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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Author: 동그라미
얼마 전 서태진이 실수로 이 상자를 떨어뜨렸다가 사당에서 무릎을 꿇고 벌을 받았었다.

그때의 나는 세상 모든 것을 원망했고, 심지어 이 상자까지 원망했다.

하지만 언젠가 내가 이 상자를 품에 안고 이렇게 처참하게 울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상자 안에는 검은 도자기 항아리가 들어있었는데, 그것은 내 아이의 유골함이었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그것을 들어 올리며 아이의 이름을 불러보려 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아이에게는 이름이 없었다...

내가 6년 동안 태진이라고 불러온 그 이름은 내 아이의 것이 아니었다.

나는 아이의 얼굴 한 번 보지 못했고, 이름조차 지어주지 못했다.

"연우야..."

"어미가 널 연우라고 불러도 되겠느냐?"

"어미는 네가 그곳에서 아무 탈 없이 평안하게 지내길 바란단다..."

나는 유골함을 품에 꼭 껴안았다.

‘미안하다. 어미의 이번 생은 참으로 기구했구나. 다음 생에는 부디 이런 어미를 만나 고생하지 말고, 좋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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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년 만에 밝혀진 아이의 비밀   제11화

    얼마 전 서태진이 실수로 이 상자를 떨어뜨렸다가 사당에서 무릎을 꿇고 벌을 받았었다.그때의 나는 세상 모든 것을 원망했고, 심지어 이 상자까지 원망했다.하지만 언젠가 내가 이 상자를 품에 안고 이렇게 처참하게 울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상자 안에는 검은 도자기 항아리가 들어있었는데, 그것은 내 아이의 유골함이었다.나는 떨리는 손으로 그것을 들어 올리며 아이의 이름을 불러보려 했다.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아이에게는 이름이 없었다...내가 6년 동안 태진이라고 불러온 그 이름은 내 아이의 것이 아니었다.나는 아이의 얼굴 한 번 보지 못했고, 이름조차 지어주지 못했다."연우야...""어미가 널 연우라고 불러도 되겠느냐?""어미는 네가 그곳에서 아무 탈 없이 평안하게 지내길 바란단다..."나는 유골함을 품에 꼭 껴안았다.‘미안하다. 어미의 이번 생은 참으로 기구했구나. 다음 생에는 부디 이런 어미를 만나 고생하지 말고, 좋은 집안에 태어나 평안하게 살아가거라.’..."마님."서인혁의 곁을 지키던 호위무사가 언제 왔는지 내 뒤에 서 있었다.그는 서인혁과 마찬가지로 한참 동안 침묵하다가 한숨을 내쉬었다."사실… 대감님께서 하신 말씀은 모두 진심이 아니었습니다. 도련님은 태어날 때 이미 숨이 끊어진 상태였습니다.""대감님께서는 마님께서 상심하실까 봐 태진 도련님을 곁에 데려다 놓으신 겁니다.""대감님께서는 도련님을 시체 버리는 곳에 내다 버렸다고 말씀하셨지만, 사실 그동안 줄곧 도련님의 유골을 지키고 계셨습니다. 매일 밤 홀로 잠도 이루지 못하셨지요.""또한... 마님의 조카분을 죽이지 않으셨습니다... 대감님께서는 그저 마님께서 자신을 미워하게 만들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자신을 미워해야 살아갈 힘이라도 생길 것이라 믿으셨던 것입니다."호위무사는 지난 세월 동안 쌓인 오해들을 차분히 털어놓았다.처음엔 담담하던 목소리가 끝내 흐느낌으로 젖어들었지만, 그 말들은 힘 있고 담담하게 내 마음속에 새겨

  • 6년 만에 밝혀진 아이의 비밀   제10화

    "어찌하여..."눈물이 걷잡을 수 없이 쏟아져 내렸다.그럼에도 마음속 깊이 사무친 고통은 조금도 가라앉지 않았다."그 아이는 죽어 마땅했으니까. 너희 심씨 집안 사람들은 모두 죽어 마땅하다. 태생부터 천한 핏줄이니까!""아, 맞다. 네 아이도 마찬가지다."잠시 멈칫하던 서인혁은 눈시울이 붉어졌고 말도 중간중간 끊겼다.하지만 그 말은 한마디도 빠짐없이, 또렷하게 모두 내 귀에 들어왔다."그, 그 아이 역시... 내 손으로 직접 숨통을 끊었다.""숨, 숨이 끊어질 때 온몸이 이미 시퍼렇게 변해 있었다.""알고 있었느냐?""서인혁, 이 짐승만도 못한 놈!"그 순간, 원한에 사로잡힌 나는 이성을 잃었다.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거의 들리지 않았고, 그저 그의 입술이 달싹이는 모습만 보였다.마치 목숨을 거두러 온 저승사자처럼 보였다.시퍼렇게 질린 얼굴에 흉측한 송곳니를 드러낸, 소름 끼치는 몰골이었다.오랜만에 느끼는 증오가 가슴을 가득 메웠고, 그 순간 내 머릿속에 선명한 목소리가 울렸다.‘죽이거라… 복수하거라… 모두를 대신해 복수하거라!’그래서 나는 소매 속에 늘 품고 다니던 단검을 망설임 없이 그의 심장에 찔러 넣었다.지난 6년 동안 수없이 그래왔던 것처럼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하지만 이번에는 예전과 달리 그는 피하지 않았다.아니, 애초에 피하려 하지 않았다.단검이 그의 몸을 파고드는 순간 푹 하는 소리가 났고,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생각지도 못하게 단번에 성공하자, 나조차 순간 멍해졌다.그런데 서인혁은 오히려 안도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그는 피를 한 모금 토해낸 뒤, 얼굴에는 다시 비열한 미소가 떠올랐다.그 미소를 6년 2개월 동안 지어왔으니, 이제는 너무나 익숙했다.심장에 극심한 통증이 밀려왔지만, 그는 눈앞에서 다시 생기를 되찾은 나를 바라보며 묘한 기쁨을 느꼈다.그의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이 흘러내렸으나, 입에서 나온 말은 여전히 모질었다."좀 더 세게 찌르거라, 심연화. 날 죽도록 미워하지 않았느냐?""

  • 6년 만에 밝혀진 아이의 비밀   제9화

    "어머니, 다시는 투정을 부리지 않을테니 제발 죽지 마십시오…""모두 제 잘못입니다…"서태진은 흐느끼며 자신이 그동안 저질렀던 잘못을 하나하나 털어놓았다.예전에는 철이 없어 기설아만 좋아했으나, 언젠가 내가 자신을 떠날 거라고는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서태진은 맑은 눈망울에 눈물을 글썽이며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마치 확답이라도 듣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그런 그를 바라보던 나는, 순간 멍해지고 말았다.‘그때 내 아이가 죽지 않았더라면, 투정을 부리다 잘못을 비는 모습도 지금의 서태진과 똑같았을까? 아니면 조금 더 철이 들었을까?'순간 누군가 내 심장을 꽉 쥐어짜는 듯이 욱신거리기 시작했다.나는 몇 차례나 세게 기침을 해댔다."알았으니 그만 나가서 놀거라.""어머니...""나가거라."서태진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나는 끝내 알 수 없었다.그는 울먹이며 밖으로 뛰어 나갔고, 내가 결국 참지 못하고 피를 한 웅큼 토해내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서태진이 다녀간 이튿날, 서인혁은 기설아가 울부짖으며 매달리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 두 사람을 억지로 마차에 태워 떠나보냈다.사흘째 되던 날, 서인혁은 자신이 나이가 많고 병이 잦으며 심신이 지쳤다는 이유로 황제에게 사직서를 올렸다.이제 겨우 스물여섯인데 말이다.나흘째 되던 날, 서인혁은 저택의 하인들을 모두 내보내고, 오직 오랫동안 곁을 지켜온 호위무사 한 명만을 남겨두었다.닷새째 되던 날, 그는 음식 상자를 들고 내 처소를 찾아왔다.그는 그릇에 담긴 죽을 몇 번이고 후후 불어 적당한 온도가 되었는지 확인한 뒤, 한 숟가락 떠서 내 입가로 가져다 댔다."먹거라."나는 망설임 없이 그릇을 쳐서 엎질러버렸다."심연화, 먹거라."그는 다시 한 그릇을 가져와 내 앞에 들이밀었다.나는 아무런 감정도 없는 눈빛으로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그는 화를 낼 힘조차 없는 나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그저 나와 밥 한 끼만 먹어주거라. 정말 마지막이다."사실

  • 6년 만에 밝혀진 아이의 비밀   제8화

    분위기는 고요하면서도 숨이 막힐 듯했다."깨어났으니... 난 이만 가보마."서인혁은 결국 이 어색한 분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먼저 자리를 떴다.그런데 문 앞에 다다른 순간, 그는 다시 몸을 돌렸다."심연화, 앞으로 다시는 죽으려 하지 말거라."나는 그에게 등을 돌린 채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그가 볼 수 없는 어둠 속에서 눈물이 소리 없이 흘러내렸다.내가 혼수상태에 빠져있던 그 짧은 며칠 동안, 지난 십여 년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어릴 적 두 가문이 친하게 지내던 때부터, 눈이 펑펑 내리던 겨울날 수많은 사람의 가슴 찢어지는 울음소리까지.처음 사랑을 깨달았을 때의 기쁨부터, 서로를 죽이고 싶을 만큼 증오하며 괴롭혔던 시간, 그리고 봄날의 배꽃에서 어느새 머리가 하얗게 변해버린 지금까지…온갖 감정이 마치 날카로운 칼날이 오장육부를 헤집어 생살을 한 움큼씩 뜯어내는 것만 같았다.서인혁은 줄곧 자신의 집안이 풍비박산 난 것이 모두 심씨 가문 탓이라고 여겨왔다.하지만 사실 내 아버지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저 황제의 명을 받들어 공무를 수행했을 뿐이었다.당시 아버지가 등을 돌린 것은 절망에 빠진 친구의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았고, 눈가에 고인 눈물을 감추기 위함이었다.그때 아버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내가 대답하지 않자 서인혁은 나직이 한숨을 내쉬었다.방 문밖에서 그는 마당에 떠 있는 달을 바라보며 한참 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어렴풋이 기억난다. 어느 해 추석에 그가 집안 어른들과 다투고 홧김에 가출했던 적이 있었다.가출이라기보다는 한밤중에 담을 넘어 심씨 가문의 저택으로 찾아가 어린 소녀의 창문을 두드렸다고 하는 편이 맞을 것이다.그는 나를 꾀어내 지붕 위로 데려간 뒤, 나를 품에 안고 밤새도록 달을 바라보았다.그때 그는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네가 바로 나의 밝은 달이다.’하지만 달도 언젠가는 저물기 마련이었다.날이 희미하게 밝아올 무렵, 서인혁은 온몸에 찬 기운을 머금은 채 기설아의 처소로 향했다.그는

  • 6년 만에 밝혀진 아이의 비밀   제7화

    정왕과 관련된 자는 누구든 가차 없이 죽이라는 명령이었다.서인혁은 떠날 때, 알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이 서린 눈빛으로 나를 한참 바라보았다.집으로 돌아왔을 때, 아버지가 내 방 문앞에 서 계셨는데 하룻밤 사이에 10년은 늙어버린 모습이었다."그 아이는 떠났느냐?""네."시간은 흘러 몇 년이 지났고, 내가 계례를 치른 후 집에서는 내 혼처를 알아보기 시작했다.하지만 그해 말을 타던 서인혁의 모습은 좀처럼 내 마음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더욱 선명해질 뿐이었다.이씨 가문 도련님과의 혼사가 정해지던 날, 나는 배나무 아래 묻어두었던 그 술병을 파냈고, 혼자 술을 마시다 완전히 취해 버렸다.술기운을 빌려 이씨 가문 저택 앞까지 찾아가 내 손으로 직접 혼담을 깨뜨려버렸다.그것이 내 인생 최초의 일탈이었다.부모님은 그런 나를 바라보며 체념한 듯 한숨을 내쉬셨지만, 끝내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다.다시 서인혁을 만난 날, 나는 눈앞에서 가족들이 하나둘 목이 잘려 나가는 모습을 강제로 지켜보며 목이 터져라 울부짖었다.마지막에는 결국 나와 부모님만 남게 되었고, 그때 서인혁이 구세주처럼 나타나 나를 데리고 갔다.아버지는 비단으로 지은 화려한 옷차림의 서인혁을 바라보며 무언가 깨달은 듯한 눈빛이었다.아버지는 눈물을 글썽이며 목이 멘 목소릴로 말했다."이 모든 일은 내 딸아이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네가 정녕 이 아이를 부인으로 맞겠다면, 부디 잘 대해주거라."그리고 아버지는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앞으로는 누구도 원망하지 말거라."그때는 아버지의 마지막 당부가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다.그러다 아홉 달 후, 서인혁의 방 앞에서 모든 진실을 듣게 되었다.내가 스스로 따뜻하다고 여겼던 그 모든 손길이 처음부터 끝까지 잔인한 기만이었고, 서인혁이 황제에게 고해 바쳐, 심씨 가문을 적과 내통하고 나라를 배신했다는 죄로 모함해 가문을 몰락시킨 것이었다.나는 분을 이기지 못하고 서인혁의 서재 문앞에 쓰러지고 말았다.그 소리에

  • 6년 만에 밝혀진 아이의 비밀   제6화

    서인혁은 다급하게 해독약을 내 입에 쑤셔 넣었으나, 검붉은 피는 멈추지 않고 흘러나왔다."연이야...""연이야, 자면 안 된다...""심연화, 제발 잠들지 말거라."그의 눈물이 내 뺨 위로 떨어졌고, 뜨거운 온기가 느껴졌다.하지만 내 의식은 점점 더 흐려져 갔다.어렴풋이 기억난다. 그해 배꽃이 땅 가득 떨어져, 도성 전체가 흩날리는 새하얀 꽃잎으로 뒤덮여 있었다.푸른 옷을 입고 머리를 높이 묶은 서인혁이 청석 거리를 말을 타고 지나가더니, 장검 끝으로 망월루(望月樓)에 걸린 술병을 낚아챘다.사람들의 놀란 함성 속에서 그는 유유히 말을 몰아 사라졌다.풍류를 아는 소년이라, 지나가는 곳마다 여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소년 시절의 서인혁은 참으로 "풍류 넘치는 소년"이라 불릴 만했다.말에서 내려 내 앞에 섰을 때, 그는 호탕하게 웃었다."받거라! 연화야, 내가 널 위해 뺏어온 술이다!"서 있는 모습은 훤칠하고 기품이 넘쳤으며, 웃는 얼굴은 밝은 달처럼 환했다. 그 순간 내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은 오직 그것뿐이었다.그리고 그때 처음으로, 내가 서인혁에게 마음이 설렌다는 걸 깨달았다.나는 얼굴을 붉히며 그 술병을 받아 들고, 집 뒤뜰의 배나무 아래 몰래 묻어두었다.그날 밤, 나는 소녀다운 설렘에 사로잡혀 좀처럼 잠들지 못했다.뜰에 떠 있는 차갑고 맑은 달을 바라보다가, 문득 그 달이 그의 얼굴로 변한 듯한 착각에 빠졌다.그해 칠석날 밤, 나는 용기를 내어 그에게 만나자고 했다.서인혁은 문틀에 비스듬히 기대어, 어디서 꺾어왔는지 모를 강아지풀을 입에 문 채 능글맞게 웃었다."우리 연화가 나에게 먼저 만남을 청하는 것이냐."그는 갑자기 내게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며 장난기 어린 눈빛을 보냈다."나는 아주 바쁜 사람이란다."나는 부끄럽고 분한 마음에 발을 동동 구르며 그의 소매를 잡아당겼다."그래서 갈 것입니까, 말 것입니까!""가자꾸나!"그는 가볍게 웃음을 터뜨리며 내 머리카락을 쓰다듬고 장난스레 만지작거렸다."우리 연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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