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오로라는 이미 병원에 도착해 있었다. 전날 밤 알렉스와 함께 있었던 탓에, 그녀는 불필요한 만남은 최대한 피하고 있었다. 특히 알렉스와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일만큼은 더더욱 피하고 싶었다.오로라는 한참 전부터 책상 앞에 앉아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며 눈앞에 줄지어 선 건물들을 보고 있자니, 머릿속은 온통 복잡했다. 알렉스와 니콜, 그리고 시댁 식구들이 자신에게 벌인 일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가장 현명하게 이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었다.정말 미칠 노릇이었다.오로라는 자신이 대놓고 이용당하고 있다는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 자존심과 자존감이 무참히 짓밟힌 탓인지, 스스로가 한없이 바보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더 끔찍한 것은 따로 있었다.분명 자신이 피해자인데도, 정작 결혼 생활이 이 지경에 이른 가장 큰 책임이 자신에게 있는 것처럼 몰리고 있었다.“오로라… 들어가도 돼?”똑똑.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오로라의 복잡한 생각이 단번에 끊겼다.고개를 돌리자 문밖에 앨든이 서 있었다. 그는 특유의 환한 미소를 지은 채 그녀의 허락을 기다리고 있었다. 방금 자신이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애타게 기다리는 듯한 모습이었다.“응, 들어와.”앨든은 손에 갈색 종이봉투를 들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그것을 오로라의 책상 위에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아직 아침 안 먹었지?”오로라는 피식 웃었다.또 아침 식사 얘기라니.“그걸 어떻게 알았어?”혹시 앨든에게 육감이라도 있는 걸까?오로라가 아직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는 걸 어떻게 알았는지 신기할 따름이었다. 사실 그녀는 집에 더 오래 머물고 싶지 않았다. 무엇보다 알렉스를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오늘 아침 일찍 병원에 오는 걸 봤거든. 곧장 여기로 들어가더라. 그래서 네가 밥도 안 먹었을 것 같아서 특별히 닭죽을 사 왔어.”그 말을 들은 순간, 오로라의 마음이 스르르 녹아내렸다.모두가 각자의 일로 바쁜 와중에도, 누군가는
Last Updated : 2026-08-18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