를 수가 있겠는가. 현재의 태자비는 목나경의 언니인 목지의였다. 목지의와 기연우가 혼인하기 전, 목나경은 매일 태자와 몰래 만났다. 소문 속의 고결한 군자였던 기연우는 목나경을 만날 때마다 거칠게 몰아붙이며 지칠 줄 모르고 탐했다. 마치 그녀를 뼛속까지 사랑하는 것처럼.하지만 관계가 끝나면 그는 지독하리만치 차갑게 돌변해 상처를 주었다. 남들이 목나경을 오해하고 비난하게 내버려 두었고, 기연우는 그녀가 평생 빛을 보지 못한 채 자신의 장난감으로 남기를 바랐다.그에게서 도망치기 위해 목나경은 이 변방까지 시집을 온 것이었다. 그런데 기연우가 여기까지 찾아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그녀는 주먹을 꽉 쥐었다. 비록 기연우를 더 이상 사랑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이런 일을 털어놓는 것은 여전히 가슴 아픈 일이었다. 그것은 그녀에게 가장 수치스러운 과거였다."압니다. 태자는 저를 찾으러 오는 겁니다. 태자가 혼인한 사람은 제 언니지만, 그들이 혼인하기 전 저는…"심태수의 걱정 어린 시선 속에서, 목나경은 자신의 과거를 한마디씩 내뱉었다.추잡한 과거들과 떠올리기 싫은 기억들, 그리고 몸서리치게 만드는 이야기들을 말이다.이야기를 들을수록 심태수의 눈에는 연민이 깊어졌다. 목나경이 마지막 말을 끝내자, 그는 그녀를 와락 품에 안았다."무서워하지 말거라, 다 지나간 일이다. 그가 태자라 할지라도 너에게 손끝 하나 대지 못하게 할 것이다."목나경은 그의 말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따뜻한 배려에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서방님은… 제가 더럽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태자와 그렇게 여러 번 몰래 만났는데…"심태수는 고개를 저었다."알고 있다. 허나 그건 전부 너의 과거일 뿐이다. 우리는 이미 혼인했으니, 앞으로 함께할 날들이 우리의 진짜 미래다."오랫동안 그녀의 마음을 짓누르던 어둠이 심태수의 단호한 말 한마디에 균열을 일으켰다. 이 순간, 목나경은 자신이 진정으로 다시 태어났음을 느꼈다.그녀는 심태수의 품에 얼굴을 묻고 참았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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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심태수는 어디 있느냐!"그가 크게 외쳤다.심태수는 굳은 표정으로 홀로 밖으로 나갔다."전하, 무슨 일이십니까?"그가 공손히 물었다."목나경이 네게 시집온 것이 맞느냐? 지금 당장 화리서를 써서 갈라서거라!"기연우는 말에서 내려 심태수와 대치했다. 하지만 심태수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소인은 그 명을 따를 수 없습니다. 저와 나경이는 부부의 정이 깊거늘, 전하의 말 한마디에 갈라서라니 너무 가혹하지 않으십니까?"심태수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는 비굴하게 굴지도, 고개를 숙이지도 않은 채 기연우를 똑바로 응시했다."나는 태자이며 장차 황제가 될 몸이다. 나는 그저 목나경과 갈라서라 명했을 뿐이다. 심 장군, 너는 장군이면서 어찌 나의 말을 듣지 않는 것이냐? 설마 감히 내 명을 거역하겠다는 것이냐?"황제를 제외하고는 태자를 보면 누구나 고개를 숙여야 했다. 감히 누가 태자를 거스르겠는가? 하지만 변방을 지키며 군권을 쥐고 있는 심태수는 태자도, 심지어 황제도 두려워하지 않았다.심태수는 차갑게 비웃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침묵은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었고, 기연우는 화가 치밀어 헛웃음을 터뜨렸다."좋구나! 심태수, 대단한 변방 장군이로군. 내가 황제께 한마디만 하면 네 놈의 모든 것을 뺏을 수 있다는 걸 모르느냐? 나라를 지킨 공을 생각해서 내 나름대로 좋게 말로 해결하려 했거늘, 감히 분수를 모르고 머리 꼭대기까지 기어오르는구나!"기연우는 자신이 아직 황제가 아님이 한스러웠다. 황제였다면 일개 장군이 감히 그를 거역할 수 있었겠는가!일촉즉발의 살벌한 기운이 감돌았다. 기연우의 안색은 싸늘해졌고, 옆에 있던 시위의 검을 낚아챘다."정 그렇다면 나와 한판 겨루어 보자꾸나. 만약 내가 이긴다면, 너는 내 요구를 군말 없이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심태수는 입꼬리를 올리며 경멸 어린 시선을 보냈다."나경이는 물건이 아닙니다. 제가 대신 결정할 수도 없지요. 게다가 나경이는 더 이상 전하를 사랑하지 않습니다. 전하,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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