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지희는 아주 길고 긴 꿈을 꾸었다.꿈속 주인공들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노지희는 꿈속의 사람들이 바로 자신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과 같은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꿈속에는 김주훈과 이름은 같지만 성은 다른 한 남자가 있었다.남자는 가난한 대학생이 아니라 SS그룹의 후계자였고, 집안을 떠나고 후계자 승계까지 포기했다.그러면서까지 자신과 이름은 같지만 성은 다른, 어려서부터 몸이 약했던 여자아이를 끝까지 키워 준 사람이자 가장 아끼는 삼촌이었다.남자는 그 여자아이를 키웠고, 넘칠 듯한 사랑을 주었으며, 별을 원하면 따다 줄 만큼 극진히 사랑으로 키웠다.8살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남자는 무려 10년 동안 여자아이를 키웠지만 여자아이는 염치도 없이 그 남자를 이성적인 감정으로 사랑하게 되었다.아무도 여자아이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고, 그건 누구보다 여자애를 아껴 주던 삼촌인 그 남자도 마찬가지였다.서주훈이라는 남자는 순식간에 여자아이에게 주었던 모든 관심과 사랑을 끊기 시작했다.끊임없이 맞선을 보기 시작했으며, 마침내 모든 조건이 탐탁한 약혼녀를 집으로 데려왔다.서주훈은 그렇게 하면 여자아이가 포기할 것으로 생각했다.하지만 훗날 진지희라는 소녀가 강도를 만나 집 안에서 여러 차례 칼에 찔렸을 때도 가장 먼저, 그리고 유일하게 떠올린 사람은 여전히 서주훈이였다.진지희는 서주훈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남자는 받지 않았다.그날 서주훈은 약혼녀가 열이 났으니 하루 종일 곁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서주훈은 도대체 언제부터 진지희를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게 된 걸까?아마도 진지희가 용기를 내 고백했던 바로 그날부터였던 것 같았다.서주훈은 점점 진지희를 차갑게 대했고, 결국 그 여자아이는 죽어버렸다.그리고 시신은 범인에 의해 옷장 안에 유기되었다.진지희는 끝내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삼촌의 마지막 얼굴조차 보지 못했다.진지희의 영혼은 오랫동안 본인 시신의 곁을 줄곧 떠나지 못했다.영혼에게는 감정이 없는데도 노지희는 이상하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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