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영은이 안에서 또 무슨 짓을 벌이는 거야?’은희는 서둘러 문을 밀고 들어갔다.안에는 영은이 바닥에 웅크린 채 있고, 세준이 영은에게 발길질과 주먹질을 퍼붓고 있었다.은희는 잠시 굳었다. 두 사람이 왜 여기에 함께 있는 건지 이해되지 않았다.이내 정신을 차리고 크게 외쳤다.“두 분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세준은 목소리를 듣자 동작을 멈추고 현관 쪽의 은희를 돌아봤다. 눈에 당황한 기색이 스쳤지만 곧 표정이 더 어두워졌다.영은도 고개를 들었다. 머리는 흐트러져 있었고 볼에는 눈물 자국이 가득했다.‘고은희가 왜 여기 온 거지?’“형수님, 소영은 씨가 저를 유혹하려고 했습니다.”은희는 세준의 말을 무시하고 영은에게 다가갔다. “도련님은 왜 소영은 씨를 때린 거예요?”세준의 말은 애초부터 믿을 수 없었다.기억이 맞다면 하진그룹에는 곧 중요한 입찰이 하나 있었다.얼마 전 누군가 입찰 관련 내부 문건을 훔쳐보려다 붙잡혔다는 이야기도 들었다.하지만 정작 배후는 밝혀지지 않았다.지금 눈앞의 세준과 영은을 보니 흐릿했던 퍼즐 조각들이 맞춰지는 듯했다.영은이 사람을 시켜 일을 벌였다가 실패했고, 그 일로 화가 난 세준이 영은을 찾아와 폭행했을 가능성이 컸다.“제가 왜 은희 씨한테 말해야 하죠?”영은은 흐트러진 옷깃을 여미며 못마땅한 눈빛을 보냈다.세준도 코웃음을 쳤다.“제가 형수님을 좋아하는 건 맞지만 이건 저희 둘 사이의 일입니다. 형수님과는 상관없어요.”은희는 세준이 앞에 붙인 ‘좋아한다’라는 말은 듣고 싶지도 않았다.은희는 만만하게 속아 넘어갈 사람도 아니었다. 오늘 이렇게 단서를 잡은 이상 그냥 넘길 생각은 없었다.“소영은 씨, 두 분 대체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 거예요? 이번 입찰과 관련 있는 거죠?”핵심을 정면으로 찌르자 영은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세준은 한 걸음 앞으로 나서서 영은의 앞을 가로막았다.“형수님, 멋대로 넘겨짚지 마세요. 입찰은 회사 일입니다. 소영은 씨 같은 사람이 회사 입찰과 무슨 상관이 있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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