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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hat ng Kabanata ng 이제 당신을 버릴 차례: Kabanata 191 - Kabanata 200

301 Kabanata

제191화

물론 아직은 민영순의 추측일 뿐이었다. 아직 확실한 것은 아니었다.“은희야, 너 이제 그 동네에 계속 있으면 안 돼. 남우를 노리는 사람들이 네가 남우를 도운 것도 알게 됐잖아. 아무리 둘이 이혼했다고 해도 너까지 건드릴 수 있어.”“네가 남우랑 더 얽히기 싫어하는 건 할머니도 알아. 그래도 그거랑 우리 사이는 다른 문제잖니. 할머니는 예전부터 너를 내 친손녀처럼 아꼈어.”“이런 일까지 벌어졌는데 널 혼자 두면 할머니가 어떻게 마음 놓고 살겠니. 할머니랑 같이 돌아가자.”민영순은 눈물을 보이며 붙잡았다. 솔직히 사심도 조금 있었다. 본가 쪽이 안전하기도 했고, 가까이 지내다 보면 남우와 은희 사이에 아주 작은 가능성이라도 다시 생길지 모른다는 마음이었다.“할머니, 조금 생각해 볼게요.”은희는 단번에 거절하지 않았다. 지금 머무는 곳이 위험해진 건 사실이지만 남우와 다시 엮이는 것도 원치 않았다.“난 본가에 안 들어가.”그때 남우가 한마디 보탰다. 은희가 본가로 가는 걸 원한다는 뜻이 분명했다. 민영순까지 옆에서 계속 설득하자 은희는 결국 한숨을 내쉬었다.“알았어요. 할머니 말씀대로 할게요.”은희가 마음을 바꾼 건 남우의 한마디 때문은 아니었다. 그 말이 결정을 내릴 마지막 명분이 되어 줬을 뿐이었다.뱃속에는 아직 아이가 있었다. 그리고 지금 이 동네는 더 이상 안전하지 않았다.게다가 은희가 계속 머물면 주민들까지 또 위험에 휘말릴 수 있었다.은희가 받아들일 줄 몰랐던 남우는 조금 놀란 듯했다. 힘겹게 입가를 올려 아주 옅게 웃었다....세준은 고급스럽게 꾸며진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 굳은 표정에는 분노가 가득했다.앞에 선 부하 몇 명은 고개를 숙인 채 숨소리조차 크게 내지 못했다. 방 안에는 숨이 막힐 만큼 무거운 공기가 내려앉아 있었다.“쓸모없는 것들!” 세준이 책상을 세게 내리치며 일어났다. “그 간단한 일 하나를 못 끝내? 내가 너희를 왜 그 돈을 주고 쓰는 건데!”부하 한 명이 겁먹은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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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화

영은은 원래부터 은희를 싫어했다. 이번 일에 끌어들이기에는 가장 이용하기 쉬운 사람이었다.세준은 곧 영은을 찾아갔다. 전에 크게 틀어진 뒤 사실상 협력 관계가 끊긴 상태였으니, 다시 손을 잡으려면 먼저 대화부터 해야 했다.세준은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초인종을 눌렀다. 오래 지나지 않아 문이 열렸다.단정한 홈웨어 차림의 영은은 세준을 보자 눈썹을 살짝 올렸다. 비꼬는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어쩐 일이세요? 저를 다 찾아오시고.”세준도 영은이 일부러 빈정거린다는 걸 알고 있었다.“오늘은 제안 하나 하려고 왔어. 고은희를 상대하는 일이야.”영은은 잠깐 굳었다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전에는 제가 고은희 건드리는 걸 그렇게 막으셨잖아요?”영은이 은희에게 손을 댄 일로 세준과 크게 다툰 뒤 두 사람은 거의 함께 움직이지 않았다.다만 세준이 영은의 약점을 쥐고 있었기에 완전히 등을 돌릴 수는 없었다.명백한 비아냥이었지만 세준은 개의치 않고 짧게 비웃었다.“굳이 이유까지 캐물을 필요 있어? 지금은 목표가 같잖아. 그럼 손잡는 게 낫지.”영은은 가볍게 웃으며 옆으로 비켜 세준을 집 안으로 들였다.소파에 앉은 영은은 느긋하게 다리를 꼬았다.“그래도 궁금하네요. 왜 갑자기 마음이 바뀌셨어요? 혹시 고은희가 보내서 오신 건 아니죠?”그럴 가능성이 없다는 건 영은도 알고 있었다. 그저 세준의 입으로 이유를 듣고 싶었다.세준이 직접 은희를 공격하려 한다는 사실 자체가 영은에게는 반가운 일이기도 했다.세준은 맞은편 소파에 앉아 다소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사람 마음은 계속 변해. 고은희가 계속 내 계획을 망쳤지만, 난 여러 번 기회를 줬어. 그래도 계속 내 앞길을 막는다면 나도 더 봐줄 이유는 없지.”원하던 답을 들은 영은은 눈썹을 올리고 손에 든 와인잔을 가볍게 흔들었다.“고은희가 하남우를 살려서 화가 나신 건 아니고요?”최근 남우가 습격당한 사건이 있었다는 건 영은도 알고 있었다. 그 배후에 세준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짐작하고 있었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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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화

남우는 병원 침대에 누운 채 한 장의 명단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하진그룹의 주요 임원들과 하씨 집안 안팎의 핵심 인물들 이름이 적혀 있었다.이번 습격으로 남우는 틀림없이 내부에 정보를 넘긴 사람이 있다는 걸 확신했다. 그것도 꽤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었다.남우는 명단을 차갑게 훑었다. 누구에게든 동기와 가능성은 있었다.하진그룹의 오래된 임원들과 고문들은 겉으로는 충성을 말했지만 남우의 자리를 노리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남우도 잘 알고 있었다.집안 일을 처리하느라 자리를 비웠던 효찬도 돌아왔다. 일이 아직 남긴 했지만 더는 그곳에 머물지 않기로 했다.누군가 일부러 효찬을 멀리 떼어 놓은 뒤 남우를 노렸을 가능성이 높았다.그래서 남우가 습격당했다는 소식을 듣자 효찬도 더 지체하지 않고 돌아온 것이다.“효찬아.” 남우가 낮게 불렀다. “이 명단에 있는 사람들 최근 동선하고 연락 내역 다시 확인해. 특히 오래된 임원들. 사소한 움직임까지 다 확인해야겠어.”은희가 없었다면 지난번 남우는 지난번 공격에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효찬이 물었다. “내부에서 움직였다고 보는 거야?”남우가 싸늘하게 웃었다. “보는 게 아니라 확신해. 내 동선을 내부에서 흘리지 않았으면 저 사람들이 그렇게 정확하게 날 찾을 수가 없어.”효찬은 남우가 자신을 의심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도 지난번에는 효찬이 신원을 확인해 은희에게 괜찮다고 알려 준 뒤 침입자들이 들어온 일이 있었다.직접 배신한 건 아니어도 결과적으로 책임이 있었고, 상황만 보면 의심받을 여지도 충분했다.효찬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절대 너 배신 안 해. 그건 네가 알잖아.”굳이 과장된 충성 맹세를 할 필요도 없었다. 효찬은 남우를 똑바로 바라보며 자기 뜻을 분명히 전했다.남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 너는 믿어. 은희 말고 내가 끝까지 믿을 사람도 너야.”그 말을 들은 효찬은 잠시 대답을 고르지 못했다. 정작 남우는 오랫동안 은희를 제대로 믿지 못했다.“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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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화

남우는 테이블 상석에 앉아 차갑게 사람들을 훑었다. 몸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지만 오늘만큼은 직접 내부 문제를 정리할 생각이었다.“다들 오셨으니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남우의 목소리는 낮고 단호했다. “오늘 모신 이유는 하진그룹과 우리 집안 전체를 흔들 수 있는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서입니다.”몇몇 고문과 임원들이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 그룹 전체를 흔들 문제라는 말만으로도 사안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었다.남우가 말을 이었다. “아시다시피 얼마 전 저는 습격을 당했습니다. 계획도 치밀했고 제 동선까지 정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내부에서 정보를 넘긴 사람이 있다는 뜻이죠. 조사 결과 그 사람이 누군지도 확인했습니다.”말이 끝나자 회의실 공기가 눈에 띄게 무거워졌다.몇몇 사람은 남우와 시선이 마주칠까 봐 고개를 숙였다.배신자가 확인됐다고 직접 밝힌 이상 오늘 회의는 책임을 묻기 위한 자리일 것이다.남우의 시선이 이원에게 꽂혔다. “이원 상무님, 하실 말씀 있습니까?”이원의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대표님,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는 오랫동안 하진그룹을 위해 일했습니다. 제가 왜 대표님을 배신하겠습니까?”남우는 비웃으며 보고서를 탁자 위로 밀어 던졌다. “최근 동선, 하세준 전무와 몰래 만난 기록, 제 일정이 외부로 넘어간 경로까지 다 들어 있습니다. 여기까지 나왔는데도 계속 부인할 겁니까?”보고서를 확인한 이원의 안색이 잿빛으로 변했다. 다리에 힘이 풀린 듯 의자에 주저앉았다.‘분명 하세준이랑 완벽하게 처리했다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여기까지 찾아낸 거지?’남우는 냉정하게 말했다. “그룹 핵심 임원이 외부 세력과 손잡고 대표의 동선을 넘겨 살해를 시도하게 했습니다. 이 정도면 회사 내부 징계뿐 아니라 형사 책임까지 져야 한다는 건 아시겠죠.”이원은 다급하게 자리에서 내려와 고개를 숙였다. “대표님, 제가 잠깐 잘못 판단했습니다. 한 번만 기회를 주십시오!”세준은 어떤 상황에서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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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화

세준은 이미 자취를 감춘 뒤였다.일이 들통났다는 걸 알아차리자마자 바로 숨어 버렸다.남우는 이원과 관련된 증거를 확보했지만 세준은 훨씬 빠르게 움직였다. 추적당할 만한 흔적도 거의 남기지 않았다.세준 역시 아무 준비 없이 일을 벌인 사람은 아니었다.남우를 노린 계획이 실패하기 전부터 남우가 끝까지 추적할 거라는 걸 예상했다.그래서 들키기 전에 도망칠 준비를 미리 해 두었다.마침 세준은 영은과 다시 손을 잡은 상태였다. 영은 뒤에는 오래전부터 정체를 드러내지 않은 후원자가 있었다.세준도 그 존재는 알고 있었다. 다시 협력하기로 한 뒤 영은이 그쪽 연락선을 세준에게 연결해 줬다.정체불명의 후원자는 신원을 철저히 감추고 있었다. 영은조차 상대의 정확한 배경은 알지 못했다.다만 이전에 도움받은 일을 보면 자금과 인맥 모두 상당한 힘을 가진 쪽이라는 건 분명했다.세준은 직접 손잡아 본 적이 없어 완전히 믿지는 못했다.그럼에도 상대는 세준이 협력하기만 하면 다시 일어설 자금과 기반을 마련해 주고, 언젠가는 하진그룹 경영권을 되찾을 기회까지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했다.지금 세준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거의 없었다. 결국 그 정체불명의 후원자를 믿는 쪽으로 배팅하기로 했다.남우 역시 세준을 찾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효찬아.” 병실 침대에 앉은 남우의 안색은 아직 좋지 않았지만 눈은 날카로웠다. “하세준의 행방은?”효찬은 고개를 저었다. “움직임을 깨끗하게 지웠어. 아직 숨은 곳은 못 찾았어. 다만 이 도시권 밖으로 빠져나갔을 가능성은 있어.”남우가 차갑게 웃었다. “도망가면 끝인 줄 아나 보네. 계속 찾아. 반드시 끌어내.”효찬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그런데 뒤에서 누가 도와주는 것 같아. 하세준 혼자 힘으로 이 정도까지 흔적을 없애기는 어려워.”남우의 눈이 가늘어졌다. “누가 뒤를 봐주고 있다고?”“그래. 하세준을 통째로 숨길 정도면 평범한 쪽은 아니야.” 효찬의 목소리도 무거웠다.남우는 잠깐 생각하다 차갑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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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화

은희 옆에도 누군가 있었다.하지만 방 안이 너무 어두워 얼굴을 전혀 알아볼 수 없었다.분명 은희와 다른 한 사람을 함께 납치해 온 것이었다.‘같이 잡혀 온 이 사람은 누구지?’오래 지나지 않아 문이 열렸다. 바깥의 희미한 빛이 방 안으로 조금 스며들었다.“둘 다 정신 들었어?”쉰 목소리가 들렸다.은희가 고개를 들자 얼굴을 가린 남자 하나가 문 앞에 서 있었다.이상하게 낯설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누구인지 바로 떠오르지 않았다.“목적이 뭐야?”은희가 차갑게 물었다. 이미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다.남우에게 원한을 가진 사람, 어쩌면 전에 남우를 죽이려 했던 세력과 관련된 자일 수도 있었다.“나한테 목적이 뭐냐고?”남자가 낮게 웃었다.“뭐라고 생각해?”쉰 목소리를 들을수록 은희는 더 강한 위화감을 느꼈다.남자가 곧 얼굴을 가리고 있던 것을 벗었다. 얼굴을 확인한 은희의 눈이 크게 뜨였다.세준이었다.남우가 그렇게 찾고 있던 세준이 은희를 납치해 온 것이다.“너도 내가 널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잖아. 그래서 네가 내 일을 몇 번이나 망쳤어도 지금까지는 넘어가 줬어.”“그런데 지난번에는 내가 거의 다 성공한 일을 네가 망쳤지. 덕분에 지금 난 숨어 다니는 처지가 됐고.”“내가 널 좋아한다고 해서 언제까지 내 앞길을 막아도 된다고 생각했어?”세준은 그동안 눌러 두었던 분노를 은희에게 한꺼번에 쏟아냈다.은희는 세준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말을 그저 집착 섞인 허세 정도로만 생각해 왔다.그런데 세준은 정말로 은희에게 뒤틀린 감정을 품고 있었다.그렇다고 은희가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은 아니었다.“난 한 번도 네 마음을 받아들이겠다고 한 적 없어.”맞는 말이었다.세준이 한때 아무 조건 없이 은희 편을 들어줬어도 은희가 세준을 좋아한 적은 없었다.처음부터 끝까지 세준의 일방적인 감정이었다.세준이 비웃었다.“그래, 넌 형만 좋아했잖아. 하남우가 네 뱃속 아이까지 잃게 했는데도 결국 하남우를 살렸고.”그 말에 은희는 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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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화

“대체 뭘 원하는 거야?” 남우는 분노를 억누르며 차갑게 물었다.남우에게 밀려오는 감정은 분노보다 후회에 가까웠다. 이런 일이 벌어지기 전에 은희를 더 철저하게 지켜야 했다.세준이 어디에 숨었는지만 쫓을 게 아니라 은희 쪽 경계부터 강화해야 했다.어쩌면 세준이 일부러 흔적을 감춘 것 자체가 오늘처럼 남우를 협박할 판을 만들기 위해서였을지도 몰랐다.[내가 뭘 원하냐고?]세준이 더 크게 웃었다. [형은 늘 자기가 냉정하고 이성적이라고 생각하잖아. 그럼 골라 봐. 고은희랑 소영은, 둘 중 한 명만 살릴 수 있어. 시간이 별로 없어.]어릴 때부터 남우는 늘 세준보다 빛나는 사람이었다. 세준은 그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왜 항상 형이어야 해? 하씨 집안에서 제일 위에 서는 사람은 나일 수도 있잖아.’세준은 아주 어릴 때부터 언젠가는 남우를 넘어설 거라고 마음먹었다.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남우보다 앞서지 못했다. 그 기억이 떠오르자 세준은 주먹을 세게 쥐었다.핸드폰 너머로 은희의 힘없는 목소리가 들렸다. [하남우, 난 신경 쓰지 마. 소영은부터 구해.]은희는 이번 일조차 남우와 이어지는 이유가 되기를 원치 않았다.남우를 너무 깊이 미워했기에 죽는 한이 있어도 남우에게 구원받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그런데 마음 한구석에는 다른 감정도 남아 있었다. 은희는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남우가 결국 영은과 자신 중 누구를 선택할지 알고 싶었다.그때 영은이 겁에 질린 듯 울먹였다. [남우야, 나 좀 살려줘. 나 죽기 싫어.]영은은 남우가 자신을 선택할 거라고 믿었다. 남우에게 자신은 여전히 생명의 은인으로 기억되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래도 완전히 확신할 수는 없었다.남우는 눈을 감았다. 오래전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졌던 기억이 떠올랐다. 남우는 그때 자신을 위험 속에서 구해 준 사람이 영은이라고 믿고 있었다.그 은혜를 남우는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었다. 어떤 방식으로든 반드시 갚겠다고 스스로 약속했었다.하지만 은희는 전혀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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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화

은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남우에게는 침묵 너머로 은희의 마음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가슴이 거칠게 죄어 와 숨을 쉬기 힘들었다.“하세준, 약속은 지켜.” 남우가 얼음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소영은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네가 한 것보다 백 배로 돌려줄 거야.”[걱정 마, 형. 난 한 말은 지켜.]세준은 오래 기다린 장면을 직접 만든 사람처럼 들떠 있었다. [대신 고은희의 안전까지 약속한 적은 없잖아.]통화가 끊기자 남우는 병실에서 벌떡 일어났다. 안색이 새하얗게 질렸다.머릿속에는 한 가지뿐이었다. ‘은희를 구해야 해! 무슨 일이 있어도...’“효찬아!” 남우가 크게 불렀다.효찬이 곧바로 문을 열고 들어왔다. “왜?”“사람 전부 움직여. 하세준 통화 위치부터 추적하고 경찰에도 바로 협조 요청해. 이동 가능성이 있는 주요 길목도 확인해 달라고 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은희부터 찾아야 해.”효찬은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바로 할게.”남우는 제자리에 서서 주먹을 꽉 쥐었다.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렸다.남우에게는 다른 선택이 없었다. 영은에게 빚졌다고 믿는 목숨만큼은 반드시 갚아야 했다.하지만 은희 역시 절대로 잃을 수 없었다.“은희야, 조금만 버텨...”영은도 살리고 은희도 살릴 것이다. 남우는 둘 다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같은 시각, 어두운 방 안에서 세준은 은희를 보며 비웃었다.“들었지? 하남우는 다른 사람을 골랐어. 넌 그 사람한테 별로 중요한 존재가 아닌가 봐.”은희는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가슴이 찢기는 것처럼 아파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그래도 머리로는 남우의 선택이 이해됐다.남우는 늘 영은을 특별하게 여겼다. 그런 남우가 영은을 선택한 건 예상에서 크게 벗어난 결과도 아니었다.그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는데도 직접 확인하고 나니 마음은 생각보다 훨씬 아팠다.은희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비웃는 듯한 눈으로 세준을 바라봤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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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화

세준의 부하들은 은희를 억지로 어두운 방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방에는 코를 찌르는 소독약 냄새가 가득했다. 주변에는 낡은 의료용 장비들이 놓여 있어 허술하게 꾸민 처치실처럼 보였다.은희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손바닥에는 식은땀이 배어 나왔고 머릿속에는 계속 최악의 상황이 그려졌다.‘대체 뭘 하려는 거야. 여기서 날 고문하다가 죽이려는 건가?’‘설마 몸에 무슨 짓을 하려는 건 아니겠지.’생각할수록 끔찍한 상상만 늘어났다.“대체 뭘 하려는 거야?”은희는 몸을 비틀어 벗어나려 했지만 양손이 단단히 묶여 있어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다.세준이 차갑게 웃으며 가까이 다가왔다. 눈빛에는 정상적이지 않은 흥분이 번져 있었다.“내가 뭘 하려는지 궁금해? 한번 맞혀 봐. 아주 재미있는 걸 준비했거든. 아마 오래 기억하게 될 거야.”‘재미있는 것?’은희는 그 말을 듣자 속이 뒤집히는 것 같았다.세준은 은희를 차가운 금속 침대 위로 거칠게 밀었다. 등이 단단한 판에 부딪치며 통증이 올라와 은희가 낮게 신음했다.주변에는 세준의 사람들이 서 있었다. 혼자 힘으로 빠져나갈 길은 보이지 않았다.“네가 처음부터 내 마음을 받아 줬다면 일이 여기까지 오지는 않았어.”세준은 싸늘하면서도 기이할 만큼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손을 뻗어 은희의 뺨을 만지려 하자 은희는 역겨움을 느꼈다.“그런데 넌 끝까지 남우를 선택했지. 내 일을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망쳤고. 내가 널 얼마나 원망하는지 알아?”은희는 이를 악물고 최대한 침착하려 애썼다.“너 지금 제정신 아니야. 이런 짓 계속하면 네 인생만 더 망가져.”“제정신이 아니라고?”세준이 크게 웃었다. 조롱과 광기가 뒤섞인 웃음이었다.“맞아. 나도 이제 정상 아니야. 그런데 누가 이렇게 만들었는데? 하남우는 왜 항상 다 가져야 해? 왜 사람들은 전부 하남우 편에 서는 건데? 너까지 결국 하남우를 선택했잖아!”그 말을 듣고 은희는 세준이 왜 이렇게까지 망가졌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모든 감정의 밑바닥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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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화

은희는 주사기를 뚫어지게 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대체 무슨 약이야?”세준의 미소가 더 기괴해졌다. 손에 든 주사기를 천천히 흔들어서 은희에게 보여주었다.“아주 특이한 약물이라고 들었어. 겉으로는 뚜렷한 상처를 남기지 않고, 일반적인 검사만으로는 원인을 바로 특정하기도 어렵다더군. 다만...”세준은 일부러 말을 끌며 잔인하게 웃었다.“몸이 실제로 다친 것처럼 극심한 통증과 혼란을 느끼게 만든대. 겉으로 흔적이 거의 없어도 당사자는 견디기 힘들 만큼 괴롭겠지.”은희의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다. 정체가 무엇이든 정상적인 약일 리 없었다.세준이 이런 것까지 준비했다는 사실은 은희에게는 엄청난 두려움으로 다가왔다.“너 정말 미쳤어. 왜 이런 짓까지 하는 거야?”“왜냐고?”세준의 목소리가 갑자기 높아졌다. 눈에는 뒤틀린 증오가 가득했다.“네가 고통스러워하는 걸 눈앞에서 보면서도 하남우가 아무것도 못 해서 무기력하고 비참하게 만들고 싶으니까.”“제일 소중한 사람을 잃을까 두려워하는 기분을 하남우도 느껴 봐야 해. 네가 그렇게 남우를 사랑한다면 대신 견뎌 봐.”말을 마친 세준은 은희의 팔을 거칠게 붙잡았다. 부하가 들고 있던 주삿바늘이 은희의 팔로 다가왔다.은희는 필사적으로 몸을 비틀었지만 손발이 묶여 있어 빠져나올 수 없었다.“하세준, 너도 반드시 대가 치를 거야. 하남우도 절대 가만있지 않을 거고!”은희의 목소리는 쉬어 있었다. 공포와 긴장 때문에 말끝까지 떨렸다.세준은 차갑게 웃었다. 준비해 둔 약물이 결국 은희의 몸 안으로 들어갔다.“대가? 하남우더러 와 보라고 해. 이제 하남우가 나한테 뭘 할 수 있는지 나도 보고 싶으니까.”약물이 들어간 뒤 은희의 몸이 심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의식이 흐려지고 시야가 일그러지는 듯했다. 멀리서 세준의 웃음소리가 들렸다.“고은희, 잘 버텨 봐.”버티라는 말과 달리 은희를 기다리는 건 통증과 공포뿐이었다.은희는 이 몸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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