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시아주버니를 정부로 두기로 했다.: Capítulo 21 - Capítulo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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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제국의 별이, 천하의 하트먼이! 나의 결혼이 마치 수치라도 되는 것처럼 앞마당도 아닌 벨테레브의 가장 깊은 곳, 입구조차 변변치 않아 아비스 별관을 반드시 거쳐 들어와야 하는 후원에서 식을 올리게 되다니. 굴욕에 가까운 결혼식이라도 이를 꽉 깨물고 참아야 했다. 이 치욕스러운 결혼에 내 가문과 2천만 영지민의 명예가 걸려있었다. 하트먼의 유일한 후계자가 도움을 받고 갚지 않는 우스운 꼴을 내보일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 대가로 내놓아 하는 것이 비록 내 결혼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아가씨, 밖이 좀 소란스럽네요. 꼭 무슨 일이 터진 것처럼요.” “무슨 일이 터졌으면 좀 어때. 결혼식도 못 하게 화려하게 터지면 더 좋지.” 그 누구도 바라지 않았던 결혼식이어서 였을까. 축포 대신 식장으로 날아든 소식은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 철저하게 무시당한 하트먼의 현실을 뼈아프게 드러냈다. 경계 밖으로 무려 여덟 마리의 괴물이 연이어 쏟아져 나왔다. 경계가 생긴 이래 단 한 번도 없었던 전대미문의 사태였다.“감히 하트먼의 일을 내게 알리지도 않다니. 간이 배밖으로 나온게 분명해.” 뱀같은 황제와 의뭉스러운 벨테레브 공작은 알고있을까. 고작 두개체가 제국 최강으로 꼽히던 하트먼 기사단 서른 명을 단숨에 초토화 시켰다는 것을. 내게 괴물의 출현을 알리지 않은 것은 그들의 실책이 될 것이다. 그 괴물의 섭리를 조금도 알지 못하는 놈들이 맞서 싸우겠다고 전선에 섰으니 하트먼 기사단의 전철을 그대로 밟게 될 것이다. 괴물 앞에 찢기고 밟혀 처참히 무너질 그들의 모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통쾌함이 밀려왔다.그러나 곧 영지민들의 안위가 떠올랐다. 내겐 하트먼이 가장 소중했다. 당장이라도 이 우스꽝스러운 드레스를 찢어내고 서남부 평야로 향하고 싶었다.그러나 사회자의 안내에 붕 떠있던 정신이 이 답답한 식장으로 억지로 끌려 들어왔다. “오늘 결혼식은 모든 절차를 건너뛰고 반지 교환과 성혼 선언 후 종료할 예정입니다. 신랑 대리인 나와주세요.”결혼식 사회자가 신랑의 대리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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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고, 공작 부인!” 잔뜩 상기된 얼굴로 공작 부인을 불렀다. 내 자존심을 짓밟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어떻게 똑같이 자기 뱃속으로 낳은 쌍둥이 아들에게 동생의 여인을 취하라고 말할 수가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정신이 나갈 것 같은 사고방식에 한마디하려는 찰나, 리하르트가 어깨를 감싸 안으며 만류했다. “공작 부인께서 아우 내외를 걱정하는 마음이 이리 깊으실지 몰랐습니다. 저 또한 아우가 소중하답니다. 걱정할 일은 만들지 않겠습니다. 들어가 쉬시지요.” “리하르트 벨테레브! 후—. 벨테레브는 손이 귀하다는 걸 명심하세요. 내 첫째 아드님 또한 결국엔 벨테레브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겁니다.” 공작 부인은 다시 서릿발이 날릴 것 같은 목소리로 경고하고 뒤돌아섰다. 그녀가 눈앞에서 사라지자 리하르트의 팔을 거칠게 쳐냈다. ​“설마, 공작 부인의 명을 따르려는 건 아니겠죠?” “아마 이 공작저에 있는 모든 사람 중 그대의 티아라를 벗겨줄 사람은 저뿐일 겁니다. 제가 끝내 거절한다면 공작이 이 자리를 대신할 테니까요. 이 공작저에 남아 있는 벨테레브라곤 저와 아버지 둘뿐이니까요. 그래도 한때나마 약혼자였던 사람이 하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네? 그게 무슨!” ​ 미치지 않고서야. 말도 안 되는 모욕이었다. 손이 귀한 벨테레브의 혈통을 잇기 위해서 나를 출산 도구처럼 사용하겠다는 말이나 다름없었다. 그들에겐 내 몸속에 자리 잡을 아이가 벨테레브의 피를 이었다면 그 아비가 누구든 상관없는 것이다. 심지어 그것이 공작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꽉 쥔 주먹이 파들파들 떨렸다. 내 반드시 오늘의 치욕을 잊지 않을 것이다. 리하르트는 분노로 살을 떨고 있는 나를 보며 억지웃음을 보이려 애썼다. “저도 당신에게 이런 말을 꺼낼 수밖에 없는 자신이 원망스럽습니다.” 자신이 원망스럽다 말하는 그의 표정에 할 말을 잃었다. 죄책감으로 얼룩진 그의 파란 눈동자가 애처롭게 흔들리고 있었다. 저런 표정을 볼 바에야 차라리 예전처럼 구는 게 나았다. 다른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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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쨍그랑!! ​ 손에 들린 잔이 바닥으로 힘없이 곤두박질쳤다. ​ 잔을 떨어뜨렸음에도 손이 처참할 정도로 떨렸다. 구석구석 예민한 곳까지 일깨우는 듯한 열감이 분노를 만나 순식간에 온몸을 집어삼킨 탓이다. ​ 흘러내린 독주에 치맛자락이 볼품없이 젖어 들었다. ​ 리하르트의 나른한 목소리가 귓가를 스쳤다. ​ “에스텔?” ​ 예민해진 감각은 작은 움직임조차 자극적이고 원색적인 도발로 다가왔다. ​ ‘정신 차려야 해.’ ​ 나는 바닥에 흩뿌려진 날카로운 유리 조각들을 내려다보았다. 날 선 고통으로 이 지독한 혼미함을 떨쳐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얼마 전 허벅지에 생긴 상처를 떠올렸다. 아문 지 얼마 안 되었으나 그 연한 살을 헤집는다면 그 어떤 곳보다 강한 고통을 줄 것이다. ​ 깨진 유리 조각을 향해 힘겹게 한 발짝 내디뎠다. 눈앞이 일렁이고 어지러웠다. 몸이 비틀, 하고 크게 휘청이자 어느새 다가온 리하르트가 내 허리를 단단히 휘감았다. ​ "하아…… 미치겠군. 당신의 그 가혹한 취향에 장단을 맞춰주기엔, 내 인내심이 그리 훌륭하지 못해서요." ​ 그의 뜨거운 입김이 목선을 타고 올라와 귓불을 아찔하게 스쳤다. 평소라면 기겁하며 그를 경멸하고 몸부림쳤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옷자락을 꽉 쥔 채 입술 틈새로 미처 다 삼키지 못한 야릇한 신음이 새어 나오고 말았다. ​ “!!” ​ 내가 낸 소리가 맞는 건지 나조차도 놀란 사이 몸이 빙글 돌려지고, 어느새 그의 품에 안겨 있었다. 벌겋게 달아오른 그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 “소공작! 질 나쁜 장난은 그만두세요. 이만 놓아주시지요!” “정말 놓을까요?” ​ 그의 한쪽 입꼬리가 아찔한 호선을 그리고 있었다. 지금 놓는다면 유리 조각이 나뒹구는 바닥으로 그대로 처박힐 것이다. 그것을 뻔히 알면서 능글맞게 묻는 그가 얄미웠다. ​ 결국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도 행여나 그가 짓궂게 손을 놓아버릴까 그의 앞 옷깃을 꽉 움켜쥐었다. ​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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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늦은 밤, 소공작의 주도로 아비스의 호위가 한차례 바뀌었다. 그 후 온통 검은색으로 칠한 듯한 사람이 드디어 아비스 별관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비스 별관을 지키던 사용인들은 이미 언질을 받아 익히 알고 있었다. 까만 가면에 까만 로브, 머리카락 하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온통 까만 차림의 사람이 아비스로 온다면 그건 틀림없이 프레데릭 공자라는 것을. 그는 아주 자연스럽게 신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침실 문을 열자 실신해 있는 에스텔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얼굴에 늘어붙은 적갈색 가발을 벗어 까만 가면 안쪽으로 밀어넣었다. 활짝 열린 창으로 스며든 한기에 서늘해진 침실의 온도가 그제야 피부에 와 닿았다. 그는 발소리를 죽이고 천천히 그녀의 옆에 누웠다. ​ 에스텔은 옆에 다가온 그의 품에 파고들었다. 온통 땀투성이에 비정상적으로 빠른 맥박, 높은 체온. 프레드는 지독한 열병을 앓는 그녀를 안으며 죄책감에 미간을 구겼다. 리하르트가 발 빠르게 사람을 보내온 것이 아니었다면 그녀의 끔찍한 상황을 제때 알지 못했을 것이다. ‘리키도 지금쯤 제정신이 아닐 텐데…….’ 프레드는 자신을 이곳으로 부른 뒤 황제와 공작의 첩자들을 직접 청소하고 있을 리하르트에게 잠시나마 깊은 감사를 느꼈다. * * * 최음향은 지독하게도 몸을 달궜다. 창문을 활짝 열어 두었음에도 좀처럼 약기운을 떨쳐내기 어려웠다. 그러다 까무룩 정신을 놓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청량한 향기가 번졌다. 나는 곁으로 스며든 온기에 다가들어 그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약기운에 그 체온을 프레드라 생각했다. 가슴팍에 볼을 비비다 뭔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이 철통 같은 공작저에 그가 들어왔을 리 없다는 이질감에 번쩍 눈을 떴다. 어스름한 달빛 아래, 정체불명의 실루엣이 서서히 선명한 모습을 드러냈다. 흐트러진 검은 머리카락에 어둠 속에서도 형형하게 빛나는 선명한 자안. 프레드였다. 경악과 동시에 안도의 깊은 숨을 내쉬었다. “뭐야! 어떻게 된 거야! 아니, 그것보다 어떻게 들어왔어? 들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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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대본성의 공작 부인 전담 시녀가 꽃꽂이 중인 공작 부인에게 귓속말을 전했다. 공작 부인은 분노에 휩싸여 꽃 머리가 잘려 나가는 것도 모르고 가위질을 계속했다. “하하하. 리하르트가 왜 이렇게 속을 썩일까?” ​알렉시스와 황제가 기사단에 심어놓은 끄나풀은 고작 여섯. 그중 두 명이 식을 올리기도 전에 리하르트 손에 죽임을 당했다. 하트먼 영애의 침실을 훔쳐보았다는 사유였다. 공작 부인은 남은 끄나풀들의 근무 일정을 조정하기 위해 부 기사단장에게 엄청난 돈을 쏟았다. 그렇게 겨우 끄나풀을 첫날밤 아비스에 밀어 넣을 수 있었다. 그러나 네 명이 모두 주검이 되어 돌아왔다.공작 부인은 전지가위를 바닥으로 내던지며 물었다. ​“그래서 소공작이 기사들을 처리한 사유가 뭐라고 하더냐?” “소공작 독살 미수 혐의입니다. 소공작께서 직접 처단하셨고, 목숨에 지장이 없다고는 하나 독을 대량 들이마셔서 현재는 상태가 매우 좋지 못하시다고 합니다.” “고작 그런!”리하르트는 최음향으로 앓고 있는 것을 독살 미수로 교묘하게 바꿔 끄나풀들을 전부 해치워버렸다. 공작 부인은 증오심이 깃든 그 파란 눈으로 자신을 노려보던 어린 시절의 리하르트를 떠올렸다. “하……. 네가 구원해야 할 건 프레드잖니, 리키.”으그극! 공작 부인의 손아귀에 꽃봉오리가 잔인하게 으스러졌다. 전담 시녀가 공포감에 손을 파르르 떨며 물었다. “이제 어떻게 할까요?” “천한 것들은 마음대로 입을 놀릴 거야. 그렇지? 아비스에 데이빗과 셰인 경이 호위를 섰다고 했나? 그들이 좋겠네.” “네, 공작 부인.” 시녀가 파들파들 떨리는 손으로 인사를 올리고 자리를 떴다. 공작 부인 세라피나는 엉망이 된 꽃바구니를 쓸어 내동댕이쳤다. 화가 가시지 않았다. “리하르트, 일을 키운 건 바로 너란다. 이것으로 권력자의 권유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과 추악한 소문 때문에 물러나는 것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배우게 되겠구나.” * * *공작저 사용인들 사이에는 차마 입에 담기도 낯뜨거운, 자극적이고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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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레이야!” 내 다급한 부름에 문밖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던 사람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짐승이나 다름없었던 리하르트가 내 품에 안겨 잠들어 있었다. 레이야는 감격에 겨운 표정으로 울먹거렸다. ​ “세상에, 도련님이 잠드셨잖아!” 하녀 하나가 내 옆으로 다가와 손짓을 섞어가며 물었다. “세상에, 부인, 뭘 하신 거예요? 대체 무얼 어찌하신 겁니까. 저희가 열 명이 넘게 달라붙어도 제어하지 못했는데…….” ​ 시종들의 혼란스러운 눈빛에 그간의 팽팽했던 긴장이 무너지며 허탈한 헛웃음이 흘렀다.“아무 짓도 안 했어. 소공작은……그저 제 풀에 지쳐 잠들었을 뿐이야.” 내 대답에 사용인들의 눈이 존경심으로 반짝이는 것이 훤히 보였다. 레이야가 먹먹해진 얼굴로 주저앉아 있는 내게 손을 내밀어 일으켜 주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차를 대접해 드리고 싶은데 잠시 시간 괜찮으실까요?” 레이야는 내 손을 쓰다듬었다. 손길이 작게 떨리고 있었다. 리하르트를 힐끔 돌아봤다. 짐승처럼 헐떡이던 숨이 안정되고 있었다. 사용인들은 익숙한 듯이 움직였다. 의연하게 행동하는 것을 보니 이런 상황을 여러차례 겪었을 것이다. 리하르트가 했던 말을 천천히 떠올렸다. 내성이 있다고 했던 말은 아마 거짓일 것이다. 레이야가 따뜻한 차를 내왔다. 찻잔 가득 담긴 말간 찻물에서 허브의 향과 옅은 약재의 냄새가 났다. 차에 수상한 것을 넣었는지 의심하는 것은 아니었으나 시선을 레이야에게 옮기자 그녀가 씁쓸한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 ​“아직 최음향의 해독 방법을 전부 알진 못해서요. 부작용을 피하려면 엷게 차로 복용하시는 것이 가장 좋아서 준비했습니다.” “아……. 고맙네.” 레이야는 한참 뜸 들이다 이야기를 시작했다. “맹세컨대, 소공작께선 약혼 기간 내내 다른 여인을 침실로 들이신 적이 단 한 번도 없으셨습니다. 부인께서 보신 그 끔찍한 상처들은 모두…… 약기운을 억누르고 홀로 버티시느라 당신께서 직접 그어댄 흉터들입니다.” “……레이야. 지나간 그 이야기를 왜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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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이년이! 어딜 함부로 입을 놀려?” “내가 뭐 없는 말이라도 했어? 이 망할 년이!” 조용하던 별관이 잠깐 사이에 왁자지껄해졌다. 아비스와 아주르를 잇는 사용인 통로에서 싸우는 소리가 새어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창문으로 몸을 쭉 빼내곤 무슨 일인지 살펴봤다. 아주르의 사용인들과 리라가 머리채를 부여잡고 몸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머릿수는 확연히 아주르 사용인 쪽이 많아 보였지만 근성 있는 리라는 씩씩거리며 주먹을 휘두르기도 하고 발로 차기도 하다가 옆에 세워져 있던 정원삽을 들어 하녀들을 패기까지 했다. “아아! 리라, 저러다 다치기라도 하면 어쩌려고!“그대로 두면 큰 사고로 이어질 것이 뻔했다. 나를 따라 공작성까지 온 리라가 다치는 것은 두고 볼 수 없었다. 3층에서 내려다볼 땐 잘 보이던 것이 되려 아래로 내려오니 정원수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우는 소리만큼은 통로 입구까지 선명하게 들렸다. 우는 소리가 리라의 목소리는 아니었다. “제발 리라, 너무 일을 크게 벌이지 않았길 바란다.” 아주르의 사용인들이 아무리 머릿수가 많다 하더라도 검술까지 배운 리라를 이기는 것은 역부족일 것이다. 리라는 먼저 아비스로 돌려 보내야겠다 생각하고 사용인 통로에 들어섰다. “!!!!”그러나 첩자들이 뱉어내는 말에 되려 내가 나서게 되었다. “그게 다 무슨 말이지?” 피 터지게 싸우던 리라는 내 얼굴을 보자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엉엉 소리 내어 울었다. ​“아아! 소백작님! 흑, 으허어엉!” 리라가 울음을 터트리자 분노가 이글이글 타올랐다. 아주르의 사용인들이 뱉어내는 미친 소리에 한마디라도 입을 열어 그들이 변명하는 구실을 주고싶지 않았다. 그저 그 뚫린입을 찢어버리지 못한다면 뺨이 다 부어 한쪽 눈을 뜨기 어려울 정도까지는 만들어주어야 겠다 생각했다. 차갑게 가라앉은 얼굴로 첩자들을 바닥에 무릎 꿇려놓고 서늘하게 내려다보고 있었다.짝—!! 짝—!! ​ 손이 허공을 가를 때마다, 첩자 하녀들의 고개가 흉하게 꺾이며 비명조차 내지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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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아버지가 병석을 털고 일선에 복귀하고 나서는 아버지의 안전을 위해 가문의 호위 인력을 대거 그쪽으로 더했다. 또 고사한 식물의 잔재를 치우는 일에 기사단이 차출된 데다 차후를 위한 재건 작업에 박차를 가해야 했다. 당연히 기사단의 인력조차 턱없이 모자라 용병마저 닥치는 대로 고용해야 하는 실정이었다. ​ 내 개인 호위 같은 경우에는 레이를 정보 수집 명목으로 밖으로 내보내고 나면 곁이 텅 비어 버렸다. 외부 일정에 급한 대로 로던을 부르곤 했지만 한쪽 다리를 저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호위를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무리였다. 세드릭은 그 빈자리를 채울 완벽한 인물이었다. ​ 베덴버그는 과거 왕족이었다. 제국에 흡수되는 과정에서 베덴버그의 사생아들은 피츠베덴버그라는 성을 갖게 되었다. ​ 세드릭은 그 피츠베덴버그였다. 접근 방식을 달리한다면 그의 부모 중 베덴버그를 공략하면 쉽게 그를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 “레이 경, 세드릭 경이 뉴 델마 출신이라 하지 않았었나?” “맞습니다.” “베덴버그 중 뉴 델마에 머물렀던 이는 단 한 명도 없었을 텐데?” ​ 레이는 내 물음에 품 안에서 서류를 하나 꺼내 건넸다. ​ “예상되는 인물이 한 명 있습니다. 몬파셔 왕국 정벌 중 약 1년간 부상으로 전열에서 제외되었던 인물이요. 언제든 전열로 되돌아가고자 뉴 델마에서 요양하며 지내셨다고 합니다.” “하, 맙소사.” ​ 제국에 흡수된 뒤 아이러니하게도 사생아 가문인 피츠베덴버그에서 수많은 천재가 탄생하기 시작했다. 자존심 강한 베덴버그는 그들이 밖에서 위세를 떨치며 핏줄을 위협하길 원치 않았다. 그들은 야비하게도 일명 천재라 불리는 이들만 선별해 입양한 뒤 허울뿐인 베덴버그의 성을 붙일 수 있도록 허락했다. ​ 몬파셔라면 아버지가 참전했던 전쟁이었다. 당연히 남들은 알지 못하는 자세한 사정도 알기 마련이었다. 그 전쟁에 참여한 베덴버그는 오로지 단 한 명. 전장귀 로던. ​ 로던은 피츠베덴버그 중 베덴버그의 성을 ‘허락’받은 천재들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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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지난날 황명을 어기고 제멋대로 경계 주변을 통제했던 글린트 기사단장이 전격 경질되었다. 하트먼의 이름을 들먹이지 않아도 될 정도로 많은 비리를 품고 있는 기사단장이었으니 숨쉬는 것만큼이나 쉽게 일이 돌아갔다. 후임 기사단장 역시 에스텔이 점찍어둔 자크 경이 내정되었다. ​ 에스텔은 조급해졌다. 머뭇거릴 틈이 없었다. 글린트가 완전히 무너지기 전에 세드릭을 회유해야했다. ​ 황궁 기사단 숙소 근처 영광의 광장 앞 상점가 선술집. ​ 세드릭의 부대 글린트 기사단 제19소대의 회식이 있다. 리라가 한참을 두리번대다 에스텔의 귓가에 다급하게 속삭였다. ​ “찾았어요! 저기 왼쪽 두 번째!” “거기로 데리고 와.” ​ 리라가 에스텔의 말에 급하게 세드릭에게로 뛰어갔다. ​ 세드릭은 리라에게 얼굴을 가릴 로브를 건네받고 리라를 따라 천천히 살롱으로 들어갔다. ​ 영광의 광장에 고위 귀족들이나 드나들 법한 살롱 프라이빗 룸. 그중에서도 가장 안쪽. 보안이 철저해 누가 드나들었는지 알 수 없는 곳이었다. ​ 건물에 들어서자 놀라울 정도로 어두운 실내와 종업원들 모두 가면을 쓰고 있는 기괴한 모습에 세드릭은 연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 “이, 이곳이 맞습니까?” ​ 앞서가던 리라는 대답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 세드릭은 이 프라이빗 살롱에 대해 몇 번인가 들어본 적이 있었다. 외모가 수려한 평민 기사들이 드나드는 프라이빗 살롱. 그 곳은 수려한 외모로 귀족 부인의 간택을 받아 하룻밤의 즐거움을 선사하고 어마어마한 대가를 받는다. 더 충격적인 점이라면 가끔은 살롱 안에 기다리는 자가 ‘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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