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연은 민해준이 갑자기 나타날 줄은 예상치 못했다. 흠칫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순발력 있게 대처했다.얼굴에 띠고 있던 분노의 기색을 지우고 다급히 민해준의 곁으로 다가가 가슴을 쓸어내리는 척하며 말했다.“오빠, 마침 잘 왔어. 안 그래도 전화하려던 참이었는데.”송지연이 진경찬을 가리킨 뒤 자신의 가방을 내려다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오빠가 선물해 준 한정판 팔찌가 사라졌어. 아까 내가 여기서 실수로 가방을 떨어뜨렸을 때 유경 언니 남자친구가 물건을 주워줬거든. 그런데 그 사람 공구 가방에서 팔찌가 나왔어...”그녀가 난처하다는 표정으로 민해준을 올려다보면서 눈물을 글썽거렸다.“어제 유경 언니가 이 팔찌 예쁘다고 칭찬하자마자 오늘 언니 남자친구가 내 팔찌를 훔쳤어. 오빠, 혹시 유경 언니가...”송지연이 말끝을 흐렸지만 하려는 말이 무엇인지 누가 봐도 뻔했다.그녀의 말에 민해준의 눈빛이 점점 어두워졌다. 진경찬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 휴대폰을 꺼내 차단 목록에 등록되어 있던, 오랫동안 누르지 않았던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안유경, 10분 안에 퍼스트 강남으로 와. 10분 안에 안 오면 경찰서에서 네 남자친구 얼굴 보게 될 줄 알아.”그러고는 안유경의 대답도 듣지 않고 전화를 끊어버렸다.10분 후, 안유경이 다급하게 달려왔다.차도현과 민해준 사이에 무슨 시비라도 붙은 줄 알았다. 그런데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민해준과 송지연, 그리고 관리사무소 직원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진경찬의 모습이었다.안유경이 걸음을 멈추고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그녀를 본 송지연이 억울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말했다.“언니, 사실 이럴 필요까지는 없는데.”안유경은 어이가 없었다.“갑자기 또 뭔 미친 소리야?”송지연이 아무것도 걸려 있지 않은 허전한 손목을 쓰다듬으며 토끼처럼 빨개진 눈으로 말했다.“팔찌가 탐났으면 그냥 나한테 직접 달라고 말하지 그랬어. 굳이 남자친구까지 부추겨서 훔치게 할 필요는 없었잖아. 이건 엄연한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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