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서 지내며 알게 된 새로운 사실 하나는 칼데론이 무화과를 꽤 좋아한다는 것. 달콤한 향에 이끌려 발걸음이 멈춘 곳은 주방이었다. 그곳에는 무화과가 한가득 쌓여있었고.익숙한 색, 익숙한 크기, 익숙한 향. 현실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모습이 이상할 만큼 반가웠다.타나는 잘 익은 무화과 하나를 집어 들고, 코끝에 가져다 댔다. “와.. 진짜 똑같네.”그 모습을 지켜보던 시녀들이 스리슬쩍 시선을 주고받았다. 군주가 아르켈에서 데려온 인간 여자.소문으로만 떠들던 존재가 바로 눈앞에 서 있었으니. 누군가는 부러움이 담긴 눈으로, 또 누군가는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혹시.. 군주님께서 잼도 좋아하시나요?”시녀 하나가 조심스럽게 답했다.“아니요, 늘 생과육만 찾으십니다.”“음... 주방에 혹시 설탕이 있나요?”“네, 물론입니다.”세상에, 설탕이 있어?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겪어온 이곳 세상도 뭐, 별반 다르지 않았다. 먹고, 자고, 일하고. 마족이든 인간이든 사는 건 다 거기서 거기였다. 타나의 눈이 반짝이자 눈치가 빨랐던 시녀들이 하나둘 자리를 내어주었다.군주가 아끼는 여자라 들었으니 그리할 수밖에. “고맙습니다!”타나는 작은 무쇠 냄비를 불 위에 올려 무화과를 듬뿍 썰어 넣고는 설탕을 섞어 한쪽 방향으로 천천히 저었다.거품이 올라오면 걷어내고, 과육이 익어 뭉개지고, 농도가 진해질 때까지 한참을 말이다. “아, 죄송한데.. 레몬도 있을까요?”“예, 아가씨.”마지막으로 레몬즙까지 싸서 넣자 향이 한층 더 또렷해졌다.한 김 식히고 투명한 유리병에 넣어 마무리까지 끝내자 왜 이렇게 어깨가 으쓱거리는지.주방을 나선 타나는 잼이 담긴 유리병이 소중한 무언가라도 된 듯 가슴께이 끌어안고는, 성안을 돌아다니며 두리번거렸다.“어디 계시는 거지?”회의실, 응접실, 왕좌로 이어지는 복도까지. 그 어디에도 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얼른 무화과 잼을 먹는 모습이 보고 싶은데. 먹고는 어떤 표정을 지을지 너무도 궁금한데. 그러다
Last Updated : 2026-07-1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