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ZER LOGIN한소원과 배민혁은 11년이라는 긴 시간을 함께해 왔다. 이 남자와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함께하리라 믿고 있을 때 배민혁이 바람을 피웠다. 그것도 3년이나... 한소원과 얼굴이 많이 닮았지만, 더 젊고 어린 여자에게 빠져버린 것이다. 이보다 더 최악은 없으리라 믿었던 그때 아들 한진우가 가족관계해체사유서를 내밀며 한소원이 본인들이 행복한 가족을 이루는 데 방해한다고 소리쳤다. 심장이 짓밟히는 듯한 고통 속에 한소원은 이혼 협의서에 서명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이 부자와 얽히지 않겠다고 굳은 결심을 내렸다.
Ver mais배민혁이 상황을 알고 처리하려 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그런데 김지연이 또 다른 영상 하나를 인터넷에 올렸다.영상에서 그녀는 배민혁이 한소원을 되찾기 위해 자신의 아이를 강제로 낙태시켰다고 명확하게 밝혔다.그리고 박경희가 조용히 떠나라고 권하며 카드를 건네는 녹음 파일도 공개했다.증거가 다시 한번 터지면서 배민혁의 불륜과 타인을 해친 사실이 그대로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짧은 시간 안에 해당 내용이 인기 검색어에 도배가 되었다.배민혁이 돈을 써서 검색어를 내리려 했지만 내리자마자 또다시 새롭게 업로딩 되어 도무지 통제할 수 없었다.사무실 통유리창 앞에 선 배민혁은 화가 난 나머지 앞에 있는 화분을 부쉈다. 휴대폰을 들어 김지연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런데 다섯 번이나 걸었지만 김지연은 여전히 받지 않았다.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민 배민혁은 비서를 불러 지시했다.눈빛에는 사나운 기색이 그대로 드러났다.“가서 찾아, 제일 빠른 속도로 김지연 찾아내! 당장 만나야겠어!”“이년! 내가 오늘 꼭 죽여버리고 말 거야!”배민혁은 언론사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취재진을 돌려보낸 후 곧바로 주차장으로 향해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갔다.별장 앞에도 사람들이 잔뜩 둘러싸고 있어 ‘007 작전 놀이’ 끝에야 간신히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그날 밤, 박경희에게 연락해 한진우를 본가로 보내겠다고 했다.박경희도 상황의 심각성을 알고 있었기에 한진우가 오면 바로 숨길 준비를 했다.한편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아무것도 모르는 한진우는 배민혁이 자신을 친할머니댁으로 보내려 하자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눈물과 콧물을 펑펑 쏟으며 가지 않겠다고 애원했다.워낙 영리한 녀석인지라 눈치가 백단이었다. 그래서 일부러 한소원을 언급하며 본인이 가면 엄마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배민혁은 녀석의 말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아이를 박경희에게 보낸 후 자신은 방에 틀어박혔다.이틀 후 김지연의 소식이 들렸다.배민혁은 소식을 접한 첫날, 즉시 사람을 보
날카로운 비명 소리가 계단 복도에 울려 퍼졌다.의료진이 허둥지둥 김지연을 수술실로 밀어 넣었다. 안 그래도 쌍둥이라 몸 상태가 불안정했는데 계단에서 떨어졌으니 수술을 하기도 전에 아이가 바로 유산돼 버렸다.수술실에서 나온 의사가 배민혁에게 아이가 유산됐다고 전하자 배민혁은 아주 무덤덤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를 뜨려 했다.그러나 몸을 돌리는 순간, 병실 안에서 쉰 목소리의 처절한 외침이 또 한 번 터져 나왔다.“나를 곁에 둔 것도 배민혁, 너잖아! 한소원을 몇 번이고 버려두고 나를 찾아온 것도 너야! 한소원이 네가 더럽다면서 너와 이혼하겠다고 하는 거, 자업자득 아니야?”“배민혁, 내 아이를 지우고 나를 쫓아내면 한소원이 돌아올 거라고 생각해? 잘 들어, 절대 그럴 일은 없어! 너는 이미 충분히 더러우니까! 한소원은 진작에 너를 버렸어!”“한소원은 너 같은 인간을 쳐다보는 것조차 역겨워할 거야! 재혼? 꿈도 꾸지 마!”조용한 병실 복도를 걸어가던 배민혁이 걸음을 뚝 멈췄다. 경호원과 의료진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배민혁은 손가락 관절을 문지르더니 눈을 몇 번 깜빡였다.“가서 처리해. 앞으로 두 번 다시 내 눈에 띄지 않도록.”“우리 부모님한테도 전해, 앞으로 내 일에 대해 함부로 결정하지 말라고.”배민혁은 곁에 있는 경호원에게 지시를 마친 후 걸음을 옮겼다.원래는 급한 일을 마무리하고 다시 한소원을 찾아가 진심으로 성의를 보여줄 생각이었다. 그러나 일을 마무리하기도 전에 뜻밖의 사고가 발생했다....김지연이 퇴원하던 날, 박경희가 그녀를 보러 왔다.배민혁이 몹쓸 짓을 한 것을 알고는 특별히 거액이 든 카드를 건네며 이번 일을 잊고 더 이상 그들 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했다.며칠 전까지만 해도 자신을 며느리라 부르며 다정하게 굴던 박경희가 이런 태도로 나오자 김지연은 너무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하지만 눈 속 깊은 곳의 혐오와 속셈을 숨긴 채 얌전한 얼굴로 카드를 받았다.“걱정 마세요. 아무 말 하지 않고 조용히 떠날
한소원의 목소리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주변 사람들은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한소원이 불륜을 저지른 당사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자 조금 전까지 수군거리던 몇몇 사람들은 빠른 걸음으로 현장을 떠났다.인파가 흩어지자 한소원도 더 이상 이곳에 머물고 싶지 않았다.특히 배민혁과 한 공간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역겨웠다.배민혁이 아무리 애틋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아도 아랑곳하지 않고 일부러 못 본 척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는 뒤돌아 보육원의 대문을 닫았다.마지막으로 엄숙한 어조로 한마디 했다.“배민혁, 다시는 찾아오지 마.”“당신도 알다시피 난 한 번 결심하면 절대 바꾸지 않아.”일단 선택을 하면 한소원은 절대 그 선택에 후회하지 않았다.배민혁 또한 한소원이 어떤 성격인지 너무 잘 알고 있었다.한소원의 말에 눈빛이 살짝 흔들린 배민혁은 눈동자 깊은 곳에 거부감과 비통함이 가득했다.다시 무언가 말하기 위해 입을 열었지만 미처 말을 꺼내기도 전에 한소원은 저 멀리 사라졌다. 배민혁이 아무리 불러도 한소원은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았다.배민혁은 넋이 나간 채로 차에 돌아왔다. 자리에 앉아 김지연에게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그녀가 먼저 다가왔다.“민혁 씨, 지난 일은 그냥 잊어요.”나른한 목소리로 한마디 한 뒤 한소원과 더 비슷하게 보이기 위해 일부러 눈을 더 크게 뜨고 배민혁을 바라봤다.“민혁 씨에게는 내가 있잖아요. 내가 평생 민혁 씨 곁에 있을게요.”“민혁 씨, 우리 아이들 좀 봐요. 벌써 석 달이나 됐어요. 이제 곧 태어날 거예요. 그때 우리 가족이 함께 잘 살면 안 될까요?”김지연은 배민혁의 생각을 묻는 것이었지만 눈빛에는 확신이 가득했다.잠시 후, 배민혁이 고개를 돌려 뜨거운 시선으로 김지연의 배를 응시했다.너무나도 뜨거운 남자의 시선에 김지연은 배민혁의 마음이 움직인 줄 알았다. 입꼬리를 올리며 활짝 미소를 짓더니 두 팔을 벌려 배민혁을 끌어안으려 했다.그러나 남자에게 손이 닿기도 전에 배민혁이 액셀을 힘껏 밟았다.쾅 하는
한소원은 배민혁의 손을 뿌리친 후 보육원으로 돌아왔다.입양 희망자와 연락하여 식단을 꼼꼼히 확인한 뒤 상황을 관찰하고 여러 업무를 확정했다.날마다 반복되는 단순하지만 중요한 일들을 차분히 해나갔다.그런데 조용한 날이 그리 오래 가지는 못했다. 보육원 대문 앞에서 갑자기 소란이 일어났다.한소원이 의아해하고 있을 때 동료 서민경이 허둥지둥 뛰어와 헐떡이면서 문을 가리키며 말했다.“언니, 언니 찾는 사람이 문 앞에 와 있어요.”“임산부인데 언니가 자기 가정을 파괴했다고 울고불고 난리예요. 심지어 무릎까지 꿇으려고 해요. 빨리 가보세요!”‘임산부? 내가 가정을 파괴했다고?’서민경의 말에 한소원은 대충 누군지 짐작이 간 듯 고개를 끄덕였다. 서류를 정리한 뒤 빠른 걸음으로 밖으로 나갔다.가까이 가기도 전에 김지연이 더 큰 소리로 울부짖으며 당장이라도 쓰러질 듯한 모습으로 한소원 쪽으로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김지연의 얼굴을 확인한 한소원은 그녀의 배를 한 번 훑었다. 김지연이 와서 한소원의 다리를 잡고 늘어져도 굳이 피하지 않았다.김지연이 무릎을 꿇으며 한소원에게 빌었다.“소원 씨, 제발... 제발 민혁 씨를 돌려주세요!”“이렇게 무릎이라도 꿇을게요, 네? 내 배 속에 있는 아이, 아빠 없는 아이로 만들고 싶지 않아요. 어차피 두 사람, 이미 이혼했으니 소원 씨도 가정이 없잖아요. 그러니까 제 가정은 파괴하지 말아 주세요... 이렇게 부탁할게요. 네?”울면서 한마디 한 뒤 무릎을 꿇은 채 한소원의 소매를 붙잡으며 말을 이었다.“진우도 저를 엄마로 인정했고 민혁 씨 어머니도 우리 결혼식을 준비하고 있어요. 저와 민혁 씨 곧 결혼할 건데 소원 씨 때문에 민혁 씨가 집에도 안 돌아오고 산부인과 검진도 같이 안 가줘요. 소원 씨 때문에 내가 만든 가정도 무너지고 있다고요!”“그러니까 제발 우리 가정, 좀 내버려 두면 안 될까요?”보육원 주위의 학교들이 때마침 하교 시간이라 아이를 데리러 온 학부모들이 주위에 가득했다.이내 한소원과 김지연 주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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