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아, 지난 일은 좀 묻어두고 살자. 이제 앞으로 나아가야지. 우리 지연이 형수님 그만 괴롭혀.”“그래, 유경아. 지연이가 기분 좋게 한 잔 올리는 거잖아. 해준이가 지연이를 얼마나 예뻐하는지 알지? 이번에도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면 너 오늘 당장 서경에서 쫓겨날지도 몰라.”안유경은 빙 둘러앉은 무리를 보며 헛웃음을 삼켰다.불과 3년 전만 해도 이들이 자신을 향해 굽신거리며 ‘형수님’이라 부르던 모습이 떠올랐으니까.그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야, 송지연! 네가 나한테서 민해준 뺏은 건 시작에 불과하지. 네 엄마는 민해준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 끼어들어 가정을 파탄 냈고, 네 아버지는 민해준 아버지를 죽이고 나서 그 죄를 우리 아빠한테 뒤집어씌웠어. 그 일로 나와 민해준, 우린 둘 다 집안이 풍비박산 났지.”“너와 네 부모는 내 인생을 망친 철천지원수야. 그런데 나더러 이 술을 마시라고?”그녀는 송지연을 빤히 쳐다보며 한 글자씩 내뱉었다.“네까짓 게 감히 그럴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해?”“야, 안유경! 너 미쳤어?”이때 화려한 셔츠를 입은 남자가 버럭 소리를 지르며 일어섰다.“법원 판결도 끝난 일 아니야? 네 아버지가 범인인 거, 흉기에서 지문까지 다 나왔는데 왜 자꾸 죄 없는 지연 씨를 모함해!”“맞아. 그때 네 아버지가 사람을 얼마나 많이 찔렀는데! 심지어 송지연 아버님도 칼에 찔리셨던 거 다들 알지...”안유경은 더 이상 이 머리 빈 인간들과 대화할 가치를 느끼지 못했다. 그녀는 가방을 챙겨 들며 류설아를 향해 말했다.“설아야, 미안. 여긴 뇌가 텅 빈 인간들이 너무 많아서 더는 못 있겠다. 나중에 우리끼리 따로 만나.”안유경이 돌아선 그 순간이었다.“잠깐.”송지연이 다급하게 손을 뻗어 그녀를 붙잡으려 했다.안유경이 몸을 살짝 비틀어 피하자 송지연은 중심을 잃고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졌다.“으악!”손에 들려 있던 잔이 바닥으로 떨어지며 독한 술이 송지연의 비싼 명품 드레스 위로 쏟아졌다. 그녀는 그대로 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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