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궁으로 향한 기연우는 곧장 양심전(養心殿)으로 걸어갔다."아바마마, 소자 뵙기를 청하옵니다."그는 내관을 통해 청했고, 이내 안으로 들라는 명을 받았다.황제는 무표정한 얼굴로 물었다."너를 부른 이유를 알고 있느냐?"기연우가 모를 리 없었다.목지의와 화리한 일이 경성 전체를 떠들썩하게 만들었으니, 황제의 귀에도 들어갔을 터였다. 이는 황실의 체면을 깎아내리는 일이었고, 황제의 입장에서는 기연우가 큰 잘못을 저지른 셈이었다.기연우는 곧바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소자, 죽을 죄를 지었사옵니다."황제가 말을 이었다. "목씨 가문과의 혼약은 오래전 정해진 것이었다. 혼례를 올리기 전이었다면 파혼을 해도 큰 문제가 없었겠지. 하지만 너는 혼인한 지 단 하루 만에 화리를 했느니, 이 일을 어찌 처리하든 너는 네 체면을 스스로 깎아먹은 셈이다. 이리 미성숙해서야, 훗날 짐이 어찌 이 나라를 네게 맡길 수 있겠느냐?"기연우는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소자의 불찰이오나, 그리할 수밖에 없는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사옵니다.""들어나 보자꾸나.""소자에게 진정으로 사랑하는 여인이 있사옵니다."기연우는 목나경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녀를 보지 못할수록 그 모습은 더욱 선명해져 매일 밤 그의 머릿속에 맴돌며 밤잠을 설치게 했다."소자는 오직 그녀만을 부인으로 맞이하고 싶어 목지의와 단호하게 화리한 것이옵니다."황제가 미간을 찌푸렸다."그게 누구냐?""목씨 가문의 서녀, 목나경이옵니다.""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거라!"황제가 책상을 세차게 내리쳤다."너는 태자인데 서녀를 정실부인으로 맞이하겠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 훗날 사람들이 너를 뭐라 하겠느냐? 네가 황제가 되고 그녀가 황후나 후궁이 된다 한들, 서녀 출신이라는 꼬리표는 평생 너를 비난하는 구실이 될 것이다!"기연우가 그걸 모를 리 없었다.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에 예전에 매일 비밀 통로를 통해 목나경을 만났던 것이고, 명분 대신 오직 총애만을 약속했던 것이며, 그녀를 저택에 숨
閱讀更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