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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알파의 비밀 서재: Chapter 91 - Chapter 100

133 Chapters

내 전남편이 내 인턴이라고? 1

던의 시점나는 딕슨을 잊기 위해 6년이라는 세월을 보냈다. 그러다 지원자 명단에 그의 이름이 불쑥 나타났고, 잘못 읽은 것이 틀림없다고 확신하며 몇 초 동안 멍하니 화면을 응시했다.딕슨.동명이인일 것이다. 한때 내 남편이었던 그 남자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다른 도시에서 온 누군가일 것이 분명했다.이 세부 사항들이 내 착각을 증명해 주기를 바라며 그의 지원서를 열었다. 하지만 화면에는 그의 사진이 떠올랐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가 맞았다. 나이가 들어 어깨는 더 넓어졌고 이목구비는 한층 날렵해졌지만, 결코 몰라볼 수 없는 얼굴이었다.한때 내게 영원을 약속했던 남자. 제 가족의 거짓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우리의 결혼을 쓰레기통에 내던져버린 남자. 그리고 6년이 지난 지금, 그는 내 회사에 인턴십을 지원하고 있었다.의자에 등을 기대고 천천히 숨을 들이쉬었다. 당장이라도 비서가 문을 열고 들어올 수 있었고, 그의 이름 석 자가 나를 얼마나 뒤흔들어 놓았는지 그 아이에게 들킬 생각 따윈 추호도 없었다.비서가 사무실 안으로 들어섰을 때, 나는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담담한 표정을 유지했다."마지막 지원자의 전체 서류를 가져와 줘요," 내가 말했다. "인사팀이 그에 대해 쥐고 있는 모든 정보가 필요해요."비서는 고개를 끄덕이고 밖으로 나갔다.당장 그의 지원서를 탈락시켰어야 마땅했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서류를 다시 열어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딕슨은 결코 우연히 내 회사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 아니었다. 그는 스스로 선택해서 이곳에 찾아왔다.서류를 덮고 표지 위에 양손을 얹었다. 의문들이 이미 마음속 깊숙이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그리고 별안간, 나는 스물네 살의 그날로 되돌아가 있었다.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던 남자가 나를 믿어줄 가치조차 없다고 결론짓던 순간, 그의 본가에 우두커니 서 있던 바로 그날로.누군가 내가 그의 가족 회사에서 기밀 정보를 유출한 것처럼 보이도록 지극히 설득력 있는 증거들을 날조해 나를 함정에 빠뜨렸었다. 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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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전남편이 내 인턴이라고? 2

던의 시점전날의 그 손길이 아무런 의미도 없었노라고 스스로를 납득시키려 애쓰며, 평소보다 일찍 출근했다.나는 6년 동안 혼자였다.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관심을 표하는 남자들도 있었다. 충분히 준수한 남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 중 누구도 딕슨은 아니었다.나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 업무와 길고 긴 하루들, 그리고 다른 무언가가 끼어들 틈이라곤 거의 남겨두지 않는 삶 밑바닥에 그 진실을 묻어두었다.그러다 딕슨이 내 손을 스쳤다.6년이라는 거리감이 인정하고 싶지 않을 만큼 얄팍하게 바래져 버렸다.손가락이 스치던 그 찰나의 순간을 밤새 곱씹으며, 내 몸이 이토록 손쉽게 반응해버린다는 사실에 치를 떨었다. 그 무엇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스스로를 거의 믿을 뻔할 때까지 그 말을 수없이 되뇌었다.엘리베이터에서 내렸을 때 층 전체는 고요에 잠겨 있었다. 업무가 시작되기 전 텅 빈 책상들과 홀로 보낼 수 있는 몇 분의 여유를 기대했다.하지만 그 대신 그가 눈에 들어왔다.딕슨은 인턴용 책상 중 하나에 앉아 화면에 시선을 고정한 채였다. 내 회사에서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사실 따위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그는 침착하고 티끌만큼도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었다.책상 위에서 전화기가 부르르 떨렸다. 화면에 에이드리언의 이름이 떠올랐다.열린 공간에서 한 걸음 물러서서 전화를 받았다."오늘 밤 약속은 여전하지?" 낮고 장난기 섞인 목소리가 건너왔다."응," 내가 말했다."좋아. 어제부터 계속 그 생각만 났거든."당연히 그랬을 것이다. 에이드리언과 나는 모든 것을 단순하게 유지했다. 우리는 서로 섹스를 원할 때만 만났고, 그 이상의 무언가를 기대하는 쪽은 아무도 없었다.지난 6년 동안 내 몸을 만족시키는 데 가장 근접했던 남자는 오직 그뿐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언제나 무언가가 빠져 있었다. 그는 내 몸이 원하는 것은 채워줄 수 있었지만, 한때 딕슨이 가 닿았던 내 깊은 영혼의 조각에는 결코 닿지 못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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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전남편이 내 인턴이라고? 3

던의 시점머릿속에서 딕슨을 지워버리는 데 섹스면 충분하기를 바라며 에이드리언의 집을 찾았다.에이드리언은 입가에 비스듬한 미소를 띤 채 문을 열어주었고, 그가 말을 얹기도 전에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내가 먼저 그에게 입을 맞추었다.그의 두 손이 내 허리에 안착했고, 내 몸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반응했다. 이런 관계야말로 에이드리언과 내가 언제나 가장 잘 해내던 부분이었다. 우리는 몇 시간 동안 다른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서로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채워줄 수 있었다.오늘 밤은 그 어느 때보다 그런 현실 도피가 절실했다.그의 입술과 손길, 그리고 내 몸을 맞대어오는 그의 체온에만 온 신경을 집중하려 애쓰며 그를 더 가까이 끌어당겼다. 한동안은 효과가 있었다. 생각은 오직 눈앞의 순간으로 좁혀졌고, 사무실에서부터 짊어지고 왔던 팽팽한 긴장감도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그때 에이드리언의 손이 내 머리카락 속으로 파고들었다.찰나의 순간 동안 몸이 굳어버렸다.딕슨의 목소리가 귓가에 되살아났다.한 손은 머리채를 틀어쥐고, 다른 한 손은 목덜미를 감싸 쥔 채로. 숨이 턱 막힐 정도로 거칠게 몰아붙여야 해.두 눈이 절로 감겼다.그 기억을 억지로 밀어내며 대신 에이드리언을 더 깊숙이 끌어안았다.눈앞의 감각에 온전히 머물려 발버둥 칠수록, 내 사무실에 서서 다른 누구도 알아서는 안 될 나에 관한 비밀들을 에이드리언에게 까발리던 딕슨의 모습이 한층 더 또렷하게 떠올랐다. 그의 목소리가 여전히 이토록 선명하게 귓전을 맴돈다는 사실에, 그리고 그 기억만으로도 몸이 멋대로 달아오른다는 사실에 지독한 혐오감이 치밀었다.에이드리언은 내 몸을 잘 알고 있었다. 몇 달의 시간 동안 그는 무엇이 나를 반응하게 만드는지, 언제 밀어붙이고 언제 속도를 늦춰야 하는지 익혀왔다. 보통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오늘 밤은 아니었다.에이드리언의 손길에만 집중하며 그 감각 속으로 나 자신을 지워버리려 애썼으나, 머릿속 저편에는 여전히 딕슨이 도사리고 있었다. 그의 목소리. 그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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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전남편이 내 인턴이라고? 4

던의 시점메시지를 멍하니 노려보자마자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딕슨은 이제 내 인턴일 뿐이었다. 지멋대로 원할 때마다 나를 오라 가라 소환할 자격 따윈 없었다. 휴대폰 화면을 잠그고 책상 위에 엎어두며, 답장이라는 만족감 따위는 결코 내어주지 않겠노라 마음먹었다.2분 뒤, 다시 한번 진동이 울렸다.제발.단어 하나를 잠시 응시했으나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 딕슨이 무슨 말을 지껄이고 싶어 하든 내일까지 기다려도 될 일이었다.적어도 고객사 관련 메모를 정리하고, 수신함을 비우며, 째깍째깍 흘러가는 시간을 의식하지 않으려 애쓰는 동안에는 스스로에게 그렇게 되뇌었다.바깥의 대화 소리들이 하나둘씩 잦아들었다. 의자 끄는 소리가 나고, 작별 인사가 오갔으며, 엘리베이터는 마지막 남은 몇몇 직원들을 태우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딕슨은 남아 있었다.내 집무실 안에서 그가 제 책상머리에 앉아 있는 모습이 훤히 내다보였다. 여전히 야근을 해야 할 온갖 정당한 이유라도 있는 양, 그는 노트북 위로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마침내 의자를 뒤로 밀고 적막한 사무실 바닥으로 걸어 나갔다."내 방으로 들어와요. 지금 당장."딕슨이 고개를 들더니 노트북을 덮고 아무 말 없이 내 뒤를 따랐다. 그가 내 집무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등 뒤로 문을 닫아걸었다."이야기하고 싶다고 했잖아," 그를 마주 보며 돌아섰다. "그럼 지껄여봐."찰나의 순간 동안 딕슨은 침묵을 지켰다."에이드리언 앞에서 그런 말들을 지껄이지 말았어야 했어."사과 따위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어제 그가 보였던 오만한 태도로 미루어 보아, 또 다른 변명이나 뻔뻔한 비아냥거림을 늘어놓을 것이라 지레짐작하며 마음을 다잡고 있었던 터였다.하지만 그 대신 그는 내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선을 넘었어.""그래, 넘었지.""하지만 질투하지 않은 척 시치미 뗄 생각은 없어."그를 멍하니 쏘아보았다. "당신한테 질투할 자격 따윈 없어, 딕슨. 내가 에이드리언을 만나든 말든 당신이 상관할 바 아니라고.""알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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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전남편이 내 인턴이라고? 5

던의 시점그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뭐라고?""나 아팠어, 던."그가 비유적인 표현을 쓰고 있다는 일말의 생각조차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얼마나 아팠는데?"딕슨은 대답하기 전에 잠시 망설였다. "모든 일이 터지기 몇 달 전부터 시작됐어. 항상 지쳐 있었지. 자꾸 어지러웠고, 통증이 있었고, 결국 살이 빠지기 시작했어."그 기억이 났다. 나는 그가 일하는 긴 근무 시간 탓으로 돌렸고, 밥을 제대로 챙겨 먹지 않는다고 한두 번 불평한 게 아니었다."병원에 갔었어?""여러 군데." 그의 입술이 굳어졌다. "검사를 받았지. 결과가 나왔을 때, 의사들은 내가 살아남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어."그는 죽어가고 있었고, 나는 아무것도 모른 채 매일 밤 그의 곁에서 잠들었던 것이다.하지만 징후들은 분명히 있었다. 그가 빠진 몸무게. 깨어나 보면 그의 쪽 침대가 비어 있던 밤들. 그가 회의라고 둘러대며 항상 사라지곤 했던 목요일 아침들.나는 그 모든 것을 일 탓으로만 여겼었다."그 목요일 회의들," 내가 말했다. "그거 회의가 아니었지, 그렇지?"딕슨은 내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응. 병원 진료였어."스멀스멀 피어오르기 시작하던 동정심은 빠르게 분노로 바뀌었다."난 당신 아내였어." 목소리가 날카롭게 죄어들었다. "왜 내게 말하지 않았어?"나는 그가 나를 보호하려 했다고 말할 줄 알았다. 내게 두려움을 덜어주고 싶었다거나, 그가 한 짓을 고결하게 포장해 줄 만한 어떤 핑계를 댈 줄 알았다. 하지만 딕슨은 나를 똑바로 쳐다보았다."겁이 났으니까."그 대답에 허를 찔리고 말았다."죽는 게 너무 두려웠어, 던. 그리고 당신에게 그 과정을 지켜보게 만드는 건 더 끔찍했어." 그가 마른침을 삼켰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정확히 알게 되면 당신에게 털어놓겠다고 계속 스스로에게 다짐했지. 그러다 채 말하기도 전에 회사에서 그 모든 일이 터져버린 거야.""자신이 죽어가고 있다고 생각해서 나와 이혼한 거야?""아니," 그가 한 치의 망설임도 없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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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전남편이 내 인턴이라고? 6

던의 시점질문을 던지는 순간 딕슨의 안색이 변했고, 그것은 내가 이미 품고 있던 의심을 완벽하게 확인해 주었다."누가 그랬는지 알고 있네," 다그치듯 물었다.그의 턱 근육이 팽팽하게 굳어졌다. "그래.""그럼 말해."그의 등 뒤로 엘리베이터 문이 여전히 열려 있었지만, 안으로 타는 대신 딕슨은 복도 쪽으로 발을 물려 문이 닫히도록 내버려 두었다."당신 입으로 '그들'이라고 했잖아." 팔짱을 끼며 그를 노려보았다. "누구를 말한 건데?""우리 아버지." 딕슨은 내 시선을 피하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회사 내부 누군가의 도움을 받았어. 의심을 사지 않고 기록에 접근해서 돈을 빼돌릴 수 있는 사람이었지."스르륵 팔이 풀려 내려왔다. 머릿속으로 떠올려보았던 그 수많은 경우의 수 중에서도, 그것만큼은 상상조차 하지 못한 답이었다."당신 아버지가 날 함정에 빠뜨렸다고?""우리 집안은 당신을 단 한 번도 인정하지 않았으니까." 딕슨의 입술이 쓰게 비틀렸다. "기밀 정보가 유출되었을 때, 아버지는 그걸 기회로 보신 거야. 내가 당신을 의심하게 될 걸 알고 네 이름으로 증거들을 조작해 판을 짰던 거지."뱃속이 사납게 뒤틀렸다. 거짓말쟁이에 도둑년 취급을 당하며 보낸 6년의 세월. 내가 저지르지도 않은 일 때문에 결혼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는 억울함을 곱씹으며 견뎌온 6년의 시간. 그 배후에 그의 아버지가 있었다니."당신 가족이 고의로 우리 결혼을 산산조각 낸 거네."딕슨이 시선을 잠시 내리깔았다. "그래.""당신 아버지가 인정했어?""순순히는 아니었지." 그의 눈이 다시 내게로 향했다. "이메일이며, 조작된 접속 기록이며, 아버지를 도운 자에게 건너간 송금 내역까지 찾아냈어. 그 모든 걸 쥐고 찾아가 진실을 따져 물었지.""그래서?"딕슨의 턱이 빠듯하게 조여들었다. "필요한 일을 했을 뿐이라고 하시더군. 아버지 말로는, 당신이 내 인생을 망치고 있었대."쓰라린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래서 대신 제 손으로 망쳐주셨고?"딕슨의 얼굴 위로 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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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전남편이 내 인턴이라고? 7

던의 시점안전고리가 허용하는 만큼만 문을 살짝 열자 문 반대편에서 기다리고 있던 딕슨이 모습을 드러냈다."여기서 뭐 하는 거야?"그의 시선이 내가 무사한지 살피듯 내 얼굴 구석구석을 훑었다. "들어가게 해줘.""그건 내 질문에 대한 대답이 아닌데.""알아." 딕슨은 복도 쪽을 힐끗 돌아보더니 다시 나를 쳐다보았다. "그래도 일단 들어가게 해줘."문손잡이를 쥔 손에 힘을 풀지 않았다. "여기 찾아온 이유부터 똑바로 말해."그가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회사에서 나온 뒤에 우리 아버지 쪽 사람에게서 연락이 왔어. 내가 당신한테 진실을 털어놓았다는 사실을 그쪽에서 눈치챘어."순간 뱃속이 바짝 조여들었다."어떻게?""아직은 몰라. 그래서 당신한테 온 거야." 그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 "이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나한테까지 손을 뻗칠 만큼 불안해하고 있다면, 그자들이 당신을 그냥 내버려 둘 거라는 안일한 생각 따윈 할 수 없었어."휴대폰을 들어 올려 우리 사이에 화면을 내밀었다."당신 예상이 딱 들어맞은 것 같네."그냥 영영 떠나 있는 편이 좋았을 텐데.메시지를 읽어 내리는 딕슨의 얼굴이 굳어졌다."이거 언제 받았어?"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그가 물었다."당신이 문 두드리기 한 30초 전쯤에."그의 시선이 즉각 내 눈으로 치솟았다. "던, 휴대폰 좀 줘봐."그 타이밍이 불현듯 이전보다 훨씬 더 거슬리기 시작했다. 문을 열어주는 대신 손잡이를 한층 더 억세게 틀어쥐었다."어떻게 알고 찾아왔어?"그의 미간이 좁혀졌다. "뭘 알아?""누군가 나한테 연락했다는 걸 어떻게 알았냐고." 그의 얼굴을 집요하게 뜯어보았다. "잘 자라고 문자를 보내고 몇 분 뒤에 난 이런 협박을 받았어. 그러자마자 당신이 내 문 앞에 나타났고."그의 눈 속에서 혼란이 서서히 걷히더니 이내 이해의 빛으로 바뀌어갔다."내가 알고 온 거라고 생각하는구나.""뭘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모르겠으니까."딕슨은 좁게 열린 문틈 너머로 내 시선을 묵묵히 마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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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전남편이 내 인턴이라고? 8

던의 시점그가 내게 물러설 기회를 내어주고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의식하면서도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붙잡아두었다.그 기회를 잡지 않았다."그럼 입 좀 다물고 있는 게 어때."내 손이 그의 셔츠 앞섶을 쥐어틀었고, 우리 사이에 남아 있던 마지막 거리를 단숨에 좁혀 그의 입술에 내 입술을 짓눌렀다.이번 입맞춤에는 일말의 망설임조차 없었다. 내가 무슨 짓을 벌이고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고, 딕슨 역시 마찬가지였다.그의 두 손이 내 허리를 감싸 쥐고 더 바짝 끌어당길 때 그의 입술 사이로 나지막한 탄식이 새어 나왔다. 우리 사이에 틈이라곤 거의 남지 않을 때까지 그를 향해 몸을 밀착하며 셔츠를 쥔 손가락에 힘을 더 주었다. 그의 손길이 내 살결 위에 다시 닿아온다는 그 지독한 익숙함은 감당하기 힘들 만큼 벅차올랐다.그의 입술이 내 입술을 떠나 턱선을 따라 미끄러지더니 목덜미를 찾아들었고, 떨리는 숨결이 내게서 터져 나왔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고개를 젖혀 그에게 더 많은 공간을 내어주자, 내 살결에 닿는 그의 입꼬리가 희미하게 호선을 그리는 것이 느껴졌다.당연하게도 그는 기억하고 있었다.그가 나를 언제나 무너뜨리곤 했던 바로 그 자리에 입을 맞추었을 때, 6년이라는 세월은 순식간에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바래져 버렸다. 그의 얼굴을 붙잡아 그의 입술을 다시 내 입술로 끌어당겼다."당신이 날 여전히 이렇게 잘 알고 있다는 게 끔찍하게 싫어," 내가 속삭였다.그가 나를 내려다보며 허리를 감싼 손에 힘을 주었다."단 한 번도 잊은 적 없으니까."입맞춤이 이어지는 사이 그의 셔츠는 바지 밖으로 빠져나와 있었고, 내 옷 역시 이전처럼 단정하게 놓여있지 않았다. 호흡은 가쁘게 흐트러졌으며, 살결을 스치는 익숙한 손길 하나하나는 6년이라는 세월 동안 우리 사이에 변한 것이 얼마나 턱없이 적은지를 끊임없이 일깨워줄 뿐이었다.그 자각만으로도 아직 온전한 이성이 남아있을 때 몸을 떼어내기에 충분했다.딕슨은 손을 아래로 떨어뜨리며 즉각 나를 놓아주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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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전남편이 내 인턴이라고? 9

던의 시점딕슨에게 창문에서 떨어지라고 전해.그 메시지를 소리 내어 읽었다.딕슨의 손이 커튼에서 즉각 툭 떨어졌다."불 꺼."그의 목소리에 서린 서슬 퍼런 무게감이 내 마지막 망설임마저 단숨에 지워버렸다. 내가 가장 가까운 스위치로 손을 뻗는 사이, 딕슨은 방을 가로질러 주방 조명을 내렸다. 몇 초도 지나지 않아 집 안은 거의 완벽한 암흑 속으로 가라앉았다.그가 내게로 성큼 다가왔다. "그놈들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있어."미간을 찌푸렸다. "나한테 명령질하지 마.""던, 그 문자를 보낸 자는 내가 당신 창문 쪽으로 걸어가는 꼴을 방금 똑똑히 지켜봤어.""알아."딕슨은 스스로를 다잡으며 숨을 골랐다."그럼 그놈들이 어디서 훔쳐보고 있는지 알아낼 때까지만이라도 제발 창가에서 떨어져 있어 줄래?"눈썹을 치켜올렸다. "훨씬 낫네.""이런 걸로 재미 볼 상황은 결코 아닌 것 같은데.""난 한 번에 두 가지 일도 잘하거든."집 안 더 깊숙한 곳으로 걸음을 옮겨, 나를 훔쳐보고 있을지 모를 그 시선과 나 사이에 벽을 하나 더 두었다. 딕슨에게 명령을 듣는 것은 끔찍하게 싫었지만, 이번만큼은 반박하기엔 너무나 온당한 처사였다.우리는 함께 집 안을 돌며 도로를 향해 나 있는 모든 창문의 커튼을 쳤다. 안이 훤히 들여다보일 만한 위치가 어디냐는 딕슨의 물음에, 맞은편 건물과 모퉁이에 있는 주차 타워를 손가락으로 짚어주었다."저 주차 타워가 더 높아," 내가 설명했다. "상층부에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 안을 곧장 내려다볼 수 있을 거야."딕슨의 턱 근육이 팽팽하게 굳어졌고, 그는 마지막 커튼을 거칠게 닫아걸었다.그는 아침이 되면 전부 경찰에 신고하자며, 두 개의 메시지를 모두 보관하고 화면을 캡처해 두었는지 꼼꼼히 확인했다. 나 역시 동의했고, 외시경 너머를 한 번 더 살핀 뒤 바깥 복도가 텅 비어 있음을 확인했다.새벽 2시에 우리가 상식적으로 할 수 있는 조치는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았다.당장의 공포는 서서히 가라앉기 시작했으나, 누군가 지켜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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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전남편이 내 인턴이라고? 10

던의 시점새어 나오려는 웃음을 억지로 집어삼켰다. "당신 자리를 빼앗긴 게 아니야.""그거 참 안심이네.""안심할 일이 아닐 텐데." 베개에 머리를 더 깊숙이 묻으며 비어져 나오는 미소를 숨기지 못했다. "누군가에게 대체되려면 현재 그 직책을 맡고 있어야 가능한 법이거든."딕슨은 미심쩍을 만큼 조용해졌고, 잠시 동안 마침내 그의 입을 다물게 하는 데 성공했다고 생각했다."그건 좀 잔인했어," 한참 뒤에 그가 중얼거렸는데, 진심으로 자존심이 상한 듯한 어조였다.내 미소가 한층 더 짙어졌다. "그 정도론 안 죽어."가장 가까운 베개를 집어 들어 침대 밖으로 툭 던졌다. 푹신한 둔탁음과 함께 바닥에 떨어졌고, 뒤이어 딕슨의 나지막한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몇 초 동안 우리는 다시 예전의 우리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 누명과 이혼 서류가 우리 사이를 갈라놓기 전, 우리는 수없이 많은 밤을 이렇게 서로를 놀려대며 보내곤 했었다.그 기억이 떠오르자 입가의 미소가 서서히 걷혔다.몸을 돌려 천장을 똑바로 올려다보았다."내가 어디 사는지 어떻게 알았어?"딕슨은 대답하기까지 잠시 뜸을 들였다."대부분은 공개된 정보였어," 그가 이윽고 대답했다. "당신 회사 공시 자료들, 당신에 대해 보도된 기사들, 이따금 해본 검색들. 가끔은 우리가 둘 다 아는 사람들을 통해 전해 듣기도 했고.""그럼 내 뒤를 계속 쫓고 있었다는 거네.""그저 때때로 당신 안부를 확인했을 뿐이야," 그가 조용히 말을 바로잡았다. "당신을 미행하려고 사람을 붙이거나 감시하게 만든 적은 단 한 번도 없어, 던."바닥 쪽으로 시선을 내렸다. "그럼 내 집 주소는?""당신 회사 법인 기록을 훑어보니 찾아내기에 충분하더군.""그거 약간 소름 돋는데.""알아."한숨을 내쉬었다. "당신 진짜 나한테 동의하는 짓 좀 그만둬."침대 곁에서 조용한 웃음이 새어 나왔다. "당신 말이 자꾸 맞으니까 그렇지.""당신이 날 만나길 거부한 뒤로, 난 어떻게 해야 할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어," 딕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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