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0번 독방.사방이 차가운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이 좁은 공간은 누구에게는 절망의 끝이겠지만, 한도진에게는 가장 완벽한 '전략 통제실'이었다.도진은 어둠 속에서 거친 벽면을 손가락으로 천천히 덧그렸다. 겉으로는 체력을 단련하는 척하며 푸시업을 반복했지만, 그의 뇌 속에서는 서아란이 드론을 통해 보내준 교도소 전체 도면이 실시간으로 시뮬레이션되고 있었다. 간수들의 교대 시간, CCTV의 사각지대, 그리고 내일 벌어질 ‘프리 게임’의 예상 동선까지.태화그룹 시절, 수조 원대 인수합병을 진두지휘하던 그의 천재적인 이성은 이제 자신의 목숨을 건 단 한 번의 '생존 기획안'을 완성해가고 있었다.톡, 토톡, 톡.벽 너머에서 규칙적인 진동이 전해졌다. 옆방에 수감된 임철수 형사가 보내는 모스 부호였다.[ 라이브 서버 구축 완료. 박 대표 측, 내일 오전 10시 ‘프리 게임’에 모든 사활을 걸었음. 외부 VVIP 접속자 수 역대 최고치 기록 중. ]도진은 눈을 감고 소리에 집중하며 짧게 벽을 두드려 답했다.[ 준비 완료. 놈들이 판을 키울수록, 추락할 때의 충격은 커질 것이다. ]바로 그때, 천장의 좁은 환풍구 틈새로 아주 작은 바퀴벌레 모양의 드론이 소리 없이 내려앉았다. 드론의 등에 달린 초소형 스피커에서 치직거리는 노이즈와 함께 서아란의 흥분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팀장님, 낮에 그 강태식을 메치기로 참교육하는 거... 와, 진짜 예술이었어요. 덕분에 의무실에 실려 간 강태식, 지금 눈이 뒤집힌 채 팀장님 이름만 부르고 있다니까요?”도진은 입가에 서늘한 미소를 머금었다.“아란 씨, 전송 준비는?”“완벽해요. 놈들이 다크웹 송출 버튼을 누르는 순간, 제가 그 암호화된 신호를 가로채서 유튜브, 지상파 뉴스, 전 세계 전광판까지 강제로 쏴버릴 거예요. 놈들은 자기들끼리의 은밀한 도박판이라고 믿겠지만, 내일 아침 대한민국 전체가 이 추악한 지옥을 생중계로 목격하게 될 거예요.”도진의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 형형하게 빛났다. 박 대표는 아레나를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08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