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이는 본래 이 세계에 속한 사람이 아니었다.7년 전, 막 수능을 끝낸 그녀는 친구와 함께 산 정상에 올라 캠핑을 하며 백 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칠성연주를 기다리고 있었다. 별빛이 이어져 하나의 선을 이루던 순간, 그녀의 눈앞이 캄캄해졌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녀는 전혀 낯선 고대의 거리 한복판에 서 있었다.수중에는 한 푼도 없었고 말조차 통하지 않았다. 하마터면 이방인으로 몰려 불에 타 죽을 뻔했던 가장 절망적인 순간, 그녀는 개선하여 상경하던 섭정왕 서연풍을 만나게 되었고, 그대로 그의 손에 이끌려 왕부로 들어왔다.그는 그녀에게 입을 옷을 마련해 주었고, 먹을 것을 챙겨 주었으며, 이 세계의 글자를 가르쳐 주었다. 그렇게 그녀를 조금씩 귀하게 길러 주었다.시간이 흐르자 경성에는 이런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차갑고 무정하기로 이름난 섭정왕이 어디서 왔는지도 모를 어린 여인을 지극히 아낀다고, 어쩌면 어린 신부로 키우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다.이채이는 그 소문을 듣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서연풍이 그 말을 듣고 자신을 오해할까 두려워, 서둘러 그를 찾아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왕야, 그 말들은 제가 퍼뜨린 것이 아닙니다!"당시 책을 읽고 있던 서연풍은 그 말에 눈을 들어 한동안 그녀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그것은 이채이가 처음 보는 그의 웃음이었다. 그 웃음은 얼어붙은 강물이 녹아내리는 듯했고, 눈이 부실 만큼 아름다웠다."어째서 그리 놀라느냐? 그들이 틀린 말을 한 것도 아니다."그녀가 눈을 크게 뜨자, 그는 한 글자 한 글자 또렷하게 말했다."그들의 말이 사실이다.""수년 동안 전쟁터를 누볐으니 이제 가정을 꾸릴 때도 되었다. 처음에는 단정하고 현숙한 여인을 아내로 맞을까, 아니면 경국지색의 미인을 맞을까 생각했지. 하지만 너를 만나고서야 알았다...""내가 마음에 둔 사람은, 너처럼 영리한 여인이었다는 것을.""채이야." 그가 물었다. "내 왕비가 되어 주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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