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희의 이름을 듣자 효찬도 목소리에서 장난기를 지웠다.[알았어. 바로 갈게.]얼마 지나지 않아 효찬이 별장에 도착했다.방에 들어온 효찬은 고통스러워하는 은희를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은희 씨, 이건 어쩌다 다치신 겁니까?”은희는 눈물이 그렁한 눈으로 효찬을 바라보며 억울한 목소리를 냈다.“저 사람이 때렸어요. 제 다리를 아예 부러뜨렸어요.”효찬의 표정이 진지하게 굳었다. 곧바로 남우를 돌아봤다.“야, 아무리 그래도 여자 다리를 부러뜨리면 어떡해? 나 의사야. 이런 걸 보고는 모른 척 못 해. 은희 씨, 저랑 나가시죠.”남우는 황당하다는 얼굴로 은희의 연기를 보다가 짜증스럽게 말했다.“쟤 말 믿지 마. 혼자 도망치겠다고 담 넘다가 떨어져서 다친 거야.”효찬은 반신반의하며 은희를 바라봤다. 이번에는 은희가 반박하지 않고 고개만 돌렸다.그제야 효찬도 안도의 숨을 내쉬며 남우의 말을 믿었다.“두 사람은 대체 뭘 하고 사는 겁니까.”도망쳤다는 건 애초에 남우가 은희를 못 나가게 막아 두었다는 뜻이었다.굳이 자세히 묻지 않아도 사정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그래도 지금은 따질 때가 아니었다. 은희의 다리 상태부터 확인해야 했다.효찬은 은희의 다리에 난 멍과 찰과상을 꼼꼼히 살피고 몇 군데를 조심스럽게 눌렀다. 그럴 때마다 은희의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검사를 마친 효찬이 말했다.“다행히 뼈는 괜찮습니다. 연부조직 타박상에 찰과상이 좀 심하네요. 당분간 충분히 쉬셔야 하고, 되도록 걷지 마세요.”효찬은 왕진 가방에서 소독약과 붕대를 꺼내 상처를 처치하기 시작했다.남우는 옆에 서서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봤다.은희가 다친 것이 속상하면서도, 말을 듣지 않고 굳이 도망치려 한 건 화가 났다.처치를 끝낸 효찬이 남우에게 당부했다.“약 제때 갈아주고. 괜히 더 자극하지 말고 푹 쉬게 해.” 효찬은 왕진 가방을 챙겨 자리를 떠났다.방에는 다시 남우와 은희 둘만 남았다.“나 마사지도 좀 배웠어. 다리 풀어주면 회복하는 데 도움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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