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응급실의 공기는 밤새 식지 않은 소음으로 가득했다. 소독약의 알싸한 냄새 사이로 희미한 피 냄새가 섞여 들었고, 끊임없이 울리는 모니터음과 다급하게 오가는 발걸음, 낮게 새어 나오는 신음과 울음이 뒤엉켜 있었다.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목 안쪽까지 달라붙는 듯한 불쾌한 감각. 선우는 제대로 숨도 쉬지 못한 채 복도를 달렸다. 구두 굽이 바닥을 연달아 찍었다. 탁, 탁, 탁. 응급실 안쪽으로 들어서자 각종 기계음이 한꺼번에 귀를 때렸다. 삐— 삐— 누군가의 다급한 목소리. 바쁘게 오가는 의료진. 그리고 그 한가운데. “……아빠.” 선우의 발이 멈췄다. 창백한 얼굴. 가슴 위로 오르내리는 이불. 옆에서 쉼 없이 숫자를 토해내는 모니터. 순간 선우의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어떻게. 갑자기 이런 일이. “김선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리자 권윤오가 서 있었다. 셔츠 소매는 걷혀 있었고 넥타이는 느슨하게 풀려 있었다. 머리카락도 평소보다 조금 흐트러져 있었다. 거짓말처럼 공포가 가라 앉았다. “어떻게 된거야?” “숨 좀 골라.” 단단한 손이 선우의 어깨를 붙잡았다. 그제야 선우는 자신이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아빠…… 아빠 괜찮은 거야?” 목소리가 떨렸다. “대동맥판막 협착증이야.” “…….” “예전부터 판막이 좁아져 있으셨는데, 오늘 갑자기 심장에 과부하가 오신 것 같아.” 윤오가 모니터를 한 번 확인했다. “약물 처치가 빨라서 일단 응급 상황은 넘겼어.” 안도감이 전신을 휘감자 다리에 힘이 풀릴 것 같았다. 그 순간 윤오가 선우의 팔을 잡아챘다. “하…….” 떨리는 숨이 입술 사이로 새어 나왔다. “윤오 아니었으면 정말 큰일 날 뻔했어.” “엄마.” 선우의 엄마가 벌게진 눈으로 윤오의 손을 꼭 붙잡았다. “아버지 쓰러지는데, 당장 생각나는 사람이 윤오더라.” “……”
Zuletzt aktualisiert : 2026-08-12 Mehr le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