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지의 얼굴이 순식간에 핏기없이 창백해지더니 서둘러 가슴팍을 부여잡았다.고개를 들어 한껏 순진무구한 척 서 있는 백나희를 쳐다봤다. 백나희가 재빠르게 면도칼을 손가락 사이로 감추는 모습이 임윤지의 시야에 들어왔다.임윤지가 폭로하기 전에 백나희가 먼저 선수 쳤다.“언니, 도혁 오빠의 시선을 끌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때와 장소는 가려야지. 이렇게 사람 많은 곳에서 노출하면 어떡해? 일부러 오빠 망신 주려는 거야?”임윤지가 즉각 반박했다.“백나희, 분명 네가 끊은...”“그만해, 임윤지!”강도혁의 미간에 짙은 혐오감이 서렸다.“너한테 다른 꿍꿍이가 있었다는 걸 진작 알아봤어야 했는데. 이딴 더러운 수작으로 시선을 끌려 해?”임윤지의 두 눈에 실망감이 번졌다.“내 드레스 어깨끈을 자른 건 백나희야. 못 믿겠으면 당장 쟤 손가락 사이에 면도칼이 숨겨져 있는지 확인해 봐.”그의 눈빛에 의심이 스쳤다.“나희야, 정말 네가 그랬어?”백나희가 고개를 내저었다.“아니. 오빠, 나 못 믿어?”커다랗고 순진한 두 눈을 깜빡이자 닭똥 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내가 여기 오는 게 아니었어. 그저 불청객일 뿐이네. 당장 나갈게. 두 번 다시 안 오면 되잖아.”강도혁이 다급히 백나희를 품에 끌어안았다.“네가 억울하게 몰릴까 봐 마음이 급해서 그랬어. 네가 그런 거 아니라고 믿어.”강도혁의 어깨너머로 임윤지를 쳐다보는 백나희의 눈동자에 득의양양함이 스쳤다.“언니가 오빠를 너무 사랑해서 그러니까 뭐라 하지 마. 언니 옷 갈아입혀 주고 올게.”그가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임윤지를 싸늘하게 내려다보며 말했다.“넌 나희를 모함하는데 나희는 오히려 네 편을 들어줬어. 임윤지, 적당히 좀 해.”옷을 갈아입은 뒤 임윤지가 백나희를 피해 파티장을 빠져나가려 했다. 그런데 백나희가 보란 듯이 길을 가로막았다.“임윤지, 네가 무슨 수로 날 이기겠어?”아무도 없는 구석진 곳에 다다르자 백나희가 불쌍한 토끼 같던 가면을 벗어 던지고 본성을 드러냈다.임윤지가 피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