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예원이 사라진 지 꼬박 한 달이 지나서야, 박지호는 무언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처음에 그는 강예원이 그저 자신과 밀당이라도 하려는 줄 알았다. 시답잖은 수작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끝내 어떤 방법으로도 강예원과 연락이 닿지 않자, 그제야 조금씩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강예원의 예전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모두 강예원을 최근에 보지 못했다고 말할 뿐이었다.박지호는 짜증스럽게 전화를 끊고는 서재로 향했다.컴퓨터를 켜고, 강예원의 은행 계좌 내역을 조회했다.화면에는 박지호가 줬던 블랙카드의 사용 내역에는 여전히 아무것도 찍혀 있지 않았다.강예원이 떠날 때 챙겨간 것은 오로지 자신이 모아 둔 저축뿐, 박씨 가문의 돈에는 단 한 푼도 손대지 않았다.“흥, 겁도 없이...”박지호가 냉소를 흘리며 컴퓨터를 껐다.‘강예원, 결국 모두가 다시 너를 찾아 나서게 할 생각인 건가?’‘이런 유치한 수작은 이제 안 통해.’...다음 날 아침 식사 자리에서 박유환과 박소연이 유치원 일로 재잘거리는 동안, 심은정은 상냥하게 아이들 그릇에 반찬을 집어 주며, 가끔 고개를 들어 박지호에게 다정한 미소를 보냈다.이 광경은 겉보기엔 더없이 화목하고 아름다웠지만, 이상하게도 박지호는 무언가 중요한 것 하나가 빠진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다음 주에 유치원에서 가족 운동회가 열리는데, 아빠랑 은정 이모가 같이 와줄 수 있어요?”박소연이 반짝이는 눈으로 물었다.“물론이지.”박지호는 무의식적으로 대답하고 나서 잠시 머뭇거렸다.“예전에는 누가 너희랑 같이 참가했지? 엄마였나?”두 아이의 얼굴에 동시에 역겨운 표정이 스쳤다.“맞아요. 하지만 우리는 엄마 오는 거 싫어요.”박유환이 입을 삐죽 내밀었고, 작은 얼굴에는 냉담한 표정이 역력했다.“맨날 집에만 틀어박혀 빨래하고 밥만 했잖아요. 밖에도 잘 안 나가고, 꾸밀 줄도 모르고... 그래서 우리는 엄마가 오는 게 별로였어요.”“맞아요!”박소연도 맞장구쳤다.“은정 이모는 항상 예쁘게 하고 오니까 친구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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