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윤이 후부로 돌아왔을 때 엉망이었던 뜰은 이미 말끔히 정리되어 있었다. 하지만 소은영은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은 채 처소 문을 굳게 닫아 두고 있었다.서정윤은 개의치 않고 서재로 가서 먹을 갈고 붓을 들었다.종이를 마주하자 가장 먼저 조서연이 떠올랐다.그는 한때 눈썹먹으로 그녀의 눈썹을 그려 주었다.그는 한때 오직 그녀만 바라보며 그 얼굴을 마음 깊이 새겼다.그의 마음은 한때 뜨겁게 타올라 온통 그녀로 가득했다.하지만 이제 두 사람은 그가 손쓸 틈도 없이 조서 한 장으로 무정하게 갈라서고 말았다.서정윤은 붓끝을 종이에 댔다."내 부인 소은영은 후부에 들어오기 전부터 전 부인 조씨를 괴롭혀 조서연이 조서를 청해 나와 부부의 연을 끊게 만들었다. 후부에 들어온 지 사흘도 되지 않아 집안을 어지럽히고 부덕을 저버렸으며, 대의를 알지 못하고 그 자리에 걸맞은 덕도 갖추지 못했다. 이에 이 글로 소은영과의 연을 끊으니, 오늘부터 나 서정윤과 소은영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그는 한 획 한 획 힘주어 써 내려갔고, 마지막 글자를 쓸 때는 붓끝이 종이를 파고들 만큼 힘을 주었다.종이를 접은 서정윤은 소은영의 방으로 가 문을 벌컥 열었다.소은영은 여전히 고집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후작, 또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저는 이미 마음을 정했습니다. 오늘 떠나겠습니다!"옆에는 짐을 다 꾸린 보따리가 놓여 있었고, 서정윤은 그것을 무심히 한 번 바라보았다."그래, 떠나거라."소은영은 하려던 말을 잇지 못한 채 믿을 수 없다는 듯 서정윤을 바라보았다."후작, 뭐라고 하셨습니까?"서정윤은 미리 쓴 문서를 탁자 위에 던졌다."떠나라고 했다, 소은영."그녀는 종이를 집어 펼쳤다.자신을 내치는 문서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 온몸의 피가 얼어붙는 것 같았다.'어째서 갑자기 나를 내치려는 것이지?'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후작, 제가 후부에 들어온 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내치려 하십니까? 제가 조씨를 괴롭혔다니, 대체 무슨 말씀이십니까?"서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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