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시절, 윤우성은 해외에 있었다.단지 강세아의 입을 통해, 자신에게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여학생이 있다는 이야기만 전해 들었다.이름이 정현주라고 했다.국제 교류 발표회에서 윤우성은 처음으로 정현주를 만났다.정현주는 유창한 어학 실력으로, 당당하면서도 겸손하게 자신의 의견을 펼쳐냈다.발표가 끝난 뒤, 직접 다가가 인사를 건네려던 순간, 명찰에 적힌 이름을 보고 걸음을 멈췄다.바로 이 아이가 강세아의 자리를 빼앗은 사람이었다.그 사실을 알게 된 강세아는 오히려 신이 나서 말했다.“네가 저 여자 한번 꼬셔 봐. 끝까지 잘못 없다고 우기던 꼴이 얼마나 재수 없었는지 몰라.”“남자친구한테 제대로 속았다는 걸 알게 되면 그때도 저렇게 태연할까?”“우리 내기할래?”그때는 정말 무슨 마법에 홀린 사람처럼 그 말도 안 되는 내기를 받아들였다.하지만 일 년, 또 일 년이 지나며 함께하는 시간이 쌓일수록 윤우성의 마음은 점점 더 무거워졌다.내기는 마치 머리 위의 시한폭탄 같았다.초침이 째깍째깍 움직이지만, 언제 터질지는 몰랐다.강세아가 언제 진실을 정현주에게 말해 버릴 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그러던 어느 날, 강세아는 가짜 혼인신고서를 두 장 준비해 왔다.예전처럼 정현주의 실패를 비웃기 위해서였다.그 순간, 윤우성은 오히려 오랫동안 짊어졌던 짐을 내려놓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진작에 현주에게 진실을 말했다면, 모든 것이 다시 시작될 수 있지 않았을까?’정현주가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하며 SNS에 올리려던 그 순간, 결국 그 말을 내뱉고 말았다.그리고 지금, 윤우성은 죽을 만큼 후회하고 있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품고 있던 희망은, 이제야 폭발한 시한폭탄이 되어 윤우성을 처참하게 찢어 놓고 있었다.윤우성은 멍하니 식장을 둘러봤다.이 결혼식은 정현주가 자신들과 강세아에게 되돌려준 복수극이었다.하지만 정현주와 평생을 함께하고 싶다는 자신의 마음만큼은 거짓이 아니었다.윤우성은 사람들의 비난을 받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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