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 이모가 임신했어!”“지연 이모 배 속에 쌍둥이가 생겼다고! 그럼 나 이제 아빠의 유일한 자식이 아닌 거네? 나는 모든 걸 잃은 거네?”“엄마, 아빠랑 이혼해 주면 안 돼? 엄마가 떠나면 안 될까? 엄마가 떠나면 아빠가 집에 돌아올 거야. 지연 이모도 나를 친아들처럼 대해주겠다고 했어. 내가 그래도 큰아들이니까 여기 있는 것들은 여전히 내 거야!”“엄마! 왜 이렇게 이기적인 거야? 사람들이 싫어하는 걸 뻔히 알면서도 아빠를 붙잡고 안 놓아주잖아? 제발 가 줘, 나를 위해서라도 가면 안 될까?”한진우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또박또박 말했다. 기분이 오르락내리락했지만 일곱 살 아이 치고는 표현이 너무나 완벽했다. 한소원도 곧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게 되었다.김지연이 배가 아팠던 이유는 사실 임신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쌍둥이라니...“엄마, 나 정말 죽는 꼴 보고 싶어서 그래?”“내가 여기서 뛰어내리면 아빠도 엄마를 싫어할 거고 할머니도 엄마를 쫓아낼 거야, 내가 못 할 것 같아?”한소원이 멍하니 있는 몇 초 사이, 한진우는 장난감 망치를 내려놓고 베란다로 달려갔다. 한 손으로 난간을 잡은 채 다른 한 발을 밖으로 내디뎠다. 증오심이 가득한 얼굴은 어느새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이 순간, 한소원은 말할 힘조차 없었다. 아들이 자기 목숨을 걸고 엄마를 협박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자기 몸이 다치는 것까지 감수하면서 엄마를 쫓아내려는 한진우를 바라보자 피곤함과 무기력함이 밀려왔다.한참 후, 한소원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알겠어, 내가 나갈게.”어차피 조만간 나가려던 참이었다. 여기를 떠날 준비는 다 되어 있었다.요 며칠 배민혁의 얼굴에는 항상 미소가 번져 있었다. 얼음장 같던 기세도 눈 녹듯 녹아내렸다. 보아하니 매우 행복해 보였다.하긴, 어느 남자가 자식이 더 생기는 것을 싫어하겠는가.배민혁이 집에 안 돌아오는 날이 점점 더 많아졌다. 물론 올 때마다 미안한 마음을 보상하려는 듯 항상 많은 선물을 가져와 지키지 못할 약속들을 늘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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