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에 남우의 분노가 터졌다. 남우는 곧바로 이섭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이섭은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고 입가에 피가 배어 나왔다.은희가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목소리까지 떨렸다. “하남우, 뭐 하는 거야! 그만해!”남우는 멈출 생각이 없어 보였다. 이섭을 싸늘하게 보며 비꼬았다. “강 대표도 고은희 좋아하잖아. 무슨 자격으로 나를 훈계해? 강 대표는 나보다 깨끗한 줄 알아?”이섭은 입가의 피를 손등으로 닦아 내고 차갑게 웃더니 그대로 남우에게 주먹을 돌려줬다.이섭은 오래전부터 그 한 대를 때리고 싶었다. 은희 몫까지 대신 돌려주고 싶은 마음이었다.“하 대표, 착각하지 마. 내가 은희 씨한테 느끼는 감정은 하 대표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야. 난 은희 씨의 재능을 존중해. 이성적인 마음은 처음부터 없었어.”평소의 남우였다면 믿지 않았을 말이었다. 곁에서 지켜보던 서영자도 남우의 막무가내인 태도를 참지 못했다.“저기요, 강 대표님이랑 은희 씨는 정말 친구 사이예요. 제가 계속 옆에서 봤으니까 알아요.”“사정도 안 듣고 먼저 주먹부터 쓰면 경찰 부를 수밖에 없네요. 여기서 또 그러지 마세요.”은희는 남우에게 더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 이혼까지 했는데도 예전처럼 제멋대로인 태도가 지긋지긋했다.‘이혼했으면 이제 소영은한테 가면 되잖아. 왜 여기까지 와서 또 나를 못살게 구는 거야.’아이를 잃지 않았다는 사실을 숨기고 있었기에 은희는 무의식적으로 배에 힘을 주며 이섭과 서영자 뒤쪽에 몸을 두었다.“괜찮아요?”이섭은 고개를 저으며 아무렇지 않은 듯 웃었다. “괜찮아요. 은희 씨, 신경 쓰지 마요.”남우의 입안에는 피 맛이 짙게 번졌지만 가슴속 통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눈앞의 여자, 이제 전처가 된 은희는 다른 사람의 상처는 걱정하면서 남우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은희가 남우를 향해 돌아섰다. 목소리는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대체 뭘 원하는 거야? 우린 이미 이혼했어. 왜 이렇게 와서 내 삶을 흔들어? 내 아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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