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수희는 온진아에게로 시선을 홱 돌리며 쏘아붙였다.“유영이 좀 봐라. 나이도 비슷한 애가 어쩜 그렇게 격이 달라? 넌 유영이의 반만이라도 닮으려고 노력을 좀 해 봐.”“그만해라. 말이 너무 많구나.”박현옥이 날카롭게 안수희를 쏘아붙였다. 이내 다시 온진아에게 물었다.“진아 너 아까부터 걷는 게 좀 불편해 보이던데. 다리를 다친 거니?”“아니요, 괜찮아요.”온진아가 고개를 저었다.“그냥 잠깐 부딪힌 거예요. 정말 별거 아니에요.”그녀가 대수롭지 않게 답했지만, 박현옥은 곧바로 기태우를 향해 시선을 던졌다.“태우야, 평소에 진아 좀 잘 챙겨. 밖으로만 돌지 말고! 남편으로서 네가 책임져야 할 몫이 있는 거란다.”할머니가 말을 꺼낼 때, 기태우는 기하람을 안고 기유영과 무언가 다정하게 대화하고 있었다. 한순간 실내에 적막이 감돌며 분위기가 싸늘해졌다.기태우의 할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떠난 뒤, 가업은 줄곧 박현옥의 손을 거쳐왔다. 그런 세월 덕분에 집안 내 그녀의 입지는 독보적이었다. 몇 년 전 건강 문제로 일선에서 물러나긴 했지만, 영향력은 여전했고 웬만해서는 그녀의 말에 토를 다는 이가 없었다.기유영은 쥐 죽은 듯 입을 다물었고 기태우만이 짧게 대답했다.“알았어요, 할머니.”기태우와 기유영을 유독 따르던 기하람은 두 사람이 꾸중을 듣는 분위기가 되자 바로 성질을 부리기 시작했다.아이는 평소 박현옥을 조금 무서워하긴 했다. 다른 어른들은 모두 오냐오냐 받아주는데 유독 증조할머니만은 자신을 엄하게 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참을 수 없다는 듯 입술을 삐죽 내밀며 박현옥을 향해 쏘아붙였다.“흥, 우리 아빠한테 그러지 마세요! 아빠는 세상에서 제일 멋진 사람이에요!”다들 기하람의 돌발 행동에 당황해 어쩔 줄 몰라 했지만, 오직 기유영만이 은근한 미소를 지었다.박현옥은 어린아이와 말씨름을 할 수도 없어 불만스러운 화살을 기태우에게 돌렸다.“봤니, 태우야? 너 대체 애 교육을 어떻게 시킨 거냐? 버릇이 이게 뭐니. 예전엔 진아가 없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