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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화려한 독립: Chapter 11 - Chapter 20

21 Chapters

제11화

‘그렇지... 소원이는 내 아내잖아. 어차피 갑자기 사라지지도 않을 텐데 뭐가 이렇게 불안한 거지? 어차피 소원이도 보육원 후원 일로 바쁘니까 답장이 늦는 걸 거야.’김지연의 말에 걱정을 내려놓은 배민혁은 불안감과 긴장이 조금 풀리는 듯했다. 한숨을 내쉬며 미안함이 가득한 눈빛으로 김지연을 바라봤다.“지연아, 내 말 잘 듣고 좀만 더 조용히 있어 주면 가족이라는 명분 말고 뭐든지 다 줄게.”“하지만 명심해, 절대 소원이 앞에 나타나면 안 돼.”김지연은 새벽 늦게까지 계속 입덧했다. 새벽녘이 되어서야 상태가 어느 정도 안정되었다.밤을 거의 새우다시피 했기에 배민혁의 얼굴에는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일단 집부터 가보기로 했다. 마음이 오랫동안 붕 떠 있어 한소원을 두 눈으로 직접 보지 않으면 도저히 걱정을 내려놓을 수 없을 것 같았다.집에 가기 전, 배민혁은 비서에게 미리 사 둔 주얼리 선물을 가져오라고 했다.목걸이는 경매에서 낙찰받은 것이었다. 지난번에 목걸이를 잘못 선물했을 때 다음번에는 반드시 이 세상 둘도 없는 목걸이 선물로 보상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래서 그 약속을 계속 마음에 새기고 있었다.엄지손가락으로 주얼리 포장 상자를 문지르며 한소원이 목걸이를 보고 기뻐할 얼굴을 떠올리자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휴대폰을 들고 한소원에게 전화를 걸었다.“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어...”끊고 다시 걸었지만 전화기 너머로는 기계적인 안내음만 흘러나왔다.“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어...”끊고 또다시 걸었지만 여전히 연결이 되지 않았다.배민혁은 한소원이 아직 자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휴대폰을 내려놓았다.급히 뛰는 심장을 진정시킨 뒤 한숨을 내쉬고 있는 힘껏 액셀을 밟아 속도를 높였다. 원래 한 시간 걸릴 거리였지만 40분 만에 도착했다.차에서 내린 뒤 발걸음을 재촉해 급히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너무 급한 나머지 걸음걸이마저 비틀거렸다. 스스로도 당황해하는 자신의 모습에 웃음이 나왔지만 걸음 속도는 더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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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나 한진우는 한소원과의 모자 관계를 평생 단절합니다.]뒤틀리고 흩어진 글씨 아래에는 빨갛게 피가 맺힌 듯한 지장과 반듯한 서명이 하나 찍혀 있었다.[한소원.]종이가 펼쳐지는 순간, 새하얗게 질린 배민혁의 얼굴을 보지 못한 한진우는 오히려 신나서 주우려고 달려갔다.“어? 엄마 서명했네?”“너무 잘됐다! 드디어 쓸모없는 엄마가 나한테서 없어졌네! 아빠, 지연 이모를 언제 집으로 데려올 거야?”“어차피 지연 이모가 엄마랑 닮아서 내 친구들도 모를 거야.”철없는 어린아이의 말이었지만 이 순간 매우 무섭게 느껴졌다. 배민혁의 얼굴은 핏기가 완전히 사라진 것처럼 창백했다. 손에 쥔 이혼 협의서를 저도 모르게 꽉 움켜쥐었다.마음속에는 아직 한 줄기 희망이 남아 있었다. 이것이 단지 악몽 같은 장난이고 한소원이 그저 삐쳐서 그런 것이길 바랐다.그러나 떨리는 손으로 협의서를 펼친 뒤 두 사람의 이름과 도장이 찍힌 것을 확인한 순간, 눈앞이 다시 한번 캄캄해졌다.이제 더 이상 현실을 거부할 수 없었다.한소원은 진심으로 화가 난 것이었다.그녀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배민혁이 한 더러운 일들, 김지연의 임신, 그동안 남편이 한 거짓말과 본인을 속인 것까지...그래서 항상 평온해 보였던 것이고 남편이 집에 돌아오지 않아도 아무렇지 않게 행동했던 것이다.‘나한테 실망한 거야, 그래서 이러는 거야...’시야가 갑자기 흐려진 배민혁은 눈앞이 빙글거리며 머릿속마저 어지러웠다. 하지만 입술을 꽉 깨물고 필사적으로 정신을 붙잡았다. 옆에서 한진우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자 분노가 치밀었다.화를 꾹 참고 한진우가 든 종이를 낚아채 갈기갈기 찢어 허공에 흩뿌렸다.“이 멍청아!”“너, 엄마한테 무슨 말을 한 거야!”“김지연이 네 새엄마라고 누가 그랬는데? 네 엄마는 영원히 한소원이야!”“당장 엄마한테 연락해, 얼른 오라고 하라고!”배민혁은 그제야 한소원과 통화 연결이 되지 않은 이유를 알았다. 본인은 차단당한 것이니 이제는 한진우에게 희망을 걸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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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비서에게서 한소원의 정보를 얻자마자 배민혁은 당장이라도 찾아가고 싶었다.그러나 막 움직이려는 찰나, 한진우가 갑자기 뛰어와 그의 다리를 껴안았다.배민혁이 낮은 목소리로 놓으라고 했지만 한진우는 더욱 힘껏 그를 붙잡으며 거침없이 소리쳤다.“아빠, 지연 이모가 병원에 갔어!”“방금 나한테 전화가 왔는데 울면서 미안하다고 했어. 옆에 누군가 낙태하라는 말도 하는 거 들었어. 아빠가 가서 지연 이모 좀 봐줘, 이모한테 무슨 일이 날까 봐 너무 무서워.”“엄마는 신경 쓰지 마, 아무 일도 없을 거야. 지연 이모가 더 걱정돼!”한진우는 말하면서 김지연과 영상 통화 시 캡처한 사진을 배민혁에게 보여주었다.울어서 퉁퉁 부은 두 눈, 화면 너머로도 느껴지는 초췌한 얼굴, 강한 척하기 위해 울음을 삼키며 입술을 꽉 깨문 모습까지 한소원과 너무나 닮아 있었다.단 한 번 흘끗 봤을 뿐이었지만 배민혁은 마음이 흔들렸다.마음이 또다시 약해질 것 같았다.한소원이 떠난 이유가 전부 김지연 탓만은 아니었다. 배민혁이 한소원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것도 한몫했다. 지금은 한소원의 주소도 찾았으니, 잘 달래기만 하면 다시 돌려놓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그리고 잘만 숨긴다면 김지연 배 속의 아이도 받아들이지 못할 이유도 없으리라 여겼다.이렇게 생각하자 배민혁의 안색이 한결 누그러졌다. 한진우를 바닥에서 일으켜 세운 뒤 김지연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를 걸자마자 연결음이 세 번 울리기도 전에 상대방이 조심스럽게 받았다.“민혁 씨...”전화기 너머로 느껴지는 김지연의 울먹거림에 배민혁은 미간을 짚으며 말했다.“아이는 지우지 않아도 돼. 내가 소원이 찾아오기 전까지 조용히 있어.”“네 분수나 잘 지켜. 마지막 기회야.”이 말이 나오자 김지연은 자신의 작전이 성공했다는 것을 알았다.배민혁이 또다시 그녀에게 마음이 약해진 것이다.시작이 어렵지 일단 시작하면 끝이 없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배민혁이 이렇게 행동할 거라는 걸 예상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직접 말로 들으니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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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한소원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배민혁을 바라봤다. 마치 배민혁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전혀 이해가 안 되는 듯했다.배민혁이 다시 자신 앞에 나타날 이유가 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바람을 피운 건 배민혁이지 않던가? 집안에서 남편이라는 타이틀에만 얽매어 아내를 점점 더 형식적으로 대한 것도, 짜증이 많아진 것도, 김지연을 임신시킨 것도 전부 다 배민혁이었다.그래서 한소원이 이혼에 동의하고 이혼 협의서를 내놓으면 모두가 기뻐할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배민혁은 한소원이 생각했던 것과 조금 다른 행동을 하고 있었다.얼굴이 창백해진 채 차갑게 굳은 한소원의 두 손을 잡으며 말했다.“소원아, 나는 이혼하겠다고 한 적 없어.”“한 번도 이혼하겠다고 생각한 적 없다고.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너야, 이건 한 번도 변한 적 없어.”한소원이 혹시라도 이 말을 믿지 않을까 봐, 배민혁은 주머니에서 며칠 동안 간직했던 목걸이를 꺼냈다.허둥지둥 리본을 풀어 한소원의 앞에 내밀었다.“소원아, 이 목걸이는 경매장에서 일부러 널 위해 낙찰받은 거야. 세상에 단 하나뿐인 목걸이야.”“원래 훨씬 전에 주고 싶었어. 그런데 집에 돌아오니 네가 이미 떠났더라고. 무서운 이혼 협의서만 달랑 남겨둔 채... 너를 최대한 빨리 찾아서 네 곁으로 오려고 했어. 나 그동안 잠도 제대로 못 잤어. 네가 나를 버리고 도망갈까 봐 너무 두려워서...”“소원아, 이만 화 좀 풀어줄래?”배민혁은 서운함 가득한 얼굴로 한소원을 지그시 내려다보며 한소원의 목에 천천히 목걸이를 걸어주려 했다.그동안 배민혁의 한마디면 한소원은 바로 화가 풀렸다.그래서 11년 동안 싸운 적도 거의 없었다.가끔 다퉈도 배민혁이 먼저 자세를 낮추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한소원을 달래며 선물과 함께 깜짝 이벤트를 준비해 주면 한소원은 기분이 금방 풀렸다.한소원이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배민혁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배민혁도 한때 그만큼 한소원을 사랑했기에...그래서 지금 이혼을 했음에도 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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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저녁, 한소원의 휴대폰에 메시지가 끊임없이 도착했다.[소원아, 너 많이 화난 거 알아. 귀찮게 하지 않을게. 나 그냥 아래층에서 기다릴게. 네가 나를 만나고 싶어 할 때까지, 내 사과를 받아들일 때까지.][소원아, 자기 전에 따뜻한 우유 한 잔 마시는 거 잊지 마. 너 잠 깊게 못 자잖아, 평소에 쓰던 안대 잘하고 자면 한밤중에는 안 깰 거야.][날씨가 많이 추워졌어. 옛날 발에 상처 난 거 후유증 생길지도 모르니까, 뜨거운 물에 발 담그고 자.][소원아, 아침에 뭐 먹을래? 내가 내일 사다 줄게. 아니면 점심 뭐 먹을지 정해줘. 너 일 바쁘잖아. 내가 미리 시켜 놓을게.][소원아...]비슷한 메시지가 너무 많았다. 한소원은 한 번 훑어본 뒤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커튼을 내려 아래층에서 그녀를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배민혁을 무시한 채 편히 잤다.다음 날 아침, 한소원은 6시에 보육원으로 갔다. 막 계단을 내려오자 밤새 이곳에 있었던 배민혁이 집 앞에서 그녀를 막아섰다.“소원아, 데려다줄게.”“아침도 사 왔어. 네가 좋아하는 거야. 우선 차에서 먹고 갈래?”배민혁은 정신을 차리기 위해 고개를 흔들더니 애써 웃음을 지으며 한소원을 맞이했다. 그러고는 방금 사 온 아침 식사를 한소원의 손에 억지로 쥐여 주려 했다.“소원아...”“됐어.”그러나 한소원은 전혀 고마워하지 않았다. 배민혁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재빨리 자리를 떴다.오늘은 입양 희망자를 두 명이나 만나야 했고 또 확정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기에 배민혁과 쓸데없는 말을 할 시간이 없었다.보육원으로 온 한소원은 입양 희망자의 연락처를 받아 각각 오후와 저녁에 만나기로 약속했다.바로 그때 배민혁이 또 메시지를 보냈다.[소원아, 제대로 얘기 좀 하자.][소원아, 우리 만난 지 벌써 11년이야. 나한테 설명할 기회는 줘야 하지 않아? 네가 화난 건 알겠지만 우리 진우도 생각해야지. 그러니 마음 좀 가라앉히고 차분히 얘기하자.][정문 앞에서 기다릴게. 네가 나타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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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레스토랑.입양 희망자는 젊은 남자였다.아내가 임신을 할 수 없어, 두 사람은 아이를 입양하기로 결정했다. 모든 준비를 마쳤지만 아내가 갑작스러운 질병으로 함께 올 수 없게 되었다.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입양 희망자는 아내에게 페이스 톡을 걸어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고 알리며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내일이면 아이와 함께 돌아갈 수 있다고 한마디 덧붙였다.입양 희망자는 새내기 아빠가 되었다는 사실에 긴장한 듯 한소원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했다.진심 어린 입양 희망자의 모습에 한소원은 인내심 있게 하나하나 설명해 줬다. 자신이 알고 있는 세부 사항과 아이 상태를 아낌없이 이야기해 주었다.정신없이 이야기하다 보니 시간이 어느새 두 시간이나 훌쩍 지났다.아이가 하품을 하며 졸고 있는 것을 본 한소원은 그제야 시간이 늦었음을 깨달았다.작별 인사를 하려는 순간, 갑자기 누군가 강한 힘으로 팔을 잡는 것을 느꼈다. 이내 그녀를 끌고 밖으로 나갔다.고개를 들어 보니 안색이 잔뜩 어두워진 배민혁의 얼굴이 보였다. 배민혁은 눈가가 붉어져 있었다.“배민혁, 지금 뭐 하는 거야!”한소원의 얼굴에 불쾌함이 드러났다. 남자의 손을 뿌리치려는 찰나 배민혁이 힘껏 잡아당겨 그녀의 두 손을 눌러 버렸다.“배민혁, 이거 놔!”“미쳤어?”배민혁의 얼굴은 먹물처럼 어두웠다. 말없이 한소원을 차 안까지 데려간 뒤 좌석에 앉힌 후에야 그녀의 얼굴을 바라봤다. 평소 냉랭하던 눈동자에는 의심과 떠보는 듯한 기색이 담겨 있었다.그러더니 잠시 후, 비웃듯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입을 열었다.“나랑 만나는 것도 거절하고 진우한테도 아무 관심 안 보이더니 여기서 낯선 남자랑 노닥거리며 두 시간 동안이나 이야기를 해?”“그렇게 가까이 붙어서 휴대폰도 같이 보고, 속도가 꽤 빠르네? 올해 안에 재혼 청첩장도 뿌릴 기세야.”“한소원, 그동안 네가 계속 화내고 내 설명도 듣지 않고 나 만나는 것도 싫어했던 게 진짜로 나 때문이야? 진짜로 내가 김지연 만난 것 때문에 참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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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차에서 내린 한소원은 시퍼렇게 멍든 두 손을 만지작거리며 상처를 가리기 위해 소매를 내렸다. 입양 희망자가 혹시라도 겁을 먹을까 봐 은근히 걱정되었다.입양 희망자에게 사과한 후, 간단히 설명하고는 두 사람은 각자 갈 길을 갔다.문 앞에 차를 세운 한소원은 자신을 기다리는 배민혁을 무시한 채 택시를 잡아타고 곧바로 집으로 향했다.저녁, 배민혁이 집 문 앞에 나타나 두 번 문을 두드렸지만 한소원이 문을 열기 전에 급히 떠났다.한소원이 나왔을 때 바닥에는 선물과 약, 그리고 꽃다발이 놓여 있었다. 꽃다발 위에는 카드까지 놓여 있었다.여전히 사과, 참회, 용서와 재혼을 구하는 내용이었다.한소원은 대충 한 번 훑어본 뒤 다시 제자리에 놓아두었다. 건드리지도, 만지지도, 신경 쓰지도 않은 채 문을 닫고 계속 휴식을 취했다.편안히 잠을 자고 나니 기운이 생긴 한소원은 간단히 아침을 먹은 후 여유롭게 보육원으로 걸어갔다.아마도 요 며칠 배민혁을 냉담하게 대한 것이 드디어 효과를 본 것인지 배민혁은 며칠 동안이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한소원은 드디어 찾아온 평온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배민혁이 한진우와 함께 기부 물품이 실린 트럭 수십 대를 이끌고 보육원 문 앞에 나타났다.입양 희망자와 얘기를 마치고 그 사람을 배웅하려고 나온 한소원은 동료의 손에 급히 끌려갔다.“진우야, 엄마 찾으러 왔다며? 엄마, 저기 있어. 엄마를 불러야지?”고개를 든 한소원은 한진우와 시선이 마주쳤다.늘 증오하는 시선으로 엄마를 바라보던 한진우의 눈빛에 웬일인지 아부하는 기색이 섞여 있었다.“엄마!”“엄마, 엄마 드디어 찾았네! 정말 보고 싶었어!”“아빠랑 같이 집에 가자. 우리는 영원히 한 가족이야. 아빠와 나, 계속 집에서 엄마를 기다리고 있었어.”한진우는 머리가 정말로 총명했다.하지만 영리함 속에 목적성이 너무 뚜렷하게 드러났다.예전에는 한소원을 한 번 쳐다보는 것조차 역겨워하던 녀석이었다. 엄마 때문에 아빠가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고 생각했으며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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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한소원은 배민혁의 손을 뿌리친 후 보육원으로 돌아왔다.입양 희망자와 연락하여 식단을 꼼꼼히 확인한 뒤 상황을 관찰하고 여러 업무를 확정했다.날마다 반복되는 단순하지만 중요한 일들을 차분히 해나갔다.그런데 조용한 날이 그리 오래 가지는 못했다. 보육원 대문 앞에서 갑자기 소란이 일어났다.한소원이 의아해하고 있을 때 동료 서민경이 허둥지둥 뛰어와 헐떡이면서 문을 가리키며 말했다.“언니, 언니 찾는 사람이 문 앞에 와 있어요.”“임산부인데 언니가 자기 가정을 파괴했다고 울고불고 난리예요. 심지어 무릎까지 꿇으려고 해요. 빨리 가보세요!”‘임산부? 내가 가정을 파괴했다고?’서민경의 말에 한소원은 대충 누군지 짐작이 간 듯 고개를 끄덕였다. 서류를 정리한 뒤 빠른 걸음으로 밖으로 나갔다.가까이 가기도 전에 김지연이 더 큰 소리로 울부짖으며 당장이라도 쓰러질 듯한 모습으로 한소원 쪽으로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김지연의 얼굴을 확인한 한소원은 그녀의 배를 한 번 훑었다. 김지연이 와서 한소원의 다리를 잡고 늘어져도 굳이 피하지 않았다.김지연이 무릎을 꿇으며 한소원에게 빌었다.“소원 씨, 제발... 제발 민혁 씨를 돌려주세요!”“이렇게 무릎이라도 꿇을게요, 네? 내 배 속에 있는 아이, 아빠 없는 아이로 만들고 싶지 않아요. 어차피 두 사람, 이미 이혼했으니 소원 씨도 가정이 없잖아요. 그러니까 제 가정은 파괴하지 말아 주세요... 이렇게 부탁할게요. 네?”울면서 한마디 한 뒤 무릎을 꿇은 채 한소원의 소매를 붙잡으며 말을 이었다.“진우도 저를 엄마로 인정했고 민혁 씨 어머니도 우리 결혼식을 준비하고 있어요. 저와 민혁 씨 곧 결혼할 건데 소원 씨 때문에 민혁 씨가 집에도 안 돌아오고 산부인과 검진도 같이 안 가줘요. 소원 씨 때문에 내가 만든 가정도 무너지고 있다고요!”“그러니까 제발 우리 가정, 좀 내버려 두면 안 될까요?”보육원 주위의 학교들이 때마침 하교 시간이라 아이를 데리러 온 학부모들이 주위에 가득했다.이내 한소원과 김지연 주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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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한소원의 목소리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주변 사람들은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한소원이 불륜을 저지른 당사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자 조금 전까지 수군거리던 몇몇 사람들은 빠른 걸음으로 현장을 떠났다.인파가 흩어지자 한소원도 더 이상 이곳에 머물고 싶지 않았다.특히 배민혁과 한 공간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역겨웠다.배민혁이 아무리 애틋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아도 아랑곳하지 않고 일부러 못 본 척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는 뒤돌아 보육원의 대문을 닫았다.마지막으로 엄숙한 어조로 한마디 했다.“배민혁, 다시는 찾아오지 마.”“당신도 알다시피 난 한 번 결심하면 절대 바꾸지 않아.”일단 선택을 하면 한소원은 절대 그 선택에 후회하지 않았다.배민혁 또한 한소원이 어떤 성격인지 너무 잘 알고 있었다.한소원의 말에 눈빛이 살짝 흔들린 배민혁은 눈동자 깊은 곳에 거부감과 비통함이 가득했다.다시 무언가 말하기 위해 입을 열었지만 미처 말을 꺼내기도 전에 한소원은 저 멀리 사라졌다. 배민혁이 아무리 불러도 한소원은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았다.배민혁은 넋이 나간 채로 차에 돌아왔다. 자리에 앉아 김지연에게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그녀가 먼저 다가왔다.“민혁 씨, 지난 일은 그냥 잊어요.”나른한 목소리로 한마디 한 뒤 한소원과 더 비슷하게 보이기 위해 일부러 눈을 더 크게 뜨고 배민혁을 바라봤다.“민혁 씨에게는 내가 있잖아요. 내가 평생 민혁 씨 곁에 있을게요.”“민혁 씨, 우리 아이들 좀 봐요. 벌써 석 달이나 됐어요. 이제 곧 태어날 거예요. 그때 우리 가족이 함께 잘 살면 안 될까요?”김지연은 배민혁의 생각을 묻는 것이었지만 눈빛에는 확신이 가득했다.잠시 후, 배민혁이 고개를 돌려 뜨거운 시선으로 김지연의 배를 응시했다.너무나도 뜨거운 남자의 시선에 김지연은 배민혁의 마음이 움직인 줄 알았다. 입꼬리를 올리며 활짝 미소를 짓더니 두 팔을 벌려 배민혁을 끌어안으려 했다.그러나 남자에게 손이 닿기도 전에 배민혁이 액셀을 힘껏 밟았다.쾅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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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날카로운 비명 소리가 계단 복도에 울려 퍼졌다.의료진이 허둥지둥 김지연을 수술실로 밀어 넣었다. 안 그래도 쌍둥이라 몸 상태가 불안정했는데 계단에서 떨어졌으니 수술을 하기도 전에 아이가 바로 유산돼 버렸다.수술실에서 나온 의사가 배민혁에게 아이가 유산됐다고 전하자 배민혁은 아주 무덤덤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를 뜨려 했다.그러나 몸을 돌리는 순간, 병실 안에서 쉰 목소리의 처절한 외침이 또 한 번 터져 나왔다.“나를 곁에 둔 것도 배민혁, 너잖아! 한소원을 몇 번이고 버려두고 나를 찾아온 것도 너야! 한소원이 네가 더럽다면서 너와 이혼하겠다고 하는 거, 자업자득 아니야?”“배민혁, 내 아이를 지우고 나를 쫓아내면 한소원이 돌아올 거라고 생각해? 잘 들어, 절대 그럴 일은 없어! 너는 이미 충분히 더러우니까! 한소원은 진작에 너를 버렸어!”“한소원은 너 같은 인간을 쳐다보는 것조차 역겨워할 거야! 재혼? 꿈도 꾸지 마!”조용한 병실 복도를 걸어가던 배민혁이 걸음을 뚝 멈췄다. 경호원과 의료진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배민혁은 손가락 관절을 문지르더니 눈을 몇 번 깜빡였다.“가서 처리해. 앞으로 두 번 다시 내 눈에 띄지 않도록.”“우리 부모님한테도 전해, 앞으로 내 일에 대해 함부로 결정하지 말라고.”배민혁은 곁에 있는 경호원에게 지시를 마친 후 걸음을 옮겼다.원래는 급한 일을 마무리하고 다시 한소원을 찾아가 진심으로 성의를 보여줄 생각이었다. 그러나 일을 마무리하기도 전에 뜻밖의 사고가 발생했다....김지연이 퇴원하던 날, 박경희가 그녀를 보러 왔다.배민혁이 몹쓸 짓을 한 것을 알고는 특별히 거액이 든 카드를 건네며 이번 일을 잊고 더 이상 그들 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했다.며칠 전까지만 해도 자신을 며느리라 부르며 다정하게 굴던 박경희가 이런 태도로 나오자 김지연은 너무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하지만 눈 속 깊은 곳의 혐오와 속셈을 숨긴 채 얌전한 얼굴로 카드를 받았다.“걱정 마세요. 아무 말 하지 않고 조용히 떠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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