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소는 별다른 기색 없이 단오의 앞에 서서 그녀를 감싸듯 막아섰다. “이쪽은 호연단오라고 한다. 북적의 여왕이기도 하지.”임지영은 너무도 자연스럽게 단오를 보호하는 조민소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순간 가슴 깊은 곳이 아릿하게 저려 왔다.이어 조민소가 담담히 말했다.“네가 이곳에 머문 지도 벌써 삼 년이구나. 이제는 돌아갈 때가 되었다. 네가 있어야 할 곳은 여기가 아니다.”임지영은 잠시 말이 없다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습니다.”조민소가 자신에게 돌아가라 이른 것도 어느덧 아흔일곱 번째였다. 그때마다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남아 있었지만, 이번에는 더 이상 버티지 않기로 했다.지난 몇 년 동안 곁에 머물며 임지영도 이제는 자신과 조민소 사이에 다시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게다가 지금 그의 곁에는 강인하면서도 오직 조민소만을 바라보는 여인이 있었다. 그런 단오를 보고 있자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면서도 가슴 한구석의 씁쓸함까지 지울 수는 없었다.‘한때 오라버니의 곁에 서 있던 사람은 나였는데... 결국 내 손으로 그 인연을 놓쳐 버렸구나.’임지영이 마차에 올라 경성으로 떠나려던 날, 조민소는 오래 간직했던 옥패를 돌려주었다. “이 옥패도 이제 제자리로 돌아갈 때가 되었구나. 너와 나의 지난 인연은 여기까지다. 앞으로는 서로 뒤돌아보지 말고 각자의 길을 가자꾸나.”잠시 말을 멈췄던 조민소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 부모님은...”임지영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사람을 보내 두 분을 잘 보살피겠습니다.”그제야 조민소는 마음을 놓고 진심으로 고맙다는 뜻을 전했다.마차에 오른 임지영은 창가의 발을 살며시 걷어 올리고 마지막으로 조민소를 바라보았다.어쩌면 이번이 평생 마지막으로 보는 모습일지도 몰랐다.그때 단오는 옥패 하나를 손에 든 채 조민소를 바라보며 맹세하고 있었다. “저는 북적의 신을 걸고 맹세하겠습니다. 이 생에서 오직 조민소 한 사람만을 연모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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