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그는 내 환상보다 더 뜨거웠다.: Chapter 11 - Chapter 20

38 Chapters

5. 정말 정말 팬이에요![1]

그 일이 있고 벌써 며칠이 흘렀을까. 알타이르나 화이트 스완이나 아직 활동 기간이 남아는 있었지만, 두 그룹 다 오랜만에 완전체 활동이었기에 진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어쩌다 마주쳐도 말을 걸 타이밍 따위 없었고 무엇보다 그때 친 사고 때문에 SNS에서 알음알음 얘기가 나오고 있어서 섣불리 개인 연락을 넣거나 말을 걸었다가 뭔가 이상한 껀덕지라도 잡혔다간...... ‘좆된다.’ 진짜 좆되는 수가 있다.물론 한별과 잘 이어질 수만 있다면 나는 온갖 욕을 먹어도 별 상관이 없었지만, 한별이 그런 소리를 듣는다고 생각하면 도저히 내 마음대로 밀어붙일 수가 없었다. 내 사랑이 팬들에게 축복받지 못하는 것도 내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에게 욕을 듣는 것도 정말 싫었다. 그러니 조급해하지 말자. 시간이 지나면 진심은 언젠가 닿는다고들 하잖아. 그러니까 기다리자. 기다리다 보면 언젠가는. 언젠가는!!! 그렇게 기다린 지 또 며칠이 흐른 지금. ‘신이시여!!’ 드디어 나의 믿음이 보답받았다. 믿는 신은 없긴 하지만 일단 감사합니다!! 나는 스케쥴표를 들고 기쁨의 포효를 내질렀다. 한별이랑 같이 예능 출연이라니! 게다가 둘 다 개인 스케쥴이라 옆에 아무도 없어! 비록 노래 가사 맞추는 게 주 콘텐츠인 예능이라 개인적인 대화를 할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겠지만, 그래도 이게 어디야! 지금 상황엔 친분을 다지고 과시할 수 있는 예능보
Read more

5. 정말 정말 팬이에요![2]

한창 TV 속 연예인들의 화려한 모습에 열광하기 시작하는 초등학교 고학년 시절. 언니와 함께 TV를 보다 우연히 본 무비 채널에서 미래는 자신의 평생 우상이 될 그녀를 발견하였다. 그 당시 먼지 낀 필터 속 스토리도 구리기 짝이 없는 억지 청춘 뮤직비디오 속에서도 그녀는 화려하게 빛나고 있었다. 바람에 흩날리는 결 좋은 검은 머리 사이로 보이는 하얀 피부와 사슴처럼 또렷한 눈망울에 마음을 완전히 빼앗겨 버린 미래는 그 뒤로 평생 들을 생각도 않던 라디오까지 챙겨 들어가며 화이트 스완이 나오는 모든 프로그램이란 프로그램은 다 섭렵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얼굴에만 반한 인간들은 시간이 갈수록 그녀를 향해 표지 사기 당했다며 툴툴거렸지만, 미래는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그녀에게 더 빠져들었다. 멋있다.당당하고 남에게 휘둘리지 않는 사람이기에 그녀는 저렇게 빛날 수 있는 거구나. 천성이 내성적이고 수줍음이 많아, 학교 생활에 여러모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던 미래에게 있어 백희는 언젠가 제가 되고 싶은 사람. 그야말로 ‘아이돌’ 그 자체였다. 언젠가 저 사람과 같은 곳에 올라 얼굴을 마주해보고 싶다. 그 열망으로 미래는 마이크와 기타를 손에 잡았고 결국 인고의 노력 끝에 여기까지 올라왔다. 당신이 섰던 무대 위에 내가 있다는 걸 실감한 순간이 얼마나 벅차올랐는지 당신은 알까? 이 벅차오르는 감정을 다 전하기엔 서로 마주볼 수 있는 시간이 너무도 짧다는 게 통탄스러울 지경이었다. 미래의 베타 언니. 주백희는 그런 사람이었다.언제나 제 안에서 늘 제 생각보다
Read more

5. 정말 정말 팬이에요![4]

“어... 형......?”“언니......?” 한별에게서 회식 참석 안 하고 바로 돌아가겠단 연락을 받고 차를 대기 시켜놓고 있던 한별의 매니저와 백희가 또 무슨 사고를 칠까, 안절부절 못하며 밖에서 발을 구르고 있던 백희의 매니저는 뜬금없이 사이좋게 손을 잡고 건물 밖을 나온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벙찐 표정을 지었다. 이걸 또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하지? 부끄러움에 얼굴이 화끈거려 고개를 숙인 것뿐인데, 실시간으로 달아오르는 한별의 얼굴을 보고 열이라도 난다고 착각한 건지 백희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한별을 바라보며 작은 목소리로 괜찮냐고 물었다. 괜찮으니까 빨리 손이나 놓으라고. 한별은 소리 없이 입 모양으로 백희에게 짜증을 냈고 백희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며 한별의 매니저에게 다가가 본인이 잡고 있던 한별의 손을 매니저의 손에 곱게 쥐어 주곤 한껏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한별이... 아니, 레이라씨 컨디션이 좀 안 좋은 것 같거든요? 잘 좀 부탁드릴게요.” 진짜 사람 쪽팔려 죽게 만들려고 작정했구나. 한별은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채 속으로 비명을 질렀고 매니저는 엉겁결에 한별의 손을 잡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야, 나 안 아파. 그냥 좀 피곤했던 것뿐이라고! 그래, 그냥.
Read more

5. 정말 정말 팬이에요![7]

가로등 불빛만 남은 심야의 공기는 매우 차가웠고, 늘 대책 없이 움직이는 주백희의 차림은 당황스러울 정도로 얇았기에 한별은 뒷일이고 뭐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녀의 손을 잡아끌고 근처 카페로 들어왔다. 그런데. ‘왜 하필 여기냐......’ 기막힌 타이밍에 기막힌 장소에 들어선 이 상황이 어이가 없어, 한별은 영혼이 다 나간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하필 남은 자리도 왜 하필 저기냐고. 그 자리가 눈에 들어오자마자 한별의 머릿속엔 저 자리에서 하하호호 웃으며 서로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고 있던 호연과 백희의 모습이 떠올라버렸고 그 탓에 잠시 가라앉아 있었던 한별의 스트레스 지수가 다시 치솟기 시작했다. “뭐 먹을래? 저녁 안 먹었지? 샌드위치 같은 게 남아 있나......” 그러거나 말거나, 백희는 다양한 디저트가 진열 되어 있는 쇼케이스를 가리키며 잔뜩 들뜬 목소리로 한별에게 말을 걸어왔고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있던 한별은 저도 모르게 본능이 시키는 대로 당기는 모든 음식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무화과 케이크랑 바질 치아바타 샌드위치, 크로크무슈랑 황치즈 휘낭시에에... 에이드... 아니, 쉐이크로 먹을까......”“어?”“아.” 백희가 놀란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자 그제야 현실 감각이 돌아온 한별은 입술을 꾹 깨문 채 슬쩍 백희의 시선을 피했다. 돼지 같다고 생각하려나. 그런 비관적인 생각이 든 것도 잠시
Read more

5. 정말 정말 팬이에요![8]

백희가 한창 최애의 심야 먹방을 흐뭇하게 감상하고 있을 때. 난데없이 휴대폰이 요란하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발신인은 ‘사랑하는 막내.’ 늦은 시간에 갑자기 튀어 나갔으니 슬슬 누구한테라도 전화가 올 때가 되긴 했지. 곧 쏟아질 미라의 잔소리 폭탄을 받아낼 마음의 준비를 마친 백희는 크게 심호흡을 한 번 내뱉고는 통화 아이콘을 밀었다. “여보세요?”[언니, 오늘 밖에서 좀 자고 와라.]“뭐 인마? 갑자기?”[오늘 나 친구들 불러서 광란의 파티할 예정이거든. 다른 언니들도 다 쫓아냈으니까, 언니도 들어와서 괜히 분위기 곱창내지 말고 나간 김에 걍 밖에서 자고 와. 알았지? 끊는다~]“뭐 이... 야! 연미라!!” 하마터면 한별이 앞에 있단 것도 잊은 채 욕을 내뱉을 뻔했다. 이걸 이 시간에 무작정 통보해버리면 나는 어떡하라고?! 백희는 휴대폰을 붙잡고 분노에 몸을 떨었다. 이게 언니를 아주 봉으로 보지? 이렇게 된 거 그냥 집에 처 들어가서 진짜 광란의 파티가 뭔지 보여줘 버려? 그렇게 백희가 이를 갈고 있을 때. “여보세요? 네, 형. 아... 네. 알았어요.” 언제 저쪽에도 전화가 왔었던 건지, 한별이 포크를 내려놓고 휴지로 입가에 묻은 코코아 가루를 닦으며 누군가와 통화를 이어가고 있었다. 친근한 말투로 형이라고 부르는 걸 보면, 호연이려나? 저쪽은 또 뭔 일이길래 이 시간에 전화를 다 했을까?
Read more

6. 환상을 깨지 않는 법[1]

동네 외곽에 위치한 작은 호텔. 호연과 미라는 TV에 요즘 유행하는 영화 하나를 틀어놓고 편의점에서 쓸어 온 과자들을 바닥에 아무렇게나 늘어놓은 채 한동안 대화 한마디 없이 멍한 표정으로 영화에만 시선을 고정하였다. 방안에 배우들이 떠드는 소리와 과자 씹는 소리만 울리길 몇 분이 지났을까, 결국 지루함을 견디지 못한 호연이 질겅질겅 씹고 있던 오징어 몸체를 봉지 위에 내려놓고는 감자칩을 다섯 개씩 열심히 입에 밀어 넣고 있는 미라에게 슬쩍 말을 건넸다. “야.”“왜요?”“넌 남돌이랑 이런 데 와도 되는 거냐?”“어차피 팬들 중에 나 레즈인 거 모르는 애들 없을걸요.”“아니... 넌 그럴지 몰라도 나는 게이가 아니거든?” “그래서 방 따로 잡았잖아요. 영화 끝나면 후딱 나가쇼. 얼굴 가리는 거 잊지 말고.”“......” 얘네 그룹은 뻔뻔함이 기본 소양인 건가. 당당하다 못해 한겨울에 에어컨을 파워 냉방으로 튼 것처럼 쿨하디 쿨한 반응에 할 말이 없어진 호연은 허허 너털웃음을 흘리며 내려놓았던 오징어를 집어 들었다. 그래도 기왕 대화에 물꼬를 텄으니 다시 영화만 보기에도 뭐했기에 호연은 오징어를 문 채 다시 말을 이어갔다. “너는 걔네가 잘 됐으면 좋겠냐?”“그럼 잘되라고 이러지, 아니면 내가 오빠랑 왜 이러고 있겠어요?”“아니 뭐... 네 의중을 의심하는 건 아닌데... 너 주백희 좋아하지 않아?”
Read more
PREV
1234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