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학교로 향하는 발걸음이 유난히 가볍다. 합의금이 통장에 들어온 뒤로, 처음으로 숨을 제대로 쉬는 기분이었다. 당장 이번 달 생활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됐고, 과외를 잃은 빈자리를 메울 시간도 충분히 생겼다. 그것만으로도 세상이 조금 달라 보였다. 사람이 이렇게 단순한 존재인가 싶기도 했다. 돈 걱정이 사라지자, 그제야 캠퍼스가 눈에 들어왔다. 봄이 오고 있었다. 교정 곳곳에 연두색 새싹이 돋아나고 있었고, 바람은 차갑지 않았다. 수업이 끝난 뒤, 민호에게 말했다. "나 이번 MT 참석할께." 내가 조심스레 말을 꺼내자, 민호는 잠시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이내 활짝 웃으며 물었다. "진짜? 아르바이트는 어쩌고?"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웃었다. "짤렸어. 내가 원해서 그런 건 아니고··· 뭐, 결과적으론 잘 된 거지." 민호는 진심 어린 미소로 고개를 끄덕였다.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01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