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ZER LOGIN"법이 심판하지 못한 괴물들을 위해, 국가가 직접 지옥을 설계했다." 누명을 쓴 사형수 0번 한도진, 지옥의 왕이 되어 돌아오다. 대한민국 심장부, 광화문에 울려 퍼진 기괴한 뉴스. 흉악범들을 합법적 살육장에 몰아넣는 '아레나 법'이 통과된다. 태화그룹의 황태자이자 완벽한 전략가였던 한도진. 믿었던 친구와 상사에게 배신당하고, 사랑하는 부하 직원을 죽였다는 파렴치한 누명을 쓴 채 그는 이름도 없는 '청라 특수 교도소'로 던져진다. 그곳은 교화의 장소가 아니었다. “죽으라고 이 지옥에 보냈나? 미안하지만, 난 여기서 왕이 되어 나갈 생각인데.” 지옥에서 돌아온 사냥개, 한도진의 처절하고 완벽한 복수극이 지금 시작된다.
Ver mais[광화문 광장, 오후 2시]
대한민국의 심장부는 평소와 다름없이 분주했다. 점심시간을 갓 넘긴 직장인들의 발걸음과 횡단보도를 가득 메운 인파, 그리고 쉴 새 없이 경적을 울려대는 차량의 행렬.
하지만 거대한 빌딩 숲 사이, 세종대왕상을 마주한 대형 LED 전광판에 ‘뉴스 특보’ 자막이 핏빛으로 뜨는 순간, 도시는 약속이라도 한 듯 숨을 죽였다.
[...결국 법안이 통과되었습니다. 강력범죄 포화 상태 해결을 위한 '특수 교도소 내 특별 생존 프로토콜', 일명 '아레나 법'이 가결되었습니다.]
전광판 위로 ‘서바이벌’, ‘합법적 살인’이라는 단어들이 기괴하게 점멸했다. 화면 속 앵커의 목소리는 단호했으나, 그 내용은 인륜을 저버린 광기에 가까웠다.
겉으로는 교도소 과밀화 문제를 해결하고 강력범에게 응당한 대가를 치르게 한다는 명분이었으나, 실상은 달랐다. 그것은 태화그룹 박현석 대표를 필두로 한 기득권층이 설계한 ‘합법적 살육장’의 탄생이었다. 그들에게 감옥은 이제 교화의 장소가 아니었다. 자신들의 앞길을 가로막는 눈엣가시들을 흔적도 없이 지워버릴 수 있는 비공개 소각장이자, 죽음을 구경하며 배팅하는 잔혹한 유희장일 뿐이었다.
시민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경악했고, 누군가는 환호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이 광기의 법안이 가장 먼저 누구의 목을 겨누게 될지.
[태화그룹 본사 32층, 전략기획팀장실]
통유리창 너머로 아수라장이 된 광장을 내려다보는 남자가 있었다.
태화그룹의 전략기획 팀장, 한도진.명문대 최연소 졸업, 입사 5년 만의 초고속 승진. 세간에서 '황태자'라 불리는 그가 기획한 사업 중 실패한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완벽하게 재단된 다크 네이비 수트와 단 한 올의 흐트러짐도 없는 머리카락 아래, 그의 눈동자는 얼음처럼 차갑게 식어 있었다.
국가가 범죄자들을 사냥터에 몰아넣는다는 기괴한 뉴스보다, 자신을 둘러싼 이 기묘한 정막이 더 불길했다. 3개월 전, 박 대표의 은밀한 비자금 세탁 경로를 거부했던 날부터 전략팀 주변의 공기는 이토록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똑똑-’
날카로운 노크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허락도 없이 들이닥친 것은 정복을 입은 형사 네 명이었다. 도진은 자리에 앉은 채 시선만 돌려 가장 앞선 이의 얼굴을 확인했다. 그리고 아주 찰나, 그의 눈꺼풀이 미세하게 떨렸다.최성욱 경감. 고등학교 시절부터 함께 꿈을 키웠던, 도진의 몇 안 되는 친구였다.
“한도진 팀장님.”
최 경감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그 안에는 깊은 안타까움과 거절할 수 없는 압박감이 동시에 서려 있었다. 그는 품속에서 구속영장을 꺼내 도진의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
“살인 및 업무상 횡령,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체포합니다.”
살인. 횡령. 마약.
도진의 삶과는 가장 거리가 먼 단어들이 나열되었다. 하지만 도진은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입가에 미세하고 비릿한 미소가 번졌다. 전광판에서 보았던 ‘심판’이라는 단어가 비수가 되어 자신의 가슴에 꽂히는 순간, 그는 깨달았다. 이 판을 짠 설계자가 누구인지.“누가 보냈습니까?”
도진이 의자 깊숙이 몸을 묻으며 낮게 물었다.
“조 상무? 아니면… 박 대표 본인입니까?”
형사들의 눈빛이 흔들렸다. 태화그룹의 실세라 불리는 이름들이 나오자 그들의 어깨가 눈에 띄게 경직되었다. 대답 대신 돌아온 것은 차가운 금속음이었다.
철컥.
무거운 수갑이 도진의 단단한 손목을 죄었다. 명품 시계가 채워져 있어야 할 자리엔 이제 범죄자의 낙인이 찍혔다. 최 경감은 차마 도진의 눈을 마주하지 못한 채, 수갑을 다시 한번 확인하며 고개를 숙였다.
“최 경감, 당신만은 알 거잖아. 난 그런 짓 안 해. 내 기획안에는 ‘살인’이나 ‘마약’ 같은 지저분한 변수는 넣지 않으니까.”
“팀장님… 아니, 한도진. 이제 법의 심판을 받으셔야 합니다. 가시죠.”
최 경감의 말은 공허했다. ‘법의 심판’이라는 말이 이토록 우스꽝스럽게 들린 적이 있었던가. 설계된 법, 조작된 증거, 그리고 매수된 심판관들.
연행되는 도진의 등 뒤로 광화문의 전광판은 여전히 핏빛으로 타오르고 있었다. 화면 속에서는 아레나 법의 정당성을 홍보하는 박 대표의 웃는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자네는 너무 깨끗해서 탈이야. 하얀 옷은 오물을 묻히기 쉽거든.’
일주일 전, 박 대표가 건넸던 와인잔 속의 목소리가 환청처럼 귓가를 때렸다. 도진은 고개를 빳빳이 든 채 검찰 청사로 향하는 호송차에 올랐다.
누가 사냥개고, 누가 사냥감인가.
그 피의 게임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그리고 한도진은, 결코 순순히 물려 죽어줄 사냥감이 아니었다.‘박현석, 당신이 만든 그 사냥터에서... 내가 어떻게 당신의 목을 물어뜯는지 지켜봐.’
호송차의 창문 너머로 멀어지는 태화그룹 본사를 바라보며, 도진은 차가운 복수를 설계하기 시작했다.
[오전 11:00 - 3층 식당가, 피의 식탁]최상층 안테나실로 향하기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관문, 3층 식당가는 이미 문자 그대로의 지옥도였다. 사방에는 찌그러지고 깨진 스테인리스 식판들이 비명처럼 나뒹굴고 있었고, 바닥은 타일 틈새까지 누군가의 것인지 모를 진득한 선혈로 가득했다. 비릿한 쇠 냄새와 음식물 쓰레기의 악취가 뒤섞인 그 지옥의 중심에, 연쇄살인마 ‘백도끼’가 버티고 서 있었다.그는 오늘의 웨폰 박스를 독차지한 듯, 양손에 묵직한 수납용 손도끼 두 자루를 들고 도진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놈의 눈에는 인간의 이성 대신 광기 어린 즐거움만이 가득했다.“어이, 태화그룹 엘리트 팀장님. 어제 그 늙은 형사 피 맛은 어땠어? 내가 살짝 맛봤는데, 아주 달콤하더라고. 늙은 것들이 죽을 때 내뱉는 그 비릿한 단내가 사람을 아주 미치게 하거든.”백도끼가 낄낄거리며 도진을 향해 폭발적으로 돌진했다. 횡으로 사정없이 그어지는 도끼날이 공기를 가르며 날카로운 파찰음을 냈다.치익!도진의 수감복 셔츠가 찢어짐과 동시에 가슴팍에 긴 붉은 선이 그어졌다. 뜨거운 선혈이 솟구쳤지만 도진은 신음조차 내뱉지 않았다. 오히려 그 뜨거운 통증을 냉정한 이성의 기폭제 삼아, 백도끼의 팔목을 악착같이 낚아챘다.“그 더러운 주둥이부터 찢어주지.”콰드득!유도의 ‘곁누르기’에서 파생된 실전 타격이 백도끼의 옆구리에 정확히 꽂혔다. 갈비뼈가 무력하게 으스러지는 소리가 텅 빈 식당 안에 울려 퍼졌다. 하지만 놈은 보통의 인간이 아니었다. 백도끼는 통각을 상실한 듯 기괴한 비명을 지르며, 반대쪽 손에 든 도끼를 휘둘러 도진의 어깨를 그대로 찍어 눌렀다.콰직!날카로운 도끼날이 도진의 어깨뼈에 깊숙이 박혔다. 골막을 파고드는 극심한 고통이 척추를 타고 뇌를 강타했다. 시야가 하얗게 점멸했지만 도진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도끼가 박힌 어깨를 내어주는 대신, 놈과의 거리를 완전히 소멸시켰다. 그리고 식탁 위에 놓인 무거운 강철 식판을 움켜쥐었다.깡! 콰직! 퍽!식판의
[오전 09:30 - 중앙 통제실 하부 패널]“막혔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도진의 미간이 칼날처럼 깊게 파였다. 구석진 통신 배전반 뒤, 먼지 쌓인 틈새에 몸을 숨기고 있던 서아란이 사색이 된 채 태블릿 화면을 도진에게 들이밀었다. 어제 도진이 목숨을 걸고 확보했던 찰나의 기회, 전 세계 플랫폼에 복수의 서막을 알리려던 라이브 카운트다운 영상은 이제 핏빛처럼 붉은 ‘ACCESS DENIED’ 메시지만을 비명처럼 뱉어내고 있었다.“박 대표 측의 전문 보안팀, ‘블랙 가디언’이에요. 놈들이 아레나 전용 위성망을 제외한 모든 외부 통신망을 물리적으로 절단해 버렸어요. 소프트웨어 해킹으론 답이 없어요. 지금 상태론 카운트다운 숫자만 무한 반복될 뿐, 실제 살육 현장의 영상은 단 한 프레임도 세상 밖으로 나갈 수 없어요.”아란의 목소리는 절망으로 젖어 있었다. 도진의 눈이 가늘어졌다. 박현석, 그 노회한 여우는 영리했다. 단순히 방화벽을 높이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청라 교도소라는 공간 자체를 전 세계로부터 격리된 ‘디지털의 무인도’로 만들어버린 것이다.세상 사람들은 화면을 보며 그저 ‘서버 오류’ 정도로 생각하며 창을 닫아버릴 터였고, 도진 일행의 목소리는 이 콘크리트 벽 안에 갇혀 죽어갈 운명이었다.같은 시각, 태화그룹 최상층 집무실.박 대표는 최고급 시가를 태우며 벽면을 가득 채운 거대한 모니터 벽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의 얼굴엔 승리자의 여유로운 미소가 걸려 있었다. 화면 속에는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도진과 아란의 고립된 모습이 찍히고 있었다.“한도진, 네가 쥐새끼처럼 시스템의 틈새를 파고들 줄 알았겠지. 하지만 이 판의 주인은 나다. 통신이 안 되는 라이브라니,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쇼인가?”박 대표는 시가 연기를 길게 내뿜으며 곁에 선 조 상무에게 차갑게 명령했다.“2일 차 게임 중에 저항하는 놈들은 즉시 처단해. 특히 한도진, 그놈은 손가락 하나까지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짓이겨버려라. 사형수가 교도소에서 사고로 죽는
치익―.지독하고도 비릿한 수면가스가 걷히자마자 도진은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서 몸을 일으켰다. 폐부 깊숙이 박히는 냉기가 정신을 아찔하게 만들었지만, 도진은 이를 악물며 감각을 깨웠다. 어제 죽은 임철수 형사의 피가 검게 굳어 눌어붙은 수감복이 거친 사포처럼 살갗을 자극했다. 그것은 지워지지 않는 낙인이자, 도진이 이 지옥에서 반드시 살아나가야 할 이유였다.도진의 눈은 어제보다 더 깊고 서늘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이제 그에게 남은 건 전략팀장의 치밀함뿐만이 아니었다. 벼랑 끝에 몰린 짐승의 생존본능, 그리고 소중한 이를 잃은 자의 서늘한 광기가 공존하고 있었다.“팀장님, 정신이 좀... 드세요?”구석진 벽면에 몸을 웅크리고 있던 서아란이 핼쑥해진 얼굴로 다가왔다. 어제 무기고에서 겪은 충격 때문인지 그녀의 손은 눈에 띄게 떨리고 있었다. 그녀의 손에는 배식받은 것으로 보이는 딱딱하게 굳은 빵 한 조각이 들려 있었다. 도진은 말없이 빵을 받아 입에 넣었다. 아무런 맛도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는 기계적으로 씹어 삼켰다. 근육을 움직일 최소한의 연료, 복수를 완수하기 위한 에너지가 필요했다.“임 형사님은... 제가 환경미화원들이 오기 전에 수습해 두려고 했지만... 안 됐어요.”아란의 목소리가 젖어 들었다. 교도소의 시스템은 잔인했다. 시신은 그저 치워야 할 오물에 불과했다. 도진은 운동장 한쪽으로 실려 나가는 검은색 시신 가방들을 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 슬퍼할 시간조차 허락되지 않는 곳. 이곳은 인간의 존엄성이 완전히 삭제된 아레나였다.“언제까지 죽은 놈 가방만 보고 있을 거냐.”뒤편에서 들려오는 묵직한 저음. 강태식이었다. 그는 어제 수십 개의 칼날을 받아냈던 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정한 모습으로 걸어 나왔다. 다만 그의 눈가에는 임철수를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짙은 그림자로 남아 있었다.“태식 씨, 몸은 괜찮습니까.”도진의 물음에 태식은 대답 대신 자신의 거대한 주먹을 쥐어 보였다.“내 몸 걱정할 때가 아닐 텐데. 1일 차가
[청라 특수 교도소, 제7구역 메인 로비]제한 시간 종료 30분 전.교도소 내부를 가득 채웠던 광기 어린 비명은 잦아들었으나, 그 자리를 메운 것은 더욱 지독한 침묵과 경계였다. 생존한 죄수들은 무기를 반납함에 넣기 위해 로비로 모여들었다.그들은 서로를 믿지 않았다. 반납함 앞에서 마지막 기습을 당해 목의 ‘리미터’가 터질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그들의 눈동자를 충혈시켰다.그 피 냄새 진동하는 인간 군상 사이로, 유령처럼 서늘한 그림자 하나가 나타났다. 한도진이었다.그의 수감복은 이미 원주인을 알 수 없는 선혈로 검붉게 찌들어 있었다. 한 손에는 무기고에서 확보한 전술 나이프가, 다른 한 손에는 철수의 유품인 끊어진 수갑 체인이 감겨 있었다. 도진의 시선은 단 한 놈, 철수의 머리를 가격했던 용태의 최측근 부하 ‘작두’에게 고정되어 있었다.놈은 아직 식지도 않은 임철수의 시신 앞에서 승리감에 취해 있었다. 피 묻은 쇠파이프를 지팡이처럼 짚은 채, 자신의 무용담을 떠들며 낄낄거리고 있었다.“봤냐? 형사 놈이라 그런지 맷집은 좋더만. 대가리가 깨져도 안 놓고 버티기에 그냥 확…….”“그 쇠파이프.”낮게 가라앉은, 그러나 로비 전체를 얼어붙게 만드는 도진의 목소리가 작두의 말을 끊었다. 작두가 고개를 돌리기도 전, 도진의 눈동자엔 이미 살육의 공식이 완성되어 있었다.“네 무덤 파는 도구로 써라.”말이 끝나기도 전에 도진의 신형이 사라졌다.슈슉!인간의 반사신경을 비웃는 속도였다. 도진은 바닥을 차고 올라와 작두의 목에 수갑 체인을 와이어처럼 감아 올렸다. 놈의 고개가 뒤로 꺾이며 비명이 목구멍 안으로 밀려 들어갔다. 그 찰나, 도진의 전술 나이프가 놈의 가슴팍을 정교하게 파고들었다.서걱, 서걱, 서걱!심장과 폐, 그리고 대동맥.단 세 번의 자창으로 놈의 생명 줄기를 끊어버렸다. 주변에 있던 용태의 조폭들이 무기를 치켜들었을 때는 이미 상황이 종료된 후였다. 도진은 쓰러지는 작두의 몸을 발로 차내며, 놈이 쥐고 있던 쇠파이프를 빼앗아 반납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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