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경환은 의사의 권고를 듣지 않고 곧장 병원을 나와 집으로 돌아갔다.따뜻했던 아파트가 텅 빈 공간으로 남은 것을 보자 가슴을 덮고 있던 불안이 온몸으로 번졌다.거실과 침실, 서재 어디에도 원희연의 물건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원희연은 도경환의 생활에서 완전히 사라졌다.도경환은 밤바다에서 방향을 잃은 배처럼 막막했다. 무엇부터 해야 할지도 알 수 없었다.친구들에게 원희연과 연락해 보라고 했지만, 원희연은 도경환과 관련된 사람을 모조리 차단한 뒤였다.도경환과 확실하게 선을 긋겠다는 뜻이었다.단호한 태도 앞에서 도경환은 완전히 평정심을 잃었다.이성을 붙잡지 못한 도경환은 낫지도 않은 손을 끌어안고 하린시 곳곳을 돌아다녔다.함께 갔던 공원, 원희연이 예쁘다고 했던 오래된 골목, 자주 다니던 요가원까지...어디에서도 원희연을 찾을 수 없었다.도경환은 하루 밤낮을 꼬박 쉬지 않았다. 다시 아침이 밝자 마지막 희망을 품고 원희연이 다니던 회사로 찾아갔다.그곳에서야 예전 동료에게 원희연의 행방을 들을 수 있었다.“희연 씨는 아마 고향으로 내려갔을 거예요.”‘고향, 청온시?’도경환은 망설이지 않고 청온시로 가는 가장 빠른 항공편을 예약했다.박지석은 다급한 모습을 보고 옆에서 말렸다.“경환아, 너 아직 상처도 다 안 나았잖아. 지금 당장 쫓아갈 필요는 없지 않아? 어디 있는지 알았으니 몸부터 회복하고 가도 괜찮아.”박지석이 걱정해서 하는 말이라는 걸 도경환도 알았다. 하지만 더는 한때도 기다릴 수 없었다.마음이 완전히 식어 관계를 놓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실망이 쌓이는지 도경환만큼 잘 아는 사람은 없었다.이미 5일을 흘려보냈다. 더 늦으면 다시 붙잡을 가능성은 거의 사라질 것이다.도경환은 모두의 만류를 뿌리치고 비행기에 올랐다.청온시에 도착하자 비서가 알아낸 주소를 보내왔다.도경환은 박지석과 곧장 그곳으로 향했다. 몇 번이나 초인종을 눌렀지만 안에서는 아무 반응도 없었다.집에 없는 모양이었다.두 사람은 아파트 입구에서 한낮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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