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가 마련한 모임은 호텔 회원제 라운지 안쪽의 프라이빗 별실에서 열렸다.둥근 대리석 테이블에는 찻잔과 디저트 접시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통유리 너머로 늦은 오후의 도심이 내려다보였다. 한 달에 한 번씩 얼굴을 맞대는 재벌가 사모들의 정기 모임이었다.서윤이 들어서자 박정희는 하던 말을 멈추지도 않은 채 옆의 빈 의자를 가리켰다.“왔으면 앉아. 괜히 유난 떨면서 분위기 망치지 말고.”서윤은 가방을 의자 뒤에 내려놓고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잠시 후 별실 문이 열렸다.민아가 들어왔고, 그 뒤를 따라 유리가 모습을 드러냈다.“엄마, 유리 언니도 데려왔어. 사모님들도 다 아는 사이잖아.”박정희의 표정이 금세 밝아졌다.“잘 왔다. 여기 계신 분들 다 너 어릴 때부터 봤던 분들이야.”유리가 허리를 숙여 인사하자 맞은편에 앉아 있던 최명숙이 찻잔을 내려놓았다.“어머나, 유리 아니니?”최명숙은 자리에서 일어나 유리의 손을 덥석 잡았다.“세상에. 난 네가 진작 박 여사 며느리 된 줄 알았잖아.”주변에서 웃음이 터졌다. 옆자리 사모도 안경을 살짝 내리며 유리를 바라봤다.“맞아. 재헌이하고 어릴 때부터 혼담 오갔던 그 집 딸이지? 둘이 하도 붙어 다녀서 우리는 당연히 결혼할 줄 알았잖아.”유리가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며 웃었다.“아니에요. 다 옛날 일인데요, 뭐.”민아가 기다렸다는 듯 유리의 팔을 붙잡았다.“저도 유리 언니한테 새언니라고 부르게 될 줄 알았어요. 오빠 졸업식이며 가족여행이며 언니가 빠진 적이 없었으니까.”“민아야, 얘도 참. 서윤 언니도 있는데 그만해.”유리가 말리는 척 민아의 손등을 가볍게 쳤지만, 박정희는 오히려 찻잔을 들며 흐뭇하게 웃었다.“그러게요. 나도 그때는 당연히 유리가 우리 집 며느리 되는 줄 알았죠. 양가 어른들도 다 마음에 들어 했고. 그런데 사람 일이 어디 마음먹은 대로만 되나요.”테이블에 놓인 포크 몇 개가 조용히 멈췄다.그제야 몇몇 사모의 시선이 서윤에게 향했다.서윤은 말없이 찻잔 손잡이를
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6-08-31 อ่านเพิ่มเติ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