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s les chapitres de : Chapitre 11 - Chapitre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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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마치 분풀이할 곳을 찾은 사람처럼 유한빈의 구둣발이 원가영의 아랫배를 향해 거칠게 날아갔다.원가영의 울음과 애원은 오히려 유한빈을 더 흥분하게 만들었다. 발길질은 갈수록 거세졌다. 붉은 피가 원가영의 아래에서 번져 나올 때까지 멈추지 않았다.짙은 피 냄새가 연회장을 채웠다. 하지만 누구도 감히 말리지 못했다.원가영의 비명은 점점 약해졌고, 눈에는 생기가 사라져 갔다.원씨 집안이 몰락한 뒤, 원가영은 처음엔 유한빈의 미안한 마음을 이용해 좋은 생활을 누리고 싶었을 뿐이었다.하지만 한 번 커진 욕망은 쉽게 멈추지 않았다.원가영은 유한빈을 질투했고, 자신보다 잘사는 모든 사람을 질투했다. 그중에는 진수지도 있었다.왜 어떤 사람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풍족하게 살 수 있을까? 왜 자신은 필사적으로 올라가도 결국 진흙탕 속에서 허우적거려야 할까?질투는 원가영의 이성을 집어삼켰다. 그래서 납치범과 손을 잡았다. 망가진 몸을 내세워 유한빈의 죄책감을 얻고, 진수지를 떠나게 만들려고 했다.성공이 손에 잡히려던 그 순간, 영상 하나가 원가영을 다시 바닥으로 내리꽂았다.원가영의 의식은 점점 흐려졌지만, 유한빈은 여전히 분이 풀리지 않았다.유한빈은 원가영을 다시 끌어올렸다. 뼈마디가 선명한 손이 원가영의 목을 조였고, 조이는 힘은 점점 강해졌다.원가영의 폐 속 공기가 줄어들면서 얼굴은 잿빛으로 변해 갔다. 원가영이 정말 죽는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유한빈은 원가영을 바닥에 내던졌다.집사가 건넨 손수건으로 손을 거칠게 닦으며, 원가영의 흔적을 지워 내듯 말했다.“일단 병원으로 보내. 죽지만 않으면 돼. 나오면 바로 교도소로 들어가게.”원가영의 꺼져 가던 눈에 ‘교도소’라는 단어가 닿자 공포가 차올랐다.‘안 돼. 교도소는 안 돼.’불과 몇 달이었지만 원가영은 이미 호화로운 생활에 익숙해졌다.비록 유씨 집안 사모님 자리와는 멀어졌고, 뱃속의 아이로 유한빈의 수천억 원대 자산을 얻는 일도 불가능해졌다. 하지만 유한빈은 이미 명품 가방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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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불이 환하게 켜진 집 안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앞쪽에서는 진씨 집안 사람들이 망치를 휘둘러 집안을 박살 내고 있었고, 뒤쪽에서는 각 언론사의 기자들이 카메라 셔터를 미친 듯 눌렀다.진수지의 큰오빠 진수강은 유한빈을 바닥에 눌러 놓고 주먹을 연달아 내리쳤다. 증오로 두 눈은 새빨갛게 핏발이 서 있었다.“우리 집에서 애지중지 키운 애를 네가 이렇게 망쳤어?”“죽고 싶어서 환장했어?”진씨 집안 사람들은 오는 길에 진수지가 숨겨 왔던 지난 일을 모두 조사했다.귀하고 깨끗하게 자란 진씨 집안의 딸이 유한빈 때문에 헤픈 여자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그 모든 것이 납치범에게 짓밟힌 유한빈의 소꿉친구를 감싸기 위해 벌어진 일이었다.진수강은 생각할수록 분노가 치밀었다. 주먹에 더 힘이 들어갔다. 나중에 진수강의 아내가 말리지 않았다면, 다음 날이 유한빈의 장례식이 되었을지도 몰랐다.진수강은 피투성이가 된 유한빈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일어났다. 데리고 온 사람들에게 계속 부수라고 지시했다.진수지는 급하게 떠나느라 많은 물건을 가져오지 못했다.가져오지 못한 물건이라면 전부 부숴버리면 된다. 진씨 집안의 귀한 딸이 유씨 집안에 시집온 적이 없었던 것처럼.마지막으로 집 안이 폐허가 된 것을 확인한 진수강은 사람들을 멈추게 했다.진수강은 바닥에 쓰러져 겨우 숨만 쉬는 유한빈을 차갑게 내려다보며 한 글자씩 말했다.“오늘부터 진씨 집안과 우리 수지는 너와 아무 상관도 없다! 다시 수지 앞에 나타나면 살아 돌아갈 생각 하지 마.”그 단호한 말이 번개처럼 유한빈의 머릿속을 갈랐다.‘안 돼!’‘절대 수지를 잃을 수 없어!’유한빈은 필사적으로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하지만 다친 다리 때문에 다시 바닥에 무릎을 찧었다.유한빈의 눈에는 고통과 애원이 가득했다.“전에 있었던 일은 다 사정이 있었습니다. 수지한테 설명할 수 있습니다!”“제발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 수지한테 오해를 풀게 해 주세요!”“사정?” 진수강은 기가 막혀 웃었다. “네게 무슨 사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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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유한빈이 진수지를 좋아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그는 진수지를 미치도록 사랑했다.진씨 집안 사람들은 더는 이런 사람과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 결국 집 전체에 불을 질렀다.더러워진 집은 남아 있을 이유가 없었다.하늘까지 치솟는 불길을 보고서야 유한빈은 정신을 차렸다.그의 첫 반응은 도망치는 게 아니었다. 유한빈은 불 속으로 뛰어들어서 부서진 웨딩 사진을 끌어안으려고 했다.그 사진들은 유한빈과 진수지가 사랑했다는 증거였다. 절대 타버리게 놔둘 수 없었다.밖으로 도망치던 고용인들이 그 장면을 보고 비명을 질렀다. 누군가는 본능적으로 유한빈을 말리려고 했다.하지만 숨 돌릴 새도 없이 굉음이 울렸다.쾅!“대표님!”진씨 집안에서 놓은 불길은 유한빈의 집에서 태울시 전체로 번져 갔다.유한빈이 엄청난 힘을 들여 뿌렸던 거짓말이 마침내 걷혔고, 어둠 속에 묻혔던 진실이 다시 땅 위로 올라왔다.사람들은 그제야 알았다. 원가영과 납치범이 한패였고, 원가영의 뱃속 아이도 납치범의 아이였다는 것을.진수지의 뱃속 아이야말로 유한빈의 친자식이었다.사람들은 자신들이 유한빈에게 속았고, 욕해야 할 사람을 잘못 골랐다는 것을 깨달았다.하지만 예전에 유한빈이 진수지의 아이를 아비 모를 아이라고 했을 때만큼 거세게 분노하진 않았다. 이번에는 이상하리만치 조용했다.인터넷에서는 유한빈과 원가영의 달콤한 기사, 팬 페이지, 댓글이 전부 삭제됐다. 도시 곳곳의 광고판에서도 두 사람과 관련된 모든 화면이 내려갔다.예전에 진수지를 가장 심하게 물어뜯었던 사람들은 슬그머니 악플을 지웠다. 그리고 진씨 일가가 운영하는 진항그룹 공식 계정으로 몰려가 사과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그러나 진항그룹은 아예 댓글창을 닫아버렸다. 그때 가장 악랄하게 진수지를 모욕했던 무리들은 모두 법적 처벌을 받게 만들었다.또 상류층에서 진수지를 괴롭혔던 사람들도 빠짐없이 경고와 제재를 받았다.그동안 방탕하게 굴던 재벌가 자제들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자기 집안 회사의 주가가 끝없이 폭락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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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이제부터 유한빈은 자신이 쏜 총알이 결국 자신에게 돌아왔다는 것을 깨달았다.유한빈은 한때 자신이 뱉은 거짓말을 모두 거둬들일 수 있다고 순진하게 믿었다. 하지만 거짓말은 이미 강물처럼 바다로 흘러갔다.그 거짓말들이 만든 거대한 물결이 유한빈을 깊은 곳으로 끌어내리고 있었다.유한빈의 참담한 상황을 진씨 집안 사람들은 진수지에게 말하지 않았다. 유한빈이라는 이름조차 진수지 앞에서는 꺼내지 않았다.부운시로 돌아온 날, 그저 짧게 말했다.“다 정리됐어. 앞으로 유한빈이 널 찾아오는 일은 없을 거야.”진수지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이제 진수지에게도 해야 할 일이 있었다.진씨 집안은 유씨 집안 못지않게 큰 가문이었다. 친척 사이의 관계는 더 복잡했다.진수지의 이혼 이야기를 일부러 떠벌리진 않았지만, 늘 진수지 일가를 못마땅하게 여기던 큰고모 진정희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진정희는 진수지가 이혼한 ‘중고’라며 아무도 원하지 않을 거라고 했다. 이혼한 여자가 집안에 있으면 다른 동생들의 혼처까지 망칠 거라고도 했다.진수지의 어머니 한영미는 격노해서 그 자리에서 큰고모의 뺨을 때리며, 제대로 말할 줄 모르면 입을 다물라고 꾸짖었다.진수지의 할아버지 진휘재도 그 자리에 있었다. 아무 말은 하지 않았지만 진수지를 깊게 바라보았다.진수지는 그 눈빛의 뜻을 알았다.진휘재는 고루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었다. 자식들이 결혼해야 집안이 평안하다고 믿고 있어서, 진수지의 이혼이 마음에 들 리 없었다.예상대로 며칠 뒤 본가 집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말끝마다 진수지에게 맞선을 보라는 뜻이 묻어났다.진수지의 아버지 진규민은 그 자리에서 전화를 끊어 버렸다.“그런 생각은 꿈도 꾸지 마시라고 전해주세요!”진규민은 곧바로 딸을 달랬다.“우리 집이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네가 우리 집에서 평생 살아도 아무 문제도 없어. 본가 쪽 얘기는 한 귀로 듣고 흘리거라.”사실 진규민은 본가 사람들을 오래전부터 참아 왔다. 얽혀 있는 이익만 아니었다면 진작에 벌써 독립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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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유성그룹이 흔들리자, 해외에 있던 유한빈의 아버지 유태산이 돌아와 수습했다.주주들과 외부의 불만이 전부 유한빈에게 향하자, 유태산은 그 흐름을 이용해 유한빈을 경영 일선에서 밀어냈다.이제 유한빈에게 남은 것은 유성그룹의 주식뿐이었다.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하지만 유한빈은 신경 쓰지 않았다. 곧바로 부운시로 날아가 진수지를 찾았다.진수지의 연락처는 전부 해지되어 있었다. 전화를 걸 수도 없어서, 유한빈은 매일 차를 몰고 진씨 저택 밖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시간이 꽤 흘러도 진수지의 그림자조차 보지 못했다. 선물은 진씨 저택에서 포장도 뜯지 않은 채 밖으로 내보냈다.그래도 유한빈은 개의치 않았다. 아직 시간은 많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언젠가는 다시 진수지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어차피 자신은 태울시로 돌아가도 할 일이 없었다. 차라리 이곳에 머무르다 보면 언젠가 진수지를 볼 기회가 생길지 몰랐다.하지만 진규민 부부가 부운시 전체에 말을 해 둔 탓인지, 유한빈이 마음에 들어 한 집은 갑자기 팔렸거나 매매가 중단됐다.결국 유한빈은 진씨 저택과 정반대 방향인 북쪽 외곽의 낡은 집을 사야 했다.집뿐만이 아니었다. 부운시에서 유한빈은 하는 일마다 막혔다.예전 지인의 도움을 받아서 진수지를 불러내 보려고 했지만, 진규민 부부가 한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유한민을 문전박대했다.부운시 보석상에서 선물을 사서 진수지에게 보내려고 해도, 모든 매장에서 죄송하다는 말만 돌아왔다.어쩔 수 없이 유한빈은 매일 태울시에서 선물을 보내게 했다.이만큼 시간과 돈, 진심을 쏟았지만 진규민 부부는 유한빈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유한빈이 핸드폰으로 다음 선물을 고르고 있을 때, 아버지 유태산의 전화가 떴다.전화 내용은 간단했다. 돌아와 맞선을 보라는 것이었다.유태산은 아들이 이제 사실상 망가진 사람이라 해도, 유씨 집안에는 새 혈통의 후계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빨리 다시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야 한다고 했다.그 사건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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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유한빈이 여기 오기 전에, 비서 왕준이 진수지가 반드시 참석할 가능성이 있는 장소들을 표로 정리해 유한빈의 핸드폰으로 보냈다.오늘 리셉션에는 진수지가 참석할 뿐 아니라 특별 초청 연사로 무대에 오를 예정이었다.그런데 유한빈이 손목시계를 보니 행사가 시작된 지 벌써 두 시간이나 지났다.하지만 어디에도 진수지의 모습은 없었다.유한빈은 비서가 보낸 정보의 신뢰도까지 의심하기 시작했다.그렇게 생각한 유한빈은 핸드폰을 들고 밖으로 나가 비서에게 전화했다. 발코니 문이 닫히자마자, 안쪽 홀이 갑자기 술렁였다.진수지가 도착했다.행사 주최 측이 초대한 특별 손님답게, 진수지는 들어오자마자 모두의 시선을 받았다.사람들은 샴페인 잔을 들고 진수지를 둘러싸며 인사를 건넸다.진수지는 미소로 고개를 끄덕이며 답한 뒤, 안내 직원을 따라 위층으로 향했다.그때 닫혀 있던 발코니 문이 천천히 열렸다.유한빈은 사람들 끝에 보이는 진수지의 뒷모습을 보았다. 단 한 번의 시선만으로도 손에 들고 있던 핸드폰이 바닥에 떨어졌다.쿵!전화 너머에서 성실하게 보고하던 비서가 놀라 유한빈을 불렀다.[대표님, 대표님! 괜찮으십니까?]하지만 유한빈에게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마음과 시선은 전부 진수지에게 붙잡혀 있었다.몇 달 만에 본 진수지는 크게 달라져 있었다. 예전의 온화하고 순종적이던 여자는 차갑고 빛나는 사람으로 변해 있었다.그럼에도 그 눈빛, 그 미소만은 기억 속의 진수지 그대로였다.유한빈은 쌓였던 그리움이 홍수처럼 터졌다. 손바닥에는 땀이 맺혔고 목은 바짝 말랐다. 머릿속에서는 달려가라고, 지금 당장 진수지를 안으라고 외치는 소리가 쏟아졌다.유한빈은 너무 오래 기다렸다. ‘지금이 다시 만나서 마음을 전할 좋은 기회 아니야?’그러나 유한빈의 이성은 말했다. ‘안 돼! 난... 이미 수지를 충분히 실망시켰잖아!’‘어떤 말로 시작해야 수지가 다시 나를 바라봐 줄지도 알 수 없고...’유한빈은 그 자리에 굳은 채 두 손은 꽉 주먹을 쥐었다.진수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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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진수강은 이미 유한빈에게 경고했었다. 다시는 자기 여동생에게 가까이 오접근하지 말라고.하지만 유한빈이 이토록 뻔뻔하게 사적인 행사에까지 숨어들 줄은 몰랐다.하마터면 진수지가 유한빈과 마주칠 뻔했다.진수지는 이미 유한빈 곁에서 너무 많은 고통을 겪었다. 또 유한빈을 보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진수강은 상상하고 싶지도 않았다.그래서 유한빈이 쫓아가려는 걸 보자 진수강은 곧장 주먹을 날렸다.바닥에 쓰러진 유한빈은 피를 한 웅움큼 토했다. 힘겹게 입가의 피를 닦고 일어나려고 했다.하지만 진수강은 기회를 주지 않았다.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 손님들은 이미 흩어졌다. 텅 빈 홀에는 두 남자만 남았다.한 사람은 얼굴 가득 피를 묻힌 채 바닥에 누워 거의 숨만 쉬고 있었다.다른 한 사람은 피 묻은 손을 늘어뜨린 채리고 곁에 서서 차갑게 내려다보았다.“유한빈, 경고하는데한다. 다시 내 눈에 띄면 볼 때마다 패 줄 거야.”진수강이 떠난 지 한참이 지나서야 바닥의 유한빈이 반응했다. 쓴웃음이 흘러나왔다.‘수지를 보지 말라고?’‘절대 그럴 수 없어!’차 안에서 진수지는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한참을 기다렸다. 마침내 오빠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 물었다.“오빠, 어디 갔다 왔어?”진수강은 잠시 멈칫했다. 피가 묻은 손수건을 몰래 창밖으로 버리고 태연한 척 말했다.“별일 아니야. 아는 사람을 만나서 잠시 몇 마디 나눴했어.”“아는 사람?” 진수지는 진수강 쪽으로 불쑥 다가와 의심스러운 눈으로 말했다. “이 행사 손님들은 거의 새로 만난 사람들이라 오빠가 아는 사람이 없을 텐데. 혹시 오빠...”진수지의 말끝이 길어지자 진수강의 심장도 함께 조여졌다.‘혹시 수지가 그 이름을 말하면 어쩌지.’‘유한빈이 부운시까지 찾아온 것을 알게 되면 이 일을 어떻게 넘겨야 할까?’진수강은 속으로 당황했지만 겉으로는 조금도 티를 내지 않았다.“혹시 뭐?”“오빠 밖에 여자 생겼지? 어?”진수강은 진수지의 머리를 가볍게 쥐어박았다.“하루 종일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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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진수지의 기분이 가라앉은 것을 알아차린 진수강은 큰 결정을 내렸다. 진수지와 부모님을 어머니 한영미의 고향인 수림시로 보내 쉬도록 했다.처음에는 자기 아내도 함께 보내려고 했지만, 아내는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집에서 쉬게 했다.진수강 본인도 아내를 돌보고, 유한빈이 진수지에게 접근하는 길을 막기 위해 부운시에 남았다.비서 왕준의 정보가 늦게 들어간 탓에 유한빈은 여전히 예전처럼 여러 장소에서 진수지를 기다렸다.첫 번째는 광장에서 밤새 찬바람을 맞았다. 불꽃놀이를 보러 온다는 진수지는 오지 않았고, 유한빈은 비만 잔뜩 맞았다.예상대로 유한빈은 앓아 누웠다. 이번에는 곁에서 밤새 알코올 솜으로 몸을 닦아주던 세심한 아내도 없었다.두 번째로 유한빈은 예전에 가장 싫어하던 바에 갔다. 조용한 바였지만 입장하는 사람은 먼저 독한 술 세 잔을 마셔야 했다.유한빈은 술을 잘 못 마셨다. 원가영 대신 술을 마시다 위출혈을 겪은 뒤, 집에 술은 한 방울도 보이지 않았다.이번에도 유한빈은 망설이지 않고 잔을 비웠다.아려 오는 위를 억지로 누르며 안으로 들어갔지만, 그곳에도 진수지는 없었다.세 번째로 유한빈은 바닷가로 갔다가 밀물에 휩쓸려 깊은 바다로 끌려갈 뻔했다.네 번째로 부운시에서 가장 높은 산 정상에 올라갔다가 저체온증으로 죽을 뻔했다....유한빈은 도시 전체를 뒤져도 진수지의 흔적을 찾지 못한 뒤에야 깨달았다. 진수지는 부운시에 없었다.유한빈은 온갖 힘을 써서 진수지가 부모님과 함께 수림시로 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하지만 결국 갈 수 없었다. 수림시로 가는 비행기표, 고속열차표, 시외버스표까지 전부 매진이었다.가장 빠른 표도 사흘 뒤였다.유한빈은 진씨 집안에서 일부러 자신을 골탕 먹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방법이 없었다.차로 가려고 했지만 두 도시의 거리는 천 킬로미터도 넘었다. 유한빈이 도착할 때쯤이면 진수지는 이미 돌아왔을 가능성이 컸다.유한빈이 애를 태우는 사이, 수림시의 진수지는 부모님과 여행을 즐기고 있었다.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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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어머니의 목소리는 통화와 함께 멀어졌다. 문 안쪽에서 진수지는 입을 틀어막고 울음을 삼켰다.부모님이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낮에 맞춤 의상실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부모님은 반드시 뒤에서 진수지의 억울함을 풀어줄 것이다.그 뒤로 이 일은 가족 누구도 다시 꺼내지 않았다.진수지는 부모님과 수림시에서 충분히 쉰 뒤, 부운시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올랐다.돌아온 다음 날은 진수지의 26살 생일이었다.어릴 때부터 가족들의 사랑을 받고 자랐기에, 진수지의 생일에는 매년 도시 곳곳에서 축하 불꽃이 올랐다.이번 생일파티는 예년과 달리 유난히 성대하게 치러졌다.생일파티 당일, 각계각층의 유명 인사들이 진수지의 생일을 축하하러 왔다.고급 차량 행렬이 진씨 저택 앞에서 멀리 떨어진 길가까지 이어졌다.사람들로 북적이는 가운데, 사람들은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면서 홀로 들어섰다.진씨 저택의 고용인들은 정문 앞에 일렬로 늘어서 있다가, 하객이 들어올 때마다 정중히 맞이하고 곧장 자리까지 안내했다.위층 진수지의 방에서는 드레스를 갈아입은 진수지가 여러 명의 메이크업 아티스트에게 둘러싸여 정성스러운 손길을 받고 있었다.값비싼 보석함들이 뚜껑을 연 채 화장대 위에 일렬로 놓여 있었다.상자 안의 수많은 보석들이 아무리 빛난다 해도 진수지의 맑은 눈동자만큼 빛나지는 못했다.진수지는 길고 곧은 손가락으로 보석함 사이를 천천히 훑었다. 한참 고른 끝에 붉은 보석이 촘촘히 박힌 목걸이를 집어 한 메이크업 아티스트에게 건넸다.“이걸로 할게요.”그때 문밖에서 어머니가 문을 두드렸다.“수지야, 준비됐니? 파티 시작해야 해.”진수지는 자리에서 일어나 드레스자락을 들고 대답했다.“곧 내려갈게요.”...같은 시각, 진씨 저택 밖에서는 경호원들이 성실하게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소란을 막기 위해서이기도 했고, 유한빈이 틈을 타고 들어와서 진수지를 방해할까 봐서였다.익숙한 골목 모퉁이, 유한빈은 차 뒷좌석에 앉아 먼 곳의 화려한 진씨 저택을 창백한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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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그 사실을 알았을 때, 진수지가 실망하지 않았을 리 없었다. 그래도 진수지는 억지로 웃으며 괜찮다고 했다.미안해진 유한빈은 진수지를 안고 달랬다. 다음 생일에는 더 좋은 목걸이를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했다.나중에 유한빈이 ‘진심’을 완성했지만 그 주인은 이미 유한빈의 곁에 없었다.유한빈은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차창을 두드렸다. 곧 창문이 내려가면서 낯선 얼굴의 남자가 급히 몸을 숙였다.“유 대표님.”유한빈은 선물을 건네며 살짝 웃었다.“부탁드립니다.”오늘 생일파티에는 사람이 많았다. 마침 유한빈이 아직 관계를 끊지 않은 사람이 참석하고 있었기에, 그 사람에게 선물을 들여보내 달라고 부탁한 것이었다.남자는 손사래를 치며 전혀 번거롭지 않다고 했다. 선물을 안고 진씨 저택으로 걸어갔다.하객이 많은 날이라 검사는 그리 까다롭지 않았다. 위험한 물건이 없다는 확인을 마친 뒤 곧바로 남자를 들여보냈다.멀리서 지켜보던 유한빈은 속으로 안도했다. 이내 의자에 기대 눈을 감고 쉬는 척했다.진씨 저택 홀에서는 파티가 절정에 이르고 있었다.케이크를 자른 진수지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넨 뒤, 서재로 올라가 생일 선물을 열어 보기 시작했다.그것은 진수지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었다.선물을 여는 일 자체가 서프라이즈이니까.진수지는 하객들이 보낸 선물을 하나씩 열었다. 특히 마음에 드는 물건은 옆 테이블에 따로 올려두었다.마침내 유한빈이 보낸 선물에 손이 닿았다.사실 진수지는 처음부터 이 유난히 수수한 상자를 눈여겨보고 있었다.다른 하객들의 선물은 포장도 세련됐고, 손글씨 카드가 함께 있었다.이 선물만 카드도 없고 포장도 눈에 띄지 않았다.너무 평범했기에 진수지의 눈에 오히려 잘 보였다.상자를 여는 때 진수지는 숨을 멈췄다.그 평범한 상자 안에 이토록 아름다운 선물이 들어 있을 줄 몰랐다.진수지는 한참 멍하니 있다가 천천히 목걸이를 들어 올렸다.익숙한 세공을 보는 것만으로도 진수지는 곧바로 한 사람을 떠올렸다.그제야 진수지는 깨달았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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