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뭐라구?"시어머니가 기가 막힌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단 한 번도 자신에게 이토록 모질게 군 적 없던 서진이었다.그 상황을 지켜보던 수현이 잽싸게 머리를 굴렸다. 그대로 쫓겨나 비참해지느니, 이 상황을 이용해 시어머니의 환심을 확실하게 잡는 게 이득이었다.수현은 잔뜩 굳어 있는 시어머니의 눈치를 슬쩍 살피더니, 이내 가식적인 미소를 지으며 다정하게 말을 건넸다."어머니, 제가 눈치 없이 너무 오래 있었나 봐요. 저랑 같이 나가요. 제 차로 편하게 집까지 모셔다드릴게요.“수현은 씩씩거리며 분을 삭이지 못하는 시어머니의 팔짱을 부드럽게 끼었다. 그러고는 시어머니의 기분을 풀어주려는 듯, 특유의 가느다랗고 애교 섞인 목소리로 속삭였다."어머니, 가시는 길에 제가 아주 유명한 디저트 카페에서 맛있는 거 사드릴게요. 속상해하지 마세요, 어머니."수현의 영악하고 여우 같은 대처에 시어머니는 그나마 상했던 기분이 조금 풀리는 듯, 서진을 향해 날카롭게 팩 쏘아붙였다."유서진, 오늘 엄마 정말 실망했어. 그깟 일로 엄마를 내쫓아? 내 오늘 수현이 얼굴 봐서 참는 줄 알아라! 수현아, 가자.“시어머니가 거칠게 씩씩거리며 신발을 신자, 수현은 문을 나서기 전 마지막으로 서진을 돌아보았다. 여전히 얼음장처럼 싸늘하게 굳어 있는 서진의 표정을 살피며, 수현은 끝까지 가련하고 배려심 넘치는 여자를 연기했다."서진아, 미안해. 내가 오늘 눈치가 좀 없었어. 설아 씨 많이 아픈 것 같은데 잘 간호해 주고…… 내일 회사에서 이야기하자. 어머니, 어서 가요.“수현은 끝까지 서진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듯 살뜰한 멘트를 남긴 채, 시어머니를 부축하듯 이끌고 집을 나섰다.쾅-!현관문이 닫히며 집안을 무겁게 짓누르던 지독한 소음이 마침내 완전히 사라졌다.정적이 찾아온 거실에 덩그러니 남겨진 서진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하…….“서진은 거칠게 머리를 쓸어 넘기며 굳게 닫힌 안방 문으로 시선을 돌렸다.자신의 손바닥에 남아 있는 설아의 불덩이 같은 체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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