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이 서아의 뺨에 가볍게 입을 맞추자, 첫째 민준이가 단정한 작은 턱시도 차림으로 걸어 들어왔다. 민준이의 손에는 어제 서아와 함께 만든 알록달록한 종이 상자가 들려 있었다. "엄마, 아빠한테 드릴 진짜 반지 상자예요. 내가 꼭쥐고 있다가 아빠한테 전달할게요." 민준이의 기특한 말에 이슬은 가슴 깊은 곳에서 울컥하는 감동을 느꼈다. 평생 사지와 어둠만을 오가던 전사였던 그녀의 삶에, 이 세 아이는 그 어떤 훈장보다 소중한 기적이었다. 이슬은 민준이와 서아, 그리고 아기 의자에 앉은 막내 예준이까지 품에 꼭 끌어안았다. "고마워, 얘들아. 엄마가 평생 너희 곁을 지켜줄게." "나도 엄마랑 아빠 평생 지켜줄 거야!" 민준이가 씩씩하게 대답하자 주방 안은 천진난만한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그때, 주방 문가에서 낮은 발소리가 들려왔다. 맞춤 제작된 차콜 그레이 톤의 턱시도를 완벽하게 차려입은 승우가 서 있었다. 딱 벌어진 어깨와 날렵한 턱선, 그리고 깊고 청명한 눈동자가 어우러져 상류층의 품격과 서늘한 지성을 동시에 뿜어내고 있었다. 승우는 아이들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은 뒤, 이슬에게로 걸음을 옮겼다. 그의 시선은 이미 아침 햇살 아래 서 있는 이슬의 모습에 완전히 매료되어 있었다. "준비는 잘 되고 있습니까, 내 약혼녀님?" 승우의 낮고 우아한 목소리가 이슬의 귓가를 간지럽혔다. 승우는 자연스럽게 이슬의 허리를 두 팔로 감싸 안아 자신의 가슴팍으로 바짝 끌어당겼다
Huling Na-update : 2026-10-14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