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방문이 조심스럽게 열렸다. “영애님.” 아까 그 시녀였다. 얼굴은 여전히 창백했지만, 애써 침착한 척하며 말을 이었다. “공작님께서 찾으십니다. 지금 바로요.” 세실리아는 숨을 골랐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었다. 원작 속 세실리아의 아버지, 에델하르트 공작은 냉정하고 계산적인 인물이었다. 딸을 사랑하기보다는 딸을 도구로 여기는 쪽에 가까웠다. 그런 그가 지금, 다급하게 자신을 찾는다는 것은 결코 좋은 신호가 아니었다. “무슨 일 때문인지 아니?” “그게……” 시녀가 말끝을 흐렸다. 그러다 결국 목소리를 낮춰 속삭였다. “북부 대공께서 다녀가셨다는 소식이 벌써 성 안에 퍼졌습니다. 게다가.” “게다가?” “공작님께서, 그 일을 전혀 모르고 계셨던 눈치셨어요. 대공께서는 아무런 방문 절차도 없이 그냥, 곧장 영애님 침실로 오셨다고 합니다.” 세실리아는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 북부 대공이 아무 통보도 없이 공작가에 들어와 그대로 자신의 방까지 왔다는 것. 그것은 단순한 결례가 아니었다. 제국의 서열과 예법을 완전히 무시한, 거의 선전포고에 가까운 행동이었다. 그리고 그 모든 책임은, 고스란히 세실리아에게 돌아갈 터였다. 공작의 집무실 문 앞에 서자 세실리아는 자신도 모르게 숨을 참았다. 이 방에 들어가는 순간부터가 진짜 무대라는 걸 알고 있었다. 여기서 한 마디라도 잘못하면, 원작보다 훨씬 이른 시점에 몰락이 시작될 수도 있었다. * 똑똑- 이윽고 문이 열렸다. 책상 앞에 앉은 남자는 생각보다 젊어 보였다. 은빛 머리카락, 날카로운 눈매. 세실리아와 닮은 듯 닮지 않은 얼굴이었다. 에델하르트 공작은 딸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그저 서류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낮게 물었다. “북부의 대공이 왜 여기까지 왔지?” “…저도 잘 모릅니다, 아버지.” “모른다라.” 공작이 처음으로 고개를 들
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6-07-08 อ่านเพิ่มเติ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