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당신을 버릴 차례》全部章節:第 51 章 - 第 60 章

100 章節

제51화

남우의 눈에는 섬뜩할 만큼 차가운 기운이 떠올랐다. 옷깃을 잡은 손에도 더 힘이 들어갔다. 손등의 핏줄이 선명하게 솟은 남우가 낮게 말했다.“끝까지 버텨 봐야 소용없어. 정말 내가 나서야 사실대로 말할 거야?”“분명히 경고했어. 내가 농담하는 줄 아나 본데, 나중에 후회해도 늦어.”남우가 어떤 방식으로 사람을 다루는지는 이미 악명이 높았다. 남우의 말을 장난이라고 생각할 사람은 없었다.변장한 여자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지만 여전히 이를 악문 채 입을 열지 않았다. 입술에서 피가 배어 나올 정도로 깨물면서도 침묵을 지켰다.남우가 손짓하자 검은 정장의 보안 인력들이 준비해 둔 여러 도구를 가져왔다.여자도 남우의 냉혹한 방식에 관한 소문은 들은 적이 있었지만 직접 확인한 적은 없었다.눈앞에서 실제로 보게 되자 아무리 담력이 강한 사람이라도 버티기 힘들 만했다.여자는 테이블 위의 도구들을 보고 몸을 심하게 떨기 시작했다.남우는 그중 하나를 들어 여자 앞에서 천천히 보여 주며 차갑게 말했다.“이건 꽤 아플 거야. 계속 입 다물면 그다음은 나도 봐주지 않아.”여자의 숨이 점점 가빠졌다.남우가 정말 움직이려 하자 결국 여자의 정신이 무너졌다. 떨리는 목소리로 다급하게 말했다.“하지 마세요... 말할게요. 말할게요! 하진그룹 경쟁사 쪽에서 돈을 받고 변장했어요.”“정말 누군지는 몰라요. 만날 때마다 검은 옷으로 온몸을 가리고 있어서 얼굴도 제대로 못 봤어요.”남우는 미간을 깊게 찌푸렸다. 이런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리 없었다. 듣기만 해도 거짓말 같았다.남우는 여자의 옷깃을 놓고 의자에 거칠게 밀쳐 앉혔다.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사실대로 말하는 게 좋을 거야. 내 눈 똑바로 보고.”여자는 의자에 축 늘어진 채 힘없이 웃었다.“진짜예요. 저도 정말 그 정도밖에 몰라요.”더 거칠게 몰아붙인다고 해도 유용한 정보가 더 나올 것 같지는 않았다.남우는 코웃음을 치고 보안 인력에게 손짓했다. “데리고 가서 따로 가둬 둬. 사실대로 말할 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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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이제야 문 열었네!”영은의 얼굴은 눈물범벅이었다. 울먹이는 목소리와 가련한 표정이 더해져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보였다.“맑음이 머리 상태가 또 안 좋아졌어. 전에 다친 뒤로 안정되지 않았는데 갑자기 상태가 위험해졌대. 의사 선생님도 급하다고 하니까 빨리 나랑 같이 가 줘.”맑음에게 문제가 생겼다는 말을 듣자 남우의 등으로 식은땀이 흘렀다.아까 영은의 전화를 받지 않았던 것이 떠올랐다. 이렇게 심각한 일일 줄은 몰랐다.남우는 더 묻지도 못하고 은희를 돌아봤다. 미안한 기색이 조금 묻은 목소리였다.“맑음이 상태가 위급하대. 내가 먼저 가 봐야 할 것 같아. 여기는 네가 좀 맡아 줘.”“가. 여긴 내가 알아서 할게.”어차피... 저 여자는 조금만 더 하면 모든 걸 털어놓을 상황이었다. 남우가 없어도 큰 문제는 없었다.영은은 떠나기 전에 일부러 은희를 돌아보며 걱정하는 척 물었다.“은희 씨, 요즘 정말 기억 분석 장비 같은 게 있나요? 제가 알기로는 하씨 집안 쪽에도 그런 장비는 없는 것 같은데...”은희는 차갑게 영은을 바라봤다. 영은은 너무 절묘한 때 나타났다. 변장한 여자가 핵심을 말하려는 바로 그때였다.일부러 방해하러 온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어쩌면 이번 일의 배후가 영은일지도 몰랐다.게다가 방금 말은 은희가 허세를 부리고 있다는 걸 드러내려는 의도가 뻔히 보였다.영은을 본격적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맑음이 아프다는 일까지 거짓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은희도 더 깊게 연결해서 생각하지 못했다.어떤 엄마가 자기 딸에게 그렇게까지 잔인할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그래서 은희는 영은에 대한 의심을 잠시 접었다.남우와 영은이 떠난 뒤 은희는 곧바로 변장한 여자를 돌아봤다.그런데 조금 전까지 무너져 모든 걸 말하려 하던 여자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변해 있었다.입을 굳게 다문 채 은희가 아무리 물어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그렇다면 답은 더 분명해졌다. 영은이 뒤에서 무언가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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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여자가 고개를 들었다. 은희는 드디어 전부 털어놓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여자는 갑자기 크게 웃기 시작했다. “헛수고하지 마세요! 소영은 씨한테 뒤집어씌우려는 거라면 절대 안 됩니다!”여자는 거의 미친 사람처럼 웃으며 소리쳤다.“소영은 씨는 착한 사람이에요. 그런 일을 할 리 없어요. 그런 말로 절 속이려고 해도 나는 절대 안 넘어가요!”“나한테서 억지로 거짓 자백을 받아 내려고 하면 여기서 나간 뒤 전부 말할 거예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모두 알게 만들겠어요!”은희의 표정이 거칠게 굳었다. 그리고 여자를 매섭게 노려봤다. 조금 전까지 마음이 흔들리던 사람이 갑자기 이렇게 태도를 바꿀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분명 조금 전 영은이 나타난 일이 생각을 바꾸게 만든 것이다.이번 일은 영은과 무관할 수 없었다.“그렇게 말하면 모두 속일 수 있을 것 같아?”은희가 차갑게 말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다 말하려고 했잖아. 소영은이 갑자기 나타나지 않았으면 벌써 전부 털어놨을 거고.”“하필 그때 정확히 찾아온 게 정말 우연 같아? 그쪽은 단지 소영은이 손에 쥔 장기판의 말 하나일 뿐이야. 이용당하고 있으면서도 대신 목숨 걸고 입을 막아 주고 있네.”하지만 여자는 흔들리지 않았다. 결국 은희의 말은 추측일 뿐이었고 직접적인 증거가 될 수 없었다.“그만하세요! 난 절대 소영은 씨한테 없는 죄를 뒤집어씌우지 않을 거예요.”‘없는 죄를 뒤집어씌운다고?’‘난 사실을 말하는 것인데...’은희는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계속 이렇게 대치해 봐야 아무 의미도 없었다.여자는 이미 영은에게 완전히 넘어간 상태였다. 더 쓸 만한 정보를 얻기 힘들었다.“그래. 그렇게 끝까지 버티겠다면 나도 당신한테 더 시간 낭비 안 해.”은희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 “그래도 잘 기억해 둬. 난 이 일 절대 그냥 넘기지 않아. 반드시 증거를 찾아낼 테니 두고 봐.”말을 마친 은희는 조사실을 나갔다....병원.코를 찌르는 소독약 냄새와 창백할 정도로 밝은 조명이 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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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맑음이 몸에서 면역 반응을 방해하는 약물 성분이 검출됐어. 양도 적지 않아서 몸에 꽤 큰 부담을 준 것 같아.”남우는 결과지를 받아 꼼꼼히 훑은 뒤 고개를 들었다.“이 약이 어디서 나온 건지 추적할 방법은 없어?”효찬은 고개를 저었다. “흔하게 쓰이는 약이 아니야. 최근에 개발된 성분이라 시중에서 구하기도 어렵고. 약을 먹인 사람도 흔적을 아주 깨끗하게 지워서 남은 단서가 없어.”이상한 점이 너무 많았다. 범인은 출처를 추적하기 어려운 약을 골랐고 CCTV까지 피해 움직였다. 처음부터 철저히 준비한 일이었다.“병원 CCTV 자체가 조작됐을 가능성은?”남우가 갑자기 물었다.영상에서 문제가 보이지 않는다면 시스템 쪽에 손을 댔을 수도 있었다.담당 직원이 급히 대답했다. “관제 시스템은 계속 정상적으로 작동했고 외부 침입 흔적도 없습니다. 다만 맑음 양 병실 근처 카메라 하나가 사건 전에 갑자기 고장 났는데 아직 수리를 못 했습니다.”하필 이때 고장 났으니... 너무 절묘했다. 누구도 단순한 우연이라고 믿기 어려웠다.“고장 난 카메라 위치가 어디야? 언제부터 고장 났지?”직원이 화면의 한 구역을 가리켰다. “여기입니다. 소맑음 어린이가 있는 병실 입구와 이어지는 사각지대예요. 이쪽으로 들어가면 다른 카메라에는 거의 잡히지 않습니다.”“아마 하루 전쯤부터였던 것 같습니다.”‘하루 전?’남우는 절대 우연이 아니라고 확신했다. 누군가 일부러 카메라를 망가뜨린 뒤 그 틈을 이용해 맑음에게 약을 먹인 것이다.“지금부터 병원 보안을 더 강화해. 같은 일이 다시 생기면 안 돼. 또 이런 일이 벌어지면...”남우의 눈빛이 차갑게 내려앉았다. 몸에서 거센 분노가 느껴졌다.“이 병원도 더는 운영할 필요 없을 거야.”효찬과 직원은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남우의 말이 단순한 협박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남우라면 실제로 그렇게 만들 능력도 있었고, 실행할 사람이라는 사실도 잘 알았다.맑음은 남우가 누구보다 아끼는 딸이었다.담당 직원은 곧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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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그 뒤 며칠 동안 남우는 거의 병원을 떠나지 않고 계속 맑음의 곁을 지켰다.영은도 매일 병원에 머물며 남우와 조금이라도 가까워질 기회를 계속 만들었다.하지만 남우는 일부러 영은을 피하는 듯했고, 다가올 때마다 자연스럽게 거리를 뒀다.은희는 남우를 거의 떠올리지 않고 집에서 곡 작업에만 몰두했다.2주가 지나자 세준과 효찬에게 줄 곡도 거의 완성되어 갔다.그동안 남우는 한 번도 돌아오지 않았다. 예전의 생활로 되돌아간 것 같았다.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제 은희가 남우를 기다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기대하지 않으면 실망할 일도 없다. 은희는 오래전부터 알았던 사실이었다.곡을 쓰는 동안에는 식사하는 것조차 자주 잊었다.음악 안에 깊이 빠져 있으면 현실의 고통을 조금은 잊을 수 있을 것 같았다.은희는 자신을 비웃듯 웃었다. 자신도 이렇게나 약한 사람이었다.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세상을 떠난 딸 보미가 떠올랐다. 보미가 죽은 뒤 악몽은 거의 사라진 적이 없었다.딸에 대한 그리움도 날이 갈수록 더 깊어졌다....어느 날 오후, 은희는 자신도 모르게 예전에 가족과 함께 살았던 집까지 찾아왔다.조금 낡은 대문 앞에 서서 숨을 깊이 들이마신 뒤 대문을 밀어 열었다.집 안으로 들어서자 익숙한 공기가 온몸을 감쌌다.은희의 눈에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지금 은희가 살아가야 할 이유는 하나뿐이었다. 고씨 집안에 벌어진 사건의 진실을 밝혀 억울함을 푸는 것.은희는 한동안 멍하니 서 있다가 소파에 앉았다. 텔레비전에서는 평소 좋아하던 음악 프로그램이 나오고 있었다.리모컨 버튼을 별생각 없이 누르는 눈빛은 텅 비어 있었다.그러다 한 연예 뉴스가 시선을 붙잡았다. 화면에는 병원에 있는 남우와 영은의 모습이 나왔다.영은은 부끄러운 듯 웃으며 남우 곁에 서 있었다. 손에 든 티슈로 남우의 이마에 맺힌 땀을 다정하게 닦아주고 있었다.언뜻 봐도 다정한 연인처럼 보였다.남우는 깊이 잠든 듯 영은이 하는 대로 그대로 두고 있었다.맑음은 두 사람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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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대체 무슨 일이야? 너랑 하 대표는 도대체 어떤 사이인데? 전에 물었을 때는 원수 사이라고 하더니 이제는 소영은에게 숨겨 둔 아이가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잖아.]수애가 여러 질문을 한꺼번에 쏟아냈다.은희는 원래 수애에게 남우와의 관계를 밝힐 생각이 없었다.어차피 곧 이혼할 사이였기 때문이다.아직 이혼 전이었지만 수애가 계속 캐묻자 더는 버티기 어려웠다.[언니, 나랑 하남우 이야기는 좀 복잡해. 우린 결혼 사실을 숨기고 살았는데 지금은 관계가 완전히 끝났고 언젠가는 이혼할 거야. 영은이랑 그 아이는... 혼외 관계에서 생긴 아이라고 보면 돼.]상상도 못 한 이야기에 수애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예전에는 남우가 은희 같은 스타일을 좋아할 리 없다고 말한 적도 있었다.가시가 잔뜩 돋친 장미 같은 여자라고.그런데... 두 사람은 이미 결혼한 사이였고, 하진그룹의 실제 안주인은 은희였다.수애로서는 아무리 생각해도 충격적인 사실이었다. 자신이 좋아하던 유명인이 사실은 자기와 같이 일하는 은희의 남편이었다니...[세상에, 왜 진작 말 안 했어? 지금 기사들이 온통 난리잖아. 보고 있으니 내가 다 화가 나네.][네가 왜 하 대표를 나쁜 남자라고 했는지 이제 알겠다. 결혼한 사람이 다른 여자 만나고 있었던 거잖아. 나도 이제 하남우 안 좋아해.]은희는 씁쓸하게 웃었다.“그 사람은 처음부터 소영은을 좋아했어. 결국 나 혼자 좋아했던 셈이지.”‘나를 정말 싫어하겠지.’‘지금 나온 기사도 어쩌면 그 사람이 원하는 방향일 거고.’‘나랑 이혼하고 나면 소영은이랑 결혼하려고 벌써 준비하는 걸지도 몰라.’‘이제 좋아하지도 않는데 나는 왜 어리석게 아직도 이렇게 가슴이 아픈 거야.’은희는 감정을 눌러 삼키며 소파에 기대 눈을 감았다.먼저 효찬에게 완성한 곡을 전달한 뒤 세준에게도 가져다줄 생각이었다.악보를 챙겨 집 현관까지 갔을 때, 문을 열기도 전에 핸드폰이 다시 울렸다.은희는 수애가 또 걱정돼서 전화한 줄 알고 자연스럽게 전화받았다.“언니,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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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은희는 놀란 얼굴로 핸드폰을 더 세게 움켜쥐었다.두 사람은 이혼할 예정이 아니었던가.그런데 남우가 직접 결혼 사실을 공개했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한 짓인지 알 수 없었다.은희는 떨리는 목소리로 곧바로 물었다.“우리 이혼할 거잖아. 그런데 왜 이제 와서 결혼한 걸 공개해?”전화기 너머에서 남우가 차갑게 웃었다. 목소리에는 불쾌함이 조금 묻어 있었다.[내가 언제 이혼한다고 했어?]그 말에 은희는 더 혼란스러워졌다. 남우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무지 짐작할 수 없었다.은희는 입을 다문 채 대답하지 않고,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남우가 다시 물었다. [지금 어디야?]은희는 생각할 틈도 없이 대답했다. “예전에 우리 가족이 살던 집.”전화기 너머가 몇 초 동안 조용해지더니 남우가 짧게 말했다.[내가 데리러 갈게.]전화가 끊긴 화면을 바라보던 은희는 방금 장소를 순순히 말한 걸 뒤늦게 후회했다.‘나는 왜 순순히 어디 있는지 다 말해 버린 거야.’‘그리고 얼굴은 또 왜 뜨거워지는 건데?’스스로 한심하다고 생각하면서도 9년이나 사랑한 사람을 하루아침에 마음에서 지울 수는 없었다.하지만 그 작은 설렘에 오래 빠져 있지는 않았다.은희는 남우가 자신을 좋아해서 이러는 거라고 믿지 않았다. 분명 다른 목적이 있을 것이다.그래서 얌전히 그 자리에서 기다릴 생각도 없었다.그대로 남우를 기다려서는 안 됐다.은희는 집을 나와 먼저 효찬에게 곡을 전달하러 가기로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효찬의 집에 도착했다.초인종을 누르자 효찬이 문을 열었다. 은희를 본 눈에 약간의 놀라움이 스쳤다.조금 전까지 온라인 기사에서 보던 사람이 바로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은희 씨, 결혼 기사는 직접 공개하신 겁니까?”은희는 난감한 듯 고개를 저었다. 누구든 그 기사를 은희가 직접 퍼뜨렸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하지만 실제로 일을 벌인 사람은 가장 가능성이 적어 보였던 남우였다.은희도 아직 믿기지 않았다.“제가 아니에요. 그 사람이 직접 한 거예요.”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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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남우는 곧바로 방향을 바꿔 세준의 집으로 차를 몰았다....은희는 세준의 집 앞에 도착해 가볍게 문을 두드렸다.문은 금방 열렸다. 거실 안쪽을 본 은희가 그대로 멈칫했다. 세준이 한 여자와 서로 끌어안은 채 아주 가까이 붙어 있었다.잘못 찾아온 것 같다는 생각에 은희는 표정을 조금 굳히며 돌아서려 했다. 하지만 세준이 바로 발견하고 급히 불렀다.“형수님, 가지 마세요!” 세준은 옆에 있던 여자를 밀어내고 빠르게 은희 앞으로 다가가서 길을 막았다.곧이어 어색한 얼굴로 설명했다.“오해하지 마세요. 그냥 아는 사람이 놀러 온 거예요. 우리 아무것도 안 했어요.”‘아무것도 안 했다고?’‘대체 어딜 봐야 그렇게 보이는 건데...’“네...”은희는 무심한 표정으로 짧게 답했다. 애초에 세준의 사생활에는 관심이 없었다.지금은 곡만 전달하고 빨리 돌아갈 생각이었다.은희는 가방에서 악보를 꺼내 세준에게 건네며 담담하게 말했다.“도련님이 저한테 의뢰하신 곡이에요. 수정할 부분이 있으시면 나중에 말씀해 주세요.”말을 마치고 다시 돌아서려 했다.하지만 세준은 또 앞을 막으며 능글맞게 웃었다.“벌써 가려고요? 온 김에 같이 놀다 가요. 모처럼 왔잖아요.”은희는 불쾌한 듯 눈썹을 찌푸리며 거절하려 했다.그때 큰 소리와 함께 현관문이 거칠게 열렸다. 남우가 분노를 숨기지 않은 채 집 안으로 들어왔다.남우를 본 세준은 잠깐 멈칫했다가 장난스럽게 말했다.“어라? 형도 왔네.”남우의 시선이 은희의 팔을 잡은 세준의 손에 꽂혔다. 그동안 억누르던 화가 끝내 터졌다.남우는 몇 걸음 만에 다가와 아무 말도 없이 세준의 얼굴을 주먹으로 세게 쳤다.예상하지 못한 공격에 세준이 휘청이며 넘어질 뻔했다.“지금 뭐 하는 거야!”세준은 뺨을 감싸 쥔 채 화가 난 얼굴로 남우를 바라봤다.남우는 차갑게 세준을 노려보며 한마디씩 눌러 말했다. “네 형수한테서 손 떼!”낮고 차가운 목소리였다.은희도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랐다. 남우가 나타날 줄도 몰랐고,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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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할머니도 널 데려오라고 하셨어. 또 할머니 걱정하시게 하고 싶지는 않잖아.”남우가 은희의 귓가에 낮게 말했다.은희가 조금 망설이는 걸 보자 말을 이어 갔다.“할머니는 이제 결혼한 사실도 공개됐으니 제대로 성대한 결혼식을 올리자고 하셨어. 많이 기대하고 계셔. 너도 할머니 실망하게 하고 싶지는 않잖아.”‘제대로 된 결혼식을 다시 올린다고?’은희는 잠시 멍해졌다. 예전에는 그 결혼식을 수없이 꿈꿨다.결국 모든 기대를 버리고 포기했다.그런데 이제 와서 그 말을 들으니 콧날이 시큰해졌다.은희는 남우를 보며 씁쓸하게 웃었다.“우리 이혼할 거잖아. 이제 와서 결혼식이 왜 필요해? 필요 없어. 난 결혼식 같은 거 없어도 돼.”또 이혼 얘기였다. 남우는 ‘이혼’이라는 말만 들어도 기분이 상했다.남우는 잠깐 침묵하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난 할머니 말씀대로 할 거야. 결혼식은 반드시 해.”은희는 계속 민영순을 이유로 내세우는 남우를 이길 수가 없었다. 다시 따지려던 때 남우의 핸드폰이 울렸다.화면을 확인한 남우의 표정이 조금 풀리며 전화받았다.“맑음아?”전화기 너머로 맑음의 어린 목소리가 들렸다. 약간 울먹이는 것 같았다.[아빠, 은희 이모 보고 싶어. 너무 보고 싶어...]남우는 은희를 한 번 바라보고 전화에 대고 말했다. “맑음아, 울지 마. 아빠 지금 은희 이모랑 같이 있어. 바꿔 줄게.”남우는 핸드폰을 은희에게 건네며 조용히 말했다.“맑음이 너 보고 싶대.”‘맑음이... 나를?’오늘은 놀랄 일이 한둘이 아니었다.먼저 남우가 두 사람의 결혼 사실을 직접 세상에 알렸다.그다음에는 자신과 다시 결혼식을 하겠다고 했다.마지막으로 맑음까지 전화로 자신을 보고 싶다고 했다.하지만 은희는 오래 고민하지 않았다.곧바로 전화받아 아이에게 부드럽게 말했다. “맑음아, 은희 이모야.”[은희 이모, 진짜 보고 싶어. 나 보러 와 주면 안 돼?]전화기 너머에서 맑음이 애처롭게 부탁했다.은희의 마음은 바로 약해졌다. 영은은 싫어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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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이모, 그동안 어디 있었어? 나 매일 이모 보고 싶었어. 아빠가 이모랑 결혼할 거라고 했는데 진짜야?”은희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영은이 바로 옆에 있는데 그 딸이 앞으로 자신을 엄마로 맞게 된다고 말하고 있었다.어떻게 봐도 어색한 상황이었다.그런데 남우가 옆에서 대신 대답했다. “맞아, 맑음아. 앞으로 은희 이모가 네 엄마가 될 거야. 좋아?”맑음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기뻐했다.“진짜? 너무 좋아! 나 원래 은희 이모 같은 엄마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그 말을 들은 영은의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영은은 단지 맑음이 은희를 그리워한다는 걸 이용해 은희를 병원으로 불러내려 했을 뿐이었다.그런데 딸이 은희를 이토록 의지하고 좋아할 줄은 몰랐다. 질투로 미칠 것 같았다.‘그래, 언제까지 그렇게 다정한 척할 수 있는지 두고 보자.’영은은 은희가 맑음에게 간식을 꺼내 주는 모습을 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모든 일은 계획대로 흘러가고 있었다.영은은 이미 아침에 맑음이 먹은 죽에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약을 섞어 놓았다. 은희가 무엇을 하든 잠시 뒤 맑음에게 이상 반응이 나타나면 전부 은희에게 뒤집어씌울 생각이었다.매일 아침 자신이 맑음에게 죽을 챙겨 주는 건 늘 있던 일이어서 누구도 의심하지 않을 터였다.“이모, 이거 진짜 맛있어...”“맑음이 좋아하니까 다행이네. 다음에도 맛있는 거 많이 가져올게.”은희는 과자 봉지를 하나 열어 맑음에게 건넸다.맑음은 기분 좋게 받아 맛있게 먹었다.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맑음의 안색이 갑자기 새하얗게 변했다. 작은 손으로 머리를 꽉 감쌌다.“이모, 머리 아파...”맑음이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은희는 미간을 찌푸리며 급히 물었다.“맑음아, 왜 그래? 어디가 아파?”하지만 맑음은 대답할 수 없었다. 머리를 감싸 쥔 채 계속 울기만 해 어떤 질문에도 답하지 못했다.은희는 남우를 돌아봤다. “빨리 의사 불러!”남우도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라 곧바로 병실 밖으로 뛰어나가 의료진을 불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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