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부장님은 왜 저예요?”에단의 잔이 입술 앞에서 멈췄다.“…….”이번에는 선우도 피하지 않았다.술기운 때문인지, 폭풍 때문인지, 아니면 이 남자가 만들어낸 이상할 만큼 안전한 침묵 때문인지 모르겠다.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질문이었다.“회사에 저보다 유능한 사람 많잖아요.”목소리가 조금 작아졌다. 선우가 잔 가장자리를 손끝으로 문질렀다.“루시 씨처럼 진짜 프로인 사람도 있고.”잠시 숨을 삼켰다.“그런데 왜 굳이…….”선우가 에단을 바라봤다.“저예요?”에단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손에 들고 있던 잔을 천천히 내려놓았다.달그락.작은 소리가 오두막 안에 또렷하게 울렸다.불꽃이 한 번 크게 일렁였다.그제야 선우는 알아차렸다.에단의 얼굴에서 조금 전까지 남아 있던 느슨한 미소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을.“…….”“…….”그는 무릎을 세운 채 벽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주황빛 불길이 날카롭게 정돈된 옆얼굴을 스쳐 지나갔다.한동안 아무 말도 없었다.“……나도.”에단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낮은 목소리였다.“지금의 선우 씨처럼 흔들리던 때가 있었습니다.”선우의 눈이 조금 커졌다.에단은 여전히 불꽃을 바라보고 있었다.“아르벨라라는 이름은 달고 있었지만, 정작 내가 뭘 위해 여기까지 왔는지는 몰랐어요.”짧은 웃음이 흘렀다.웃음이라기보다 오래된 기억을 비웃는 소리에 가까웠다.“해야 할 일은 넘쳤고
Zuletzt aktualisiert : 2026-08-23 Mehr le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