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우정은 심용하의 친구나 동창 중 누군가가 먼저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 것이라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집으로 돌아가는 길, 진우정이 아이에게 먹일 분유를 사러 마트에 들렀다가 캡모자를 깊게 눌러쓴 괴한에게 칼로 위협을 당하며 인질이 되고 말았다.“진우정, 넌 왜 이렇게 멀쩡하게 살아있어? 왜 혼자서만 행복하게 살고 있냔 말이야!”진우정은 그녀를 잡은 사람이 심국해에게 쫓겨났던 백소은이라는 걸 단번에 알아챘다.마트 보안 요원들이 급히 달려와 진압봉을 든 채 백소은과 대치했고 주변에 있던 시민 중 누군가가 서둘러 경찰에 신고했다.“백소은, 진정해. 곧 경찰이 올 거라 도망갈 수도 없어. 네 인생을 이런 식으로 망치는 게 정말 가치 있다고 생각해?”백소은이 쥔 칼이 무척이나 날카로웠다. 칼날이 진우정의 피부를 스치자마자 붉은 피가 배어 나왔다.진우정은 백소은이 그녀를 미행해 목숨까지 노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심용하의 시신을 거둔 것도 아마 그녀였을 터. 그를 향한 사랑이 거의 집착에 가까웠다.“너 자신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아이를 생각해야지. 그 어린애를 혼자 두고 떠날 셈이야? 넌 아직 젊고 기회도 있어. 제발 충동적으로 굴지 마.”백소은이 심씨 가문에서 쫓겨나긴 했지만 심용하와 이혼 절차를 밟지 않은 상태였다.법적으로 여전히 심용하의 아내였기에 사고 소식을 가장 먼저 통보받은 것도 그녀였다.그녀와 심용하는 이익 공동체였다. 심용하가 죽자 그가 짊어지고 있던 막대한 빚은 고스란히 백소은의 몫이 되었다.“네가 대체 나보다 뭐가 잘났길래 용하 오빠를 해울에서 여기 목주까지 쫓아오게 만들어? 게다가 너 때문에 죽었어. 오빠는 내 거야. 죽어서도 내 거여야 한다고!”백소은은 심용하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순간 이미 삶의 의지를 잃었다.하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을 용기가 없었던 그녀는 타인의 손을 빌려 죽는 계획을 세웠다. 이게 백소은이 생각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었다.진우정이 인질로 잡혔다는 연락을 받은 송준혁은 강의 중이었다는 사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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