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방으로 돌아왔을 때는 노을이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두 사람 사이에 말은 많지 않았다. 정확히는, 선우가 말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따지고 보면 두 사람은 할 건 다 한 사이였다. 이 얼마나 드라마틱하고 감격스러운 전개인가! 그런데도. “선우 씨.” “네!” 대답이 너무 우렁차게 튀어나왔다. “괜찮습니까?” “무, 물론이죠? 안 괜찮을 이유가 있나요.” 있었다. 가능하다면 방금 전의 자신을 무라노 운하에 살짝 밀어 넣고 싶은 심정이었다. 내가 먼저 키스했어! 그것도 그냥 입술만 갖다 댄 게 아니었다. 멀쩡히 눈앞에 서 있는 남자의 목덜미를 잡고, 제 쪽으로 끌어당겨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렇게 충동적인 사람이었던가, 제가. 고백은커녕 좋아한다는 말 한마디도 제대로 못 해서 십 년 넘게 속을 끓였던 사람이 바로 자신인데! “그런데 왜 저를 안 봅니까?” 왜겠어요. 선우의 얼굴이 화르륵 불탔다. “아까부터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합니까?” 방금 키스한 장면을 복기하는 것만으로도 바쁜데, 문제는 복기할수록 새로운 사실이 발견된다는 거였다. 나. 이 사람을. 조…좋아……. “Forza, entrate! Non restate lì impalati!” (빨리 들어와! 문간에 그렇게 멀뚱히 서 있지 말고!) 생각이 결론을 짓기도 전에, 마르코가 문 안쪽에서 고개를 쑥 내밀었다. “Marco, calma. Sono passati appena venti minuti.” (마르코, 진정해요. 겨우 20분 지났잖아요.) “Venti minuti?! Per te, forse! Io ho aspettato abbastanza da diventare vecchio!” (너한테나 그렇겠지! 난 기다리다 늙어 죽을 뻔했어!) 마르코의 성화에 에단이 작게 웃었다. “성격이 급한 사람입니다.” “본부장님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요.” 선우가 작게 받아쳤다. “은근히 사람을 재촉하시잖아요.” “그건 선우 씨 때문이죠.”
Huling Na-update : 2026-10-09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