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병실 문이 열렸다.시어머니가 백설연의 부축을 받으며 다급히 병실 안으로 들어왔다.“현길아! 지희가 병원에 실려 왔다고 들었는데, 대체 무슨 일이야?”백설연은 병상에 누워 있는 나를 힐끗 바라보더니, 그 눈빛에 순간 기쁨이 스쳐 지나갔다.하지만 곧바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뀌었고, 눈시울을 붉힌 채 유현길을 바라봤다.“오빠, 언니는 괜찮아? 현우는 찾았어. 다 오해였어. 현우 때문에 언니를 너무 원망하지는 마. 언니도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을 거야.”백설연의 목소리를 들은 유현길은 벌떡 일어서더니, 그 여자를 얼음장처럼 차가운 시선으로 노려봤다.곧 시어머니도 옆에서 거들었다.“그래, 현길아. 지희 성격이 좀 안 좋은 건 사실이잖아. 애도 못 낳는 처지니까 설연이를 질투하는 마음이 들 수도 있지. 적당히 타이르고 말면 되는 거야.”유현길이 두 주먹을 꽉 움켜쥐자, 손가락 마디에서 우두둑 소리가 났다.“어머니.”유현길의 목소리가 떨렸다.“지희가 유산했어요.”한 글자 한 글자, 힘겹게 내뱉는 말이었다.시어머니는 그대로 얼어붙었고, 믿을 수 없다는 듯 입을 벌린 채 내 배를 바라봤다.“유, 유산이라고? 지희 임신했었어? 언제?”백설연의 얼굴도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고, 자기도 모르게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유현길은 고개를 돌려 백설연을 바라봤다.그 눈에는 더 이상 예전의 애정도, 이해도 남아 있지 않았다.“오후에 지희가 미친 사람처럼 널 때렸다고 했지? 현우를 지희가 납치했다고도 했고.”백설연은 시선을 피하며 더듬더듬 변명했다.“나, 나는 그냥 그렇게 생각한 것뿐이야. 현우가 없어져서 너무 조급했어…”“그렇게 생각했다고?”유현길이 한 걸음 앞으로 다가섰고, 두 눈은 새빨갛게 충혈되어 있었다.“네 추측 하나 때문에 내가 내 손으로 내 아이를 죽였어!”백설연은 겁에 질려 울음을 터뜨리며, 손을 뻗어 유현길의 소매를 붙잡으려 했다.“오빠, 난 정말 지희 언니가 임신한 줄은 몰랐어. 그 아이가 없어졌어도 현우가 있잖아! 현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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