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넓은 정원을 하염없이 거닐던 중, 삐옥삐옥 거리는 신비로운 새소리가 귓가에 메아리쳤다.소리는 정확하게 열여섯 번. 아..! 이게 바로 그 팔색조가 알려주는 시간이구나. 그럼 아직 네 시네? 맞지?“흠, 근데 아무리 봐도 돌아가는 상황을 도통 모르겠단 말이야.”저택이라고 하기엔 너무 넓었고, 사원이라기엔 또 평범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와가 있는 궁전 쪽에 더 가까웠다.그것도 겁나게 갑부인, 천국에서의 대통령이 살법한.‘앗? 그럼 설마.. 아까 그 목소리 주인 양반네 집?’아직은 아무런 답이 서질 않았다.이곳에서 적응해 나가려면, 보다 더 많은 것을 정확하게 파악해야지.그래야 살아남는다. 그래야 훗날을 도모할 수 있다. ‘맞다, 벨리오!’ 벨리오는 쌀쌀맞긴 했지만, 분명 친구라고 했었다.현실에선 아니었지만, 이곳에선 믿을만한 친구이길 바라며 벨리오를 만났던 곳, 딱 봐도 주방으로 보였던 곳으로 황급히 걸었다.주방 안, 벨리오는 작은 화덕 앞에 앉아 무언가를 끓이고 있었다.사방팔방 달콤한 향으로 가득 찬 공간, 미주는 능글맞은 얼굴로 벨리오의 옆자리에 털썩 앉았다.“벨리오!”“뭐야? 휴가라더니?”“소식 한번 빠르네.”상체를 기울여 주전자 안을 바라보자, 안에는 잘게 썬 과일로 보이는 것들이 보글보글 끓고 있었다. 꿀을 넣었나? 향이 왜 이렇게 달콤해?“향이 좋네. 입맛 돈다.”“폐하께서 즐겨 드시잖아.”“폐하, 맞아.”“존함만 들어도 가슴이 웅장해. 너도 그렇지?”난 모르는데? 그 존함이 뭔지? “그럼! 웅장하지! 네가 그 웅장한 기분을 더 느끼게 해줄래?”스리슬쩍 눈치를 보던 벨리오가 작게 웃었다. “오르테아스님, 만세!”아오..! 이름 외우다 머리 터지겠네 이거. 이름이 죄다 왜 이 모양이냐고. 설미주와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이름들의 향연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단어들이 입에 붙기는커녕 머릿속은 자꾸만 실타래처럼 꼬여만 갔다.그래도 하나 확실한 건, 오르테아스의 딸이 세쟈르 공주라는 것. “그, 그래.
최신 업데이트 : 2026-07-14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