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이후, 고시우와 민희는 서점의 단골손님이 되었다.거의 주말마다 두 사람은 한두 시간씩 서점에 머무르며 시간을 보냈다.민희는 구석의 작은 소파에 얌전히 앉아 그림책에 푹 빠져들었고, 고시우는 의학 전문서 한 권을 골라 민희 곁에서 조용히 읽었다.강예원이 차를 한 잔 타 주면 고시우는 정중하게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고, 민희도 고맙다는 인사를 한 뒤 이내 다시 책 속으로 빠져들었다.어느 화창한 토요일, 고시우가 강예원에게 연락해서 민희를 놀이공원에 데려가자고 제안했다.“예원아, 같이 가자.”고시우는 안경을 살짝 밀어 올리며 진심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민희가 계속 같이 가고 싶다고 하더라고.”강예원은 처음엔 거절하려 했지만, 잔뜩 기대에 찬 민희의 눈빛을 보는 순간, 차마 거절할 수 없었다.놀이공원은 사람들로 북적였다.민희는 왼손으로는 고시우의 손을, 오른손으로는 강예원의 손을 꼭 잡은 채 신나게 이리저리 뛰어다녔다.회전목마도 타고, 범퍼카도 탔으며, 함께 줄을 서서 대관람차에도 올랐다.관람차가 가장 높은 지점에 다다랐을 때, 민희는 갑자기 먼 곳의 구름을 가리키며 말했다.“우리 엄마는 저기 살고 있어요.”강예원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고시우는 민희를 조용히 품으로 끌어안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는 하늘에서 민희를 지켜보고 계셔. 그리고 우리 민희가 매일매일 행복하길 바라신단다.”민희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갑자기 강예원을 돌아보며 물었다. “언니가 민희 엄마 하면 안 돼요?”순간 공기가 얼어붙었다.강예원은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고시우가 황급히 수습하려 끼어들었다.“민희야, 그런 말 함부로 하는 거 아니야.”“함부로 한 말 아니에요!”민희의 작은 얼굴이 새빨개졌다.“저 언니 좋아해요! 언니도 민희 좋아하잖아요.”강예원은 고집 센 그 어린 표정을 바라보며, 문득 박소연을 떠올렸다.그 아이 역시 한 번 마음먹은 일은 끝까지 밀어붙이곤 했다.“언니도 민희를 정말 좋아해.”강예원이 다정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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