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돼. 아직 몸이 완전히 회복된 것도 아닌데 콩쿠르는 무리야.”맑음은 울먹이며 남우를 고집스럽게 바라봤다.“아빠, 연이랑 약속했단 말이야. 누가 더 잘하는지 꼭 겨뤄 보자고 했어. 내가 꼭 대회에 나가겠다고 약속했어.”맑음은 이전부터 이번 콩쿠르를 위해 아주 열심히 연습해 왔다.은희에게 피아노를 배우고 싶다며 은희 이모를 만나게 해 달라고 조른 적도 있었다.하지만 당시 남우는 모두 거절했다. 그 시기만큼은 누구도 맑음에게 함부로 접근하게 둘 수 없었다.맑음을 지키기 위한 일이었고, 동시에 은희가 또 의심받는 상황을 막기 위한 일이기도 했다.“맑음아, 네가 피아노를 좋아하는 건 아는데 네 몸이 아직...”맑음은 남우의 손을 붙잡고 흔들며 애교를 부렸다.“아빠, 나 진짜 괜찮아. 내가 조심할게. 진짜 약속해.”현재 맑음의 몸은 어느 정도 회복된 상태였다. 같은 약물만 다시 먹지 않는다면 당장 큰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낮았다.끝까지 고집을 부리는 딸을 이기지 못한 남우는 결국 허락했다.“알았어. 대신 경호원 아저씨들이 계속 같이 있어야 해. 혼자 돌아다니지 말고 꼭 말 잘 들어.”맑음은 신이 나서 자리에서 폴짝 뛰며 고개를 끄덕였다.“응! 나 진짜 말 잘 들을게!”...곡 작업에 몰두하던 은희의 귀에 핸드폰 벨 소리가 들렸다.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화면을 보니 모르는 번호였다.잠깐 고민한 뒤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수화기 너머로 중년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은희 씨 맞습니까? 저는 임연의 아버지 임빈이라고 합니다.] 은희의 손이 멈췄다. ‘임빈?’‘맑음의 약물 사건 때문에 남우와 완전히 틀어진 바로 그 임씨 집안의 임 대표?’핸드폰을 쥔 은희의 손에 좀 더 힘이 들어갔다.“임 대표님, 무슨 일로 연락하셨어요?”임빈은 돌려 말하지 않고 바로 용건을 꺼냈다.[고은희 씨가 콩쿠르 준비 중인 건 알고 있습니다. 이런 때 이렇게 연락드리는 게 실례인 것도 압니다만 저도 사정이 급해서요.][제 딸 연이도 이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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