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네스 오빠, 오빠는 왜 그렇게 맨날 진지해?무슨 생각을 그렇게 열심히 해? 꼭 묘생 다 산 할아버지처럼 말이야."어둑한 차고 안,오래된 담요 위에서 내 그루밍을 받던 블랑이갑자기 몸을 돌려 내 턱 끝을 제 분홍색 솜방망이로 툭툭 치며 물었다.귀가 잘 들리지 않는 녀석은 내가 내는 골골송의 진동을 온몸으로 느끼며,오드아이 눈동자를 호기심으로 가득 채운 채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난 실제로 세상을 많이 살았으니까 그렇지. 인간들의 그 부질없는 자존심 싸움이나 밀당을 보고 있으면 참 한심하다는 생각밖에 안 들거든. 그냥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말하면 될 것을 왜 저렇게 돌아서 가는지 원."나는 짐짓 무게를 잡으며 나지막하게 야옹거렸다.비록 내 목소리가 블랑의 귀에 완벽하게 전달되지는 않겠지만,내 목의 떨림과 눈빛만으로도 내 뜻은 충분히 전해질 터였다."에이, 재미없어! 난 인간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오늘이 제일 재밌는걸! 비가 와서 하늘이 쿵쾅거릴 때는 무서웠지만, 지금은 오빠랑 이렇게 따뜻한 곳에 있는 것도 좋고, 아까 먹은 연어 트릿 맛도 아직 입안에 남아있고! 난 그냥 기네스 옆에 있는 게 제일 좋아!"블랑은 철없는 아기 고양이처럼 천진난만하게 웃으며,내 까맣고 두툼한 젤리 발 위에자신의 하얗고 말랑한 솜방망이를 살포시 겹쳐 올렸다.흑과 백의 선명한 대비가 달빛이 새어드는 차고 바닥에 비쳤다.녀석의 발바닥에서 전해지는 미세하고 따뜻한 떨림이내 가슴속 가장 깊은 곳을 간지럽혔다.철이 좀 없으면 어떤가,세상의 소리를 조금 못 들으면 어떤가.묘생 5회차를 사는 동안 수많은 영리하고 도도한 고양이들을 만나봤지만,내 앞에서 이토록 순수하게 온 마음을 열고 웃어주는 존재는블랑이 처음이었다.녀석의 결핍은 오히려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가장 투명한 사랑을 만들어내고 있었다."블랑, 넌 참 대책 없이 밝아서... 그래서 다행이다."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블랑의 코끝에 내 코를 가볍게 맞대며깊은 '코 인사'
Last Updated : 2026-07-1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