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실의 육중한 문이 발길질에 쾅 하고 열리며 매캐한 먼지가 일었다.구석에 웅크리고 있던 앙상한 체구의 누군가가 소리를 듣고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오랫동안 햇빛을 보지 못해 기괴할 정도로 창백해진 피부, 매일 주어지는 찐빵 한 개와 물 한 컵이 전부였던 백나희는 이제 뼈밖에 남지 않았고 머리카락도 거의 다 빠져 있었다.그녀가 가느다란 팔로 바닥을 짚고 일어나 눈을 가늘게 떴다. 훤칠한 키의 강도혁이 빛을 등진 채 걸어왔다.그의 서늘한 얼굴을 본 순간 백나희가 두 눈을 파르르 떨더니 손과 발로 바닥을 짚은 채 그의 발밑으로 기어갔다.“대표님, 제발 저 좀 나가게 해주세요. 제발요!”강도혁이 주머니에 손을 넣고 오만하게 백나희를 내려다보았다.“백나희, 내가 왜 아직 네 목숨을 붙여두고 있는지 알아?”그가 비좁은 지하실 안을 천천히 거닐었다.“널 윤지 앞에 끌고 가서 사과하게 해야 하니까. 네가 내 아이를 죽였어. 내 결혼을 망쳐놨다고! 그러니 절대 쉽게 죽게 내버려 두지 않을 거야. 목숨만 간신히 붙여놓고 죽지 못해 사는 게 무엇인지 똑똑히 알게 해주겠어.”백나희가 시멘트 바닥에 널브러졌다. 숨을 쉴 때마다 가래가 끓는 소리가 났다.“강도혁, 진짜 나 때문에 너랑 임윤지 사이가 깨졌다고 생각해?”벽에 기대어 겨우 몸을 일으키다가 먼지를 들이마신 바람에 격렬하게 기침했다. 한참 뒤 천천히 입을 열었다.“너랑 임윤지의 사랑을 죽인 진짜 살인마는 바로 너야. 네가 계속 날 오냐오냐하니까 임윤지가 마음이 식어버린 거라고. 그런데 이제 와서 모든 책임을 나한테 뒤집어씌워?”화가 난 강도혁이 백나희의 갈비뼈를 세게 걷어찼다. 뼈가 부러지는 둔탁한 소리가 우두둑 울렸다.그가 허리를 굽혀 그녀의 목을 움켜쥐었다.“백나희, 내가 널 오냐오냐한 건 맞아. 하지만 내가 언제 사람을 시켜서 윤지를 두들겨 패라고 했어?”그들에게도 아이가 있었다. 하지만 결국 잃고 말았다. 이건 강도혁의 가슴속에 영원히 아물지 않는 상처였다.임윤지의 그 절망적인 눈빛이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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