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손목을 뒤집어 칼끝을 심장께로 겨누더니, 망설임 없이 그대로 찔러 넣었다.순식간에 피가 솟구치며 월백색 속적삼이 붉게 물들었고, 칼을 쥔 손에도 피가 번졌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연풍은 미간 하나 찌푸리지 않았다. 손목에 힘을 주어 살점 한 조각을 도려내자, 술사는 황급히 옥그릇을 들어 그와 함께 흘러나온 심장의 피를 받아냈다."가져가서 술법을 행해라. 오늘 밤, 반드시 그녀를 만나야 한다."뜨거운 피가 담긴 옥그릇을 들고 있는 술사의 손은 가을바람 속 낙엽처럼 떨렸고, 얼굴은 하얗게 질려 있었다.서강은 달려와 아버지의 끊임없이 흐르는 상처를 작은 손으로 힘껏 눌렀다. 따뜻한 피가 그의 손가락을 붉게 물들이자, 아이는 거의 정신을 잃을 정도로 울었다."아버지! 아버지, 이러지 마세요! 이러다 정말 죽어요! 정말 죽을 거란 말이에요!”서연풍은 고개를 숙여 눈물로 얼룩진 아들의 작은 얼굴을 바라보더니 피 묻은 손가락으로 아이의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살며시 닦아주었다. 손길은 한없이 다정했지만, 그의 눈빛은 텅 빈 허공에 머물러 있었다."강아, 두려워하지 마라.""아버지는... 그저 네 어머니를 한번 만나고 싶은 것뿐이다.""그곳은 춥지 않은지... 어둠이 무섭지는 않은지 물어보고 싶구나.""그리고... 언제쯤 집으로 돌아올 것인지 묻고 싶다."심장의 피를 바쳤고, 술법도 끝났다.서연풍은 사흘 밤낮을 내리 잠들었다. 고열은 가라앉지 않았고, 어의들은 몇 번이나 고개를 저었다.나흘째 아침, 그는 눈을 떴다.눈빛은 맑았지만, 그 안에는 죽은 듯한 회색빛 적막만이 가득했다.없었다.꿈속에는 아무것도 없었다.이채이도 없었고, 그 기묘하고 낯선 세계도 없었다. 오직 끝없이 펼쳐진 어둠과 그 끝에 자리한 깊은 우물, 차가운 빛을 머금은 그 우물만이 있었다.술사는 그날 밤 받은 상금을 챙겨 흔적도 없이 도망쳤지만 서연풍은 사람을 보내 뒤쫓지 않았다.그는 그저 이채이의 침상에 조용히 누워 천장의 복잡한 무늬만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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