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아주버니, 그 품에 중독되다: Capítulo 71 - Capítulo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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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장

준현의 입술이 그녀의 가슴을 감싸듯 내려앉는 순간, 지아는 끝내 입술 사이로 새어 나오는 신음을 참지 못했다. 비록 느리고 조심스러운 입맞춤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뜨거운 열기가 순식간에 온몸을 휩쓸어 갔다.지아는 아래에 깔린 카펫을 두 손으로 꽉 움켜쥐었다. 준현의 입술이 천천히 아래로 미끄러지며 가슴의 살결을 스쳐 지나가자, 부드럽기만 한 그 감촉은 오히려 살을 태우는 듯한 열기를 남겼고, 그녀의 몸은 긴장으로 점점 더 단단하게 굳어 갔다.마침내 준현의 혀끝이 팽팽하게 부어오른 가슴 끝에 닿는 순간, 지아의 몸이 미세하게 파르르 떨렸다. 그녀는 고개를 뒤로 젖히며 불안정한 숨을 몰아쉬었다.“아주… 버님… 으흑…”숨이 목구멍에 걸린 듯 더는 제대로 이어지지 않았다.준현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대신 그의 움직임은 단 한순간도 멈추지 않았다. 아래쪽에서 그의 골반이 거칠고 묵직한 움직임으로 치고 올라오는 동시에, 그의 혀끝은 단단히 굳어 있는 지아의 가슴 끝을 천천히 훑어 지나갔다.혀끝은 원을 그리듯 느리게 움직이며 그 끝을 촉촉하게 적셨고, 이내 입술이 그 위를 완전히 감싸 안았다. 쪽쪽 소리를 내며 천천히 빨아들이고, 가볍게 깨물기도 하며 그 주변으로 촉촉한 자국을 남겼다.“아… 으읏… 아으…”지아의 몸이 사정없이 흔들렸지만 준현은 멈추지 않고 애무를 이어갔다. 입술이 맞닿을 때마다 작고 끈적한 소리가 조용히 울려 퍼졌고다. 때로는 살짝 깨물고, 때로는 길게 빨아들이기도 했다. 또 때로는 혀끝으로 천천히 핥아 촉촉하게 적셔 나갔다.“이렇게 속수무책이 된 네 모습을 보는 게 난 정말 좋아.”준현은 옅은 분홍빛으로 물든 지아의 가슴 끝을 입에 문 채 낮게 중얼거렸다.다른 한 손은 반대편 가슴을 천천히 어루만지고 있었다. 엄지손가락은 일정한 리듬으로 원을 그리며 움직였고, 그 능숙하고도 여유로운 손길은 마치 오랫동안 익숙해진 감각을 더듬는 것처럼 자연스러웠다.그의 입은 쉬지 않고 가슴 끝을 머금고, 핥고, 가볍게 깨물기를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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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장

[오늘 저는 당신의 남편이 사업 파트너를 만나는 자리에 따라갔습니다.]서영은 아침 8시에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그날 아침 준현과 지아를 따라 네덜란드로 간 첩자가 보내온 메시지를 읽었다. 시차 때문에 그곳은 이미 오전 11시였다.하지만 이제 서영은 그 일에 그다지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모든 일을 지아에게, 아니 보다 정확히는 명희에게 맡겨 두었기 때문이다.명희는 지아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준현에게 다른 여자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대신 그는 남몰래 불법 약물을 사용하고 있었을 뿐이었다.“그래도 준현 씨는 마약을 하는 사람처럼은 안 보이는데.”서영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몸도 아직 탄탄하고, 보통 그런 사람들처럼 보이지도 않아. 자기 관리도 잘하고, 늘 단정한 데다… 이상한 약을 하는 사람 특유의 분위기도 전혀 없단 말이지.”그녀는 무겁게 한숨을 내쉬었다.“에휴, 됐어.”잠시 말을 끊은 그녀는 이를 악물 듯 중얼거렸다.“어쨌든 준현 씨한테 다른 여자만 없으면 돼. 만약 정말 다른 여자가 있는 거라면…”무릎 위에 올려 둔 손이 꽉 움켜쥐어졌고, 분노로 타오르는 눈빛이 매섭게 빛났다.“내가 직접 찾아가서 가만 안 둘 거야.”“엄마!”방 밖에서 하랑의 목소리가 들려오더니, 곧 아이가 문간에 모습을 드러냈다.“왜?”서영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무표정한 얼굴로 담담하게 물었다.“밥 먹어요. 할머니가 벌써 식탁에서 기다리고 계세요.”하랑이 엄마를 재촉했다.서영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먼저 방을 나섰다. 다섯 살배기 하랑도 서둘러 엄마의 뒤를 따라 식당으로 향했다.……로테르담. 오전 11시뼛속까지 파고드는 차가운 공기가 감도는 낯선 나라에서, 준현과 지아는 로테르담의 붐비는 거리를 나란히 걸었다.입김은 희뿌연 김이 되어 허공으로 흩어졌고, 겨울바람은 귓가를 매섭게 스쳐 지나갔다. 차가운 바람을 오래 맞은 지아의 창백한 두 볼은 마치 수줍게 홍조를 띤 것처럼 붉게 물들어 있었다.“우리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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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장

“이제 그만요. 이건 너무 많아요.”지아는 또다시 고급 부티크의 진열대에 가지런히 걸린 옷을 집으려는 준현의 손을 붙잡으며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점심을 먹은 뒤 두 사람은 마르크탈을 떠나 로테르담의 대형 쇼핑몰로 자리를 옮겼고, 준현은 정말 브레이크라는 게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새 롱코트?망설임 없이 계산대로.명품 가죽 가방?곧바로 쇼핑백으로 들어갔다.색깔별 하이힐?준현은 손가락으로 가리키기만 했을 뿐인데, 판매 직원이 곧바로 달려와 포장을 시작했다.“너무 많다고?”준현은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녀를 돌아보았다.“여기 올 때 작은 캐리어 하나만 들고 왔잖아. 그런 옷만 계속 입고 다니게 둘 수는 없지.”“그래도… 이거 다 너무 비싸잖아요.”지아는 자신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만큼 값비싼 물건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가는 모습을 보며 얼굴을 붉혔다.“내가 계산할 거야.”준현은 크림색 롱코트 하나를 집어 직접 지아의 몸에 대보았다.“이게 잘 어울리네.”하지만 그는 그 색 하나로 만족하지 않았다. 비슷한 디자인의 다른 색상까지 차례로 집어 들었다.지아는 반 걸음 뒤로 물러났다.“아주버님, 진심으로요. 전부 다 사지 마세요.”준현은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목소리를 낮춘 채 입술을 지아의 귓가에 스치듯 가까이 가져갔다.“난 아까부터 계속 진심이었어.”그 한마디에 지아의 심장이 쿵 하고 크게 뛰었다.“계속 그렇게 반대하면…”준현은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널 이 부티크 밖으로 그대로 안아 들고 나간 다음…”그는 일부러 말을 끊더니 입꼬리를 비스듬히 끌어올렸다.“그 다음은 네가 더 잘 알잖아.”지아는 한동안 그의 얼굴만 멍하니 바라보았다. 이내 양쪽 볼에 옅은 홍조가 번져 갔다.화려한 부티크의 분위기와 은은하게 흐르는 음악, 그리고 자신을 곧게 꿰뚫는 준현의 짙은 시선 앞에서 그녀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결국 그녀는 고분고분 그의 뜻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가자.”준현은 그녀의 손을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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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장

준현은 지아의 발목을 붙잡아 다리가 벌어진 자세를 그대로 유지하게 했다.그의 허리는 거침없이, 빠르게, 그리고 깊게 지아를 향해 한 번, 또 한 번 밀려들었다.“아흣… 조금만… 천천히 해 주세요…”지아의 가쁜 신음은 마치 울음을 참는 아이의 목소리처럼 가늘게 떨렸다.하지만 준현은 속도를 늦추기는커녕 몸을 숙여 그녀의 어깨를 살짝 깨물더니, 허리를 더욱 거칠게 움직이며 한층 깊고 강하게 밀어붙였다.준현은 자신이 지아에게 이렇게까지 사로잡히게 될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단지 그녀의 얼굴이나 성격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녀라는 존재 자체가 그의 마음속에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기고 있었다.처음 그녀에게 손을 댔던 순간부터 모든 것이 달랐다. 그때 느꼈던 감각은 지금껏 단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것이었다.단순한 끌림이 아니었다. 한 번 스쳐 지나간 감촉 하나하나가 몸속 깊이 새겨진 듯, 그의 몸은 지금도 그 모든 순간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준현은 조용히 한 가지를 깨달았다.원래 자신의 것이 아니었던 무언가를 한 번 맛본 순간, 오히려 그것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어졌다는 사실을.자존심이 자극 받았다.본능이 깨어났다.그리고 이전의 어떤 관계에서도 느껴 보지 못했던 묘한 만족감이 그의 안을 가득 채웠다.어쩌면 바로 그것이 자신을 이토록 중독시킨 이유였을지도 몰랐다.지아가 자신의 존재를 받아들이는 방식.긴장한 채 자신에게 반응하는 모습.순순히 자신을 받아들이는 태도.그리고 아주 작은 용기를 내는 순간마다 오히려 자신이 더 크게 이성을 잃어 가는 그 모든 모습까지.준현은 처음으로 지아에게서 완전한 무언가를 발견한 기분이었다.법적으로 자신의 아내인 여자에게서는 끝내 얻지 못했던 그것을.“하아아… 아주버님… 부탁이에요…. 잠깐만… 잠깐만 쉬게…”지아가 끊어진 숨을 몰아쉬며 힘겹게 속삭였지만, 준현의 대답은 더욱 깊고 강한 한 번의 움직임뿐이었다.“아으윽…!”지아는 급히 손으로 입을 막았다.눈가에는 금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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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장

[서영][여보, 하랑이가 당신이랑 이야기하고 싶대요. 전화 좀 받아 주세요.][서영][바쁜 일 끝나면 전화 한 번만 다시 해 줄래요, 여보?]준현은 아무런 표정도 없이 그 메시지를 바라보았다. 답장을 보낼 생각도, 서영에게 다시 전화를 걸 생각도 전혀 없었다.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서영이 단지 자신과 연락하기 위해 딸의 이름을 이용하고 있다는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게다가 자신이 민재에게 맡긴 DNA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하랑을 예전처럼 아무렇지 않게 대할 수도 없었다.준현은 짧게 코웃음을 치더니 휴대전화를 롱코트 주머니 속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다시 왼편에서 함께 걷고 있는 지아와 보조를 맞춰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지금이 겨울만 아니었으면… 바다에도 갈 수 있었겠죠?”서영의 이름을 꺼낸 뒤 한동안 이어졌던 침묵을 깨고 지아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그녀는 자신의 질문 하나 때문에 준현이 그렇게까지 화를 낼 줄은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그저 순수한 호기심에서 물었을 뿐이었다. 만약 정말 그렇다면 서영은 참 행복한 여자일 것이다. 준현 같은 남자를 잠시가 아니라 평생 곁에 둘 수 있으니까.그리고 지아는 확신했다. 준현이 네덜란드에서 자신에게 보여 준 모든 다정함은 분명 예전에도 다른 여자에게 해 주었을 것이라고.그 사람은 바로 그의 아내였을 테니까.“그래.”준현은 짧게 대답했다.“여름에도 다시 여기 오고 싶어?”그는 지아를 바라보며 물었다. 지아는 입술을 살짝 다문 채 생각에 잠겼다.이 관계는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까.겨울은 머지않아 끝이 나고 봄이 찾아올 것이다.그때도 준현은 자신을 다시 이곳으로 데려와 줄까.하지만 그녀는 차마 직접 묻지 못했다. 아까처럼 그의 기분을 또 상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잘 모르겠어요.”지아는 그렇게 짧게 대답하며 그의 곁을 따라 걷다가, 갑자기 미끄러운 보도블록에 발을 헛디뎠다.“앗!”조금만 늦었더라면 그대로 넘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준현이 재빨리 그녀의 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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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장

로테르담에서의 열흘 간의 휴가를 마친 후, 진씨 가문의 프라이빗 제트기는 마침내 인천 공항 활주로에 부드럽게 착륙했다.비행기의 바퀴가 완전히 멈춰 서자 승무원이 객실 문을 열었고, 그 순간 한국의 차가운 공기가 기내로 밀려들어 왔다. 준현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얇은 코트를 집어 들었다. 그는 뒤를 돌아 허리에 둘러진 안전벨트를 풀고 있는 지아를 바라보았다.“가자.”그가 조용히 말했다.“도착했어.”지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장시간 비행 내내 잠들어 있느라 조금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가지런히 정리했다.그녀는 준현의 뒤를 따라 출구로 향했고, 비행기 계단에 발을 내딛는 순간 익숙한 한국의 향기가 그녀를 반갑게 맞이했다.집이었다.두 사람이 계단을 모두 내려오자 진씨 가문의 전속 운전기사가 이미 아래에서 정중히 허리를 숙인 채 기다리고 있었다.“돌아오신 것을 환영합니다.”운전기사가 공손히 인사했다.준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뒤 지아를 돌아보며 말했다.“집에 가자.”지아는 조심스럽게 준현의 팔을 쓸어내렸다.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마음 한구석이 묘하게 긴장되고 있었다.타국에서 열흘 동안 연인처럼 살아온 뒤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다는 것은, 곧 현실로 돌아온다는 의미였다. 그리고 두 사람이 함께 품고 돌아온 커다란 비밀과도 다시 마주해야 한다는 뜻이었다.회사에서는 다시 상사와 부하 직원으로, 집에서는 다시 아주버니와 제수로.차에 오르기 전, 준현은 지아의 귀 가까이 몸을 기울여 나지막이 속삭였다.“오늘부터는 더 조심해야 해.”지아는 잠시 그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심장은 쿵쾅거리며 빠르게 뛰고 있었다.공항을 출발한 지 약 1시간이 지나자, 두 사람을 태운 차는 마침내 진씨 가문의 대저택에 도착했다.왠지 모르게 지아는 이미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비난과 빈정거림, 차가운 시선과 날카로운 말들, 그리고 산더미처럼 쌓인 업무가 한꺼번에 떠오르는 것만 같았다.“왜 그래?”준현은 차에서 내리기도 전에 지아의 억눌린 표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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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장

“어머니…”서영이 불안이 가득 밴 목소리로 조심스럽지만 분명하게 입을 열었다.“방금 준현 씨 모습… 혹시 마약 같은 불법 약물을 하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증상 아닌가요?”그 질문은 준현이 거실을 떠나자마자 곧바로 흘러나왔다. 아직 그 자리에 서 있던 지아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명희의 날카로운 시선이 그녀를 꿰뚫듯 훑어내리자, 지아는 황급히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어머니,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거의 도망치듯 말을 내뱉은 그녀는 대답을 기다릴 틈도 없이 몸을 돌려 빠른 걸음으로 자신의 방을 향했다.명희는 무겁게 한숨을 내쉰 뒤 다시 서영에게 시선을 옮겼다.“왜 그렇게 생각하지?”서영은 소파에 앉았지만, 시선은 아직도 얼어붙은 듯 서 있는 하랑을 향하고 있었다.방금 어른들의 대화를 들은 아이는 무슨 말인지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한 채 혼란스러운 얼굴만 하고 있었다.“하랑아, 너는 먼저 방으로 올라가렴. 엄마는 할머니랑 조금 더 이야기해야 하니까.”서영은 적어도 명희 앞에서만큼은 부드럽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고, 하랑은 기다렸다는 듯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도 이해할 수 없는 긴장감에서 벗어나도 된다는 허락을 받은 것처럼, 아이는 곧장 2층으로 뛰어올라가 저택의 긴 복도 너머로 모습을 감췄다.서영은 조용히 기다렸다가, 딸의 발소리가 완전히 사라진 후에야 다시 명희를 바라보았다. 이번에는 훨씬 진지한 표정이었다.“어머니.”그녀는 몸을 조금 앞으로 숙였다.“솔직히 준현 씨가 너무 달라 보여요. 감정 기복도 심하고, 하랑이를 바라보는 눈빛도 예전과는 완전히 달랐어요. 혹시… 그런 변화가 약을 하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증상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세요?”명희는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잠시 식탁 위를 말없이 바라보던 그녀는, 오랫동안 준현의 성격과 본성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봐 온 사람다운 눈빛으로 서영을 바라보았다.“저 아이는 뭔가를 숨기고 있어.”명희가 낮게 중얼거렸다.“하지만 약 때문은 아니야.”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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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장

“둘 다 아이를 가질 수 있다면, 그게 더 좋은 거 아닌가요?”준현이 마침내 입을 열자 식탁에 앉아 있던 모두의 시선이 일제히 그에게로 향했다. 그는 태연하게 손에 들고 있던 숟가락을 접시 위에 내려놓은 뒤 명희를 바라보며 말했다.“큰 제수씨가 아들을 임신했다는 보장은 없잖아요.”“그렇다고 막내 동서가 아들을 임신한다는 보장도 없잖아요, 여보.”서영이 차갑게 받아쳤다. 목소리도 싸늘했고, 그녀의 시선 역시 얼음장처럼 식어 있었다.“그냥 아들이길 기도하세요.”서영은 식탁에 둘러앉은 가족들을 천천히 둘러보았다.“큰 서방님, 막내 서방님, 다들 큰 동서의 아이가 아들이길 기도해요. 후계자로 삼을 거라면 그 아이가 훨씬 더 자격이 있으니까.”그 말을 들은 준현의 입가에 비스듬한 미소가 번졌다. 그러나 그의 눈빛만큼은 서영을 향해 날카롭게 파고들었다.“설명해 봐.”그가 낮게 말했다.“막내 제수씨가 아들을 낳을 자격이 없다는 이유가 대체 뭐지?”준현은 두 팔을 가슴 앞에 교차한 채 서영을 똑바로 응시했다. 식탁에 앉아 있던 다른 가족들 역시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며 숨죽인 채 상황을 지켜봤다.그 사이 지아는 마른침을 힘겹게 삼켰다. 준현이 이렇게까지 자신을 감싸줄수록,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두 사람의 관계를 의심하게 될까 봐 두려웠다.“형수님, 이제 그만하세요.”마침내 수현이 입을 열었다.“형수님이 지아를 모욕하는 건 결국 저를 모욕하는 거나 마찬가지예요.”그는 단호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무슨 일이 있어도 지아는 제 아내입니다.”지호의 눈이 동그래졌다. 수현이 또다시 자신의 앞에서 지아의 편을 들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막내 시동생의 핀잔을 들은 서영은 비웃듯 입꼬리를 비틀어 올렸다. 두 손은 단단히 움켜쥔 채였다.“서방님, 난 정말 서방님이 대단하다고 생각해.”서영은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말했지만, 그 안에는 짙은 비아냥이 가득 배어 있었다.“다른 사람이었거나, 다른 두 형들이었다면 아마 막내 동서랑 결혼할 생각조차 안 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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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장

서영의 동공이 크게 흔들렸다. 말없이 떨리는 입술 사이로는 아무 소리도 새어 나오지 않았다.그녀는 반걸음 뒤로 물러섰다. 마치 발밑의 바닥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린 것만 같았다.“여… 여보…”숨이 목에 턱 막힌 그녀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무, 무슨 말이에요?”준현은 그저 그녀를 바라볼 뿐이었다.침묵.날카로운 시선.그리고 오히려 소름 끼칠 만큼 차분한 얼굴.“무슨 뜻인지는 분명한 것 같은데.”준현이 싸늘하게 대답했다.“그걸 아직도 모르겠다면, 문제가 있는 건 너겠지.”서영은 비웃듯 입꼬리를 살짝 비틀었다.“내가 지금 따지는 건 당신이 막내 동서를 왜 그렇게까지 감싸느냐는 거예요. 그런데 화제를 돌리려고 하랑이가 친딸이 아니라는 말도 안 되는 소리나 하시네.”“하지만 그게 사실이잖아?”준현이 한쪽 눈썹을 가볍게 치켜올렸다.서영은 길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약 하는 사람은 원래 이렇게 말이 앞뒤가 안 맞나 봐요. 자기 자식을 보고 친자식이 아니라고 하다니.”“약?”준현이 두 팔을 가슴 앞에 교차했다.“무슨 뜻이지?”“나 다 알아요, 여보.”서영은 양손을 몸 옆에서 꽉 움켜쥐었다.“어머니한테 들었어요. 당신이 불법 약물을 한다는 거. 그러니까 오늘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소리만 하는 거잖아요.”애써 침착한 척했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난 원래 마약 하는 사람은 말랐고, 눈은 충혈돼 있고, 완전히 망가진 모습일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이렇게 멀쩡해 보일 수도 있네?”그녀의 시선이 불안하게 흔들렸다.순간 준현의 턱이 굳게 다물어졌다. 관자놀이의 근육이 팽팽하게 솟았고, 그의 눈빛은 갓 벼린 칼날처럼 차갑고 날카롭게 변했다.“네가 어떻게 해석하든 상관없어.”그는 감정을 거의 드러내지 않은 채 담담하게 말했다.“하지만 나는 근거 없이 말하는 사람이 아니다.”잠시 말을 멈춘 그는 서영을 똑바로 응시했다.“증거도 없이 누구를 몰아세운 적도 없고.”증거.그 단어 하나가 조용히 흘러나왔을 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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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장

“감사합니다, 기사님.”지아는 배달 앱으로 주문한 음식 봉투를 받아 들며 정중하게 인사를 건넸다.“맛있게 드세요.”배달 기사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답한 뒤 자리를 떠났다.지아는 곧장 회사 안으로 다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49층으로 올라갔다. 그곳에는 준현의 사무실이 있었다.아직 출근 시간까지는 30분 정도 남아 있었다. 준현이 아침을 먹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고, 굳이 묻지 않아도 지아는 그가 회사에 도착한 뒤 지금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는 사실을 짐작하고 있었다.조금 전 준현이 분명 괜찮다며 거절했지만, 지아는 그래도 그의 아침 식사를 사 왔다. 끼니를 너무 늦게 먹었다가 몸이라도 상할까 봐 걱정됐기 때문이다.“대표님, 일단 식사부터 하세요.”지아가 준현의 집무실 안으로 들어서며 말했다.준현은 여전히 책상 뒤에 앉아 멍하니 정면만 바라본 채 길게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정말 고집도 세네.’준현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조금 전부터 계속 아침을 거절한 건 일이 바빠서가 아니었다. 그저 정말 아무런 식욕도 없었을 뿐이었다.지아는 그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았다. 조용히 소파로 걸어가 자리에 앉은 뒤, 사 온 음식 용기를 하나씩 열기 시작했다.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따뜻한 흰쌀밥과 밑반찬들의 고소한 향이 천천히 방 안을 가득 메우며, 줄곧 공간을 짓누르고 있던 적막을 조금씩 밀어냈다.준현은 슬쩍 그쪽을 바라보았다.처음에는 그저 무심코 던진 한 번의 시선이었다.하지만 불평 한마디 없이 자신을 위해 묵묵히 식사를 준비하는 지아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 이상하게도 꽉 조여 있던 가슴이 조금씩 풀어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잠시 시간이 흐르고, 마침내 준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소파 쪽으로 걸어왔다. 그리고 지아의 옆에 조용히 앉았다.“먹을게.”평소보다 훨씬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였다. 잠시 뜸을 들이던 그는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작은 목소리로 다시 입을 열었다.“먹여 줘.”지아는 순간 멍하니 굳어 버렸지만, 이내 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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