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란을 발견한 순간 성태건의 두 눈에 경악이 가득해졌다.옆에 있던 임다빈을 내팽개치고 3층에 있는 하아란에게 필사적으로 뛰어갔다.성태건의 안색이 핏기없이 새하얗게 질렸고 사시나무 떨듯 온몸을 떠는 모습을 그 자리에 있는 모두가 봤다.그가 덜덜 떨리는 손으로 이미 마음이 차갑게 식어버린 하아란을 품에 와락 끌어안았다.“아란아, 오해하지 마. 우리 지금 광고 찍는 중이야. 너도 알잖아, 이 반지는 내가 널 위해 직접 디자인한 거라는 거. 그런데 네가 카메라 앞에 서는 거 싫어해서 너랑 손이 비슷한 임 비서한테 부탁한 거야. 나중에 광고 영상 다 편집되면 온 시내에 이 광고를 틀어서 너한테 서프라이즈 해주려고 했어.”성태건이 떨면서 하아란의 네 번째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주려 했다. 그런데 반지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을 하아란은 바로 알아챘다. 그녀의 사이즈가 아니었던 것이었다.그 시각 1층에 있던 임다빈이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눈물을 머금은 채 하아란과 성태건을 올려다보고 있었다.성태건의 목소리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임 비서, 우리 와이프 화났잖아. 당장 설명해. 안 그러면 명성 그룹에서 내쫓을 줄 알아.”임다빈이 한없이 비굴한 목소리로 말했다.“사모님, 이 결혼식은 그저 광고 촬영일 뿐입니다. 기획도 제가 했고요. 사흘 뒤 두 분의 결혼기념일에 온 시내에 띄우려고 대표님께서 준비하신 이벤트예요.”성태건의 준수한 얼굴에 그제야 미소가 번지더니 하아란을 꽉 끌어안으며 말했다.“들었지? 다 널 위해서였어. 내가 한 이 모든 일은 전부 널 기쁘게 해주려고 그런 거야. 아란아, 널 향한 내 사랑은 영원히 변치 않아. 나 성태건이 평생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너 하나뿐이야.”지난 27년 동안 하아란은 성태건의 입에서 나오는 달콤한 사랑 고백을 전부 믿어왔다.그런데 성태건이 그녀를 배신하고도 앞에서 사랑한다고 뻔뻔하게 말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임다빈이 그 말에 제대로 자극을 받은 듯했다.“대표님, 사모님, 두 분 백년해로하시고 하루빨리 예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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