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용기가 없어 차마 보내지 못한 고백 편지야. 하아란, 나 너를 좋아하게 된 것 같아. 하지만 네 곁에는 성태건이 있더라. 성태건을 바라보는 네 눈에 빛이 서린 걸 봤어. 난 짝사랑만 해야겠지?]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은 하아란의 눈이 그렁그렁해졌다.고등학교 시절부터 황유석이 그녀를 짝사랑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아란이 눈물을 글썽거리며 황유석을 바라보았다.그때 호텔 경비원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황 대표님, 누가 호텔 옥상에서 투신하려고 하는데... 그게... 성태건 씨입니다.”하아란이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어제 잘 알아듣게 얘기했다고 생각했는데.’황유석이 그녀를 다독였다.“내가 가서 처리할게.”하아란이 고개를 저었다.“유석아, 결혼식은 예정대로 진행하자, 대신 20분만 늦게 시작할 수 있을까?”황유석이 그녀를 품에 안고 다정하게 말했다.“태건이가 잘못되면 네가 힘들 거라는 거 알아. 기다릴게.”하아란의 눈에 다시 눈물이 맺혔다. 황유석을 열렬하게 사랑하진 않아도 남은 인생 동안 그를 어떻게 사랑해야 할지 배워가고 싶었다.그녀가 옥상으로 올라갔다.성태건이 두 사람이 결혼했을 때 입었던 하얀색 정장을 입고 있었다. 1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는데도 하아란은 그 옷을 단번에 알아보았다.“성태건, 정말 죽고 싶은 거야?”그의 핏발 선 눈에 고통이 사무쳤다. 지금 서 있는 보황 그룹의 78층 꼭대기에서 한 발짝만 내디디면 밑으로 떨어져 부서질 것이다.성태건의 목소리가 심하게 갈라졌다.“아란아, 너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어.”그녀가 눈물 속에 희미한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공항에서 네가 임다빈한테 입 맞추는 모습을 봤을 때 나도 똑같이 생각했었어. 널 잃으면 더는 살 수 없을 것 같았어.”그가 고통스럽게 애원했다.“제발 용서해줘. 5년 동안 너를 찾지 않은 날이 없었어. 국내에 있는 걸 알았더라면 당장 달려왔을 거야.”하아란이 차갑게 웃었다.“우리가 매년 결혼기념일마다 갔던 그 레스토랑 혹시 가봤어?”성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