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6. 누가 복도에 있습니다발소리가 멈춘 순간, 손끝부터 굳었다.내 손은 여전히 레오니스의 셔츠 안쪽에 들어가 있었다.심장 가까이 이어진 보조문자를 더듬던 자세 그대로였다. 손등에는 그의 체온이 닿아 있었고, 벌어진 셔츠 사이로 검푸른 문양이 희미하게 빛났다.문밖에서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그래서 더 이상했다.노크도 없었다.부르는 목소리도 없었다.누군가가 그저 문 앞에 서 있었다.나는 아주 천천히 손을 빼려 했다.그 순간 손목의 계약선이 뜨겁게 달아올랐다.동시에 레오니스의 가슴 위 문양이 짧게 번쩍였다.그가 숨을 삼켰다.아주 짧은 소리였다. 평소라면 놓쳤을 정도였지만 지금은 거리가 너무 가까웠다.나는 움직임을 멈췄다.“전하.”입술만 거의 움직였다.레오니스가 문 쪽을 한번 보고는 낮게 말했다.“이쪽으로.”그는 내 손목을 잡아 끌지 않았다.대신 침대 쪽 캐노피를 손끝으로 가리켰다.문과 반대편. 두꺼운 커튼이 기둥과 벽 사이에 깊은 그림자를 만들고 있었다.나는 바로 이해했다.문을 잠그는 건 더 위험하다.지금 누군가 들어와도 이상하지 않은 방처럼 보여야 한다.나는 셔츠 안쪽에서 손을 빼고 먼저 움직였다.캐노피 안쪽은 생각보다 좁았다.침대 기둥과 벽 사이에 겨우 한 사람 반이 설 만한 틈.내가 먼저 몸을 넣자 레오니스가 뒤따라 들어왔다.커튼이 닫혔다.빛이 거의 사라졌다.가까웠다.방금 전보다 더.그의 셔츠는 아직 열린 채였고, 내가 풀어 둔 단추 사이로 체온이 그대로 느껴졌다. 커튼이 무거워 어깨를 조금만 움직여도 천이 스쳤다.문밖에서 옷자락이 움직이는 소리가 났다.아직 있다.나는 숨을 줄였다.레오니스도 말이 없었다.그의 손이 내 허리 옆으로 올라왔다가 멈췄다.닿지 않았다.커튼이 한 번 크게 흔들렸다.반사적으로 몸을 뒤로 물리다가 발뒤꿈치가 침대 기둥에 걸렸다.균형이 무너졌다.그때에야 그의 손이 허리를 받쳤다.단단한 손바닥이 천 위로 닿았다.잡아당기지 않았다.쓰러지지 않을 만큼만.
Last Updated : 2026-08-28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