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석빈은 의미심장한 눈으로 심영지를 한 번 쳐다보고는, 비서와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심영지는 그의 뒷모습을 힐끗 보고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하준호를 따라 다시 사람들을 상대했다.병원에 도착한 부석빈은 곧바로 검사를 받고 약과 링거 처방을 받았다.제때 알레르기 약을 먹은 덕에 상태는 심각하지 않았다. 링거를 맞자 피부에 올라왔던 발진도 금세 가라앉았다.비서가 수납을 마치자, 부석빈은 곧바로 비서를 퇴근하게 했다.부석빈은 홀로 병실에 남아 핸드폰만 만지작거렸다.병실 밖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들려왔다.부석빈이 고개를 들자, 진미령이 허둥지둥 병실로 뛰어 들어왔다.진미령은 잔뜩 걱정스러운 얼굴로 호들갑을 떨었다.“석빈 씨, 알레르기 올라왔다며? 깜짝 놀랐잖아. 지금은 좀 어때?”부석빈은 그저 차가운 눈으로 진미령을 바라보았다. 그는 며칠째 진미령을 아예 상대하지도 않았다.지난 한 달 동안 진미령은 수시로 BH그룹에 드나들며 마치 안주인인 양 행동했다.비서실의 젊고 예쁜 여직원들은 어김없이 진미령의 표적이 됐다. 뒤에서 은근히 괴롭히고 협박하는 바람에, 결국 오래 근무한 여직원 두 명도 버티지 못하고 회사를 떠났다.일주일 전에는 몰래 부석빈을 미행하기까지 했다.그가 집을 비운 사이에 아파트에 몰래 숨어들더니, 알몸으로 이불 속에 들어가서 유혹하려 들었다.무엇보다 부석빈은 결정적인 사실 하나를 알아낸 상태였다.지금 눈앞에서 가식적으로 걱정하는 진미령을 보며, 부석빈은 코웃음을 쳤다.“내가 아파서 온 거야, 아니면 심영지가 돌아왔다는 소식 듣고 네 자리 뺏길까 봐 달려온 거야?”진미령의 얼굴이 순간 일그러졌다. 하지만 이내 애써 억울하고 가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당연히 석빈 씨가 걱정돼서 왔지! 난 당신 약혼녀인데, 어떻게 내 진심을 의심할 수가 있어?”부석빈에게 남아 있던 마지막 인내심마저, 지난 한 달 동안 진미령이 벌인 온갖 일들 때문에 진작에 바닥난 지 오래였다.부석빈은 차갑게 쏘아붙였다.“진미령, 너도 잘 알다시피 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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